"벌써 5개월 지났는데"…철강·조선업계, 후판가격 '기싸움'

김동현 기자 2023. 11.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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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인 후판 가격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조선업계 빅3 모두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후판 가격에 포함해 올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빠른 시일내 가격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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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작한 후판 가격 협상 5개월 넘게 합의점 못찾아
조선사 중국산 제품 가격보다 韓 제품 판가 너무 비싸
철강사 中 후판과 경쟁보다 판매 비중 감소 전략 추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 이상 철판'인 후판 가격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양 업계는 후판 가격 협상을 벌이는데 올 하반기에도 합의점을 찾는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시장의 후판 가격이 하락한 것을 고려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철강업계는 원재료비, 전기요금 등이 오른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조선업계, 中 제품대비 韓 제품 너무비싸

5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과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들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 건조 비용 중 4분의 1 정도가 후판 비용인 만큼 양측 모두 가격에 민감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시작한 후판 가격 협상은 11월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가격이 1톤당 6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철강사가 판매하는 후판 가격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다.

2020년 수주한 선박은 1톤당 60만원의 후판 가격을 적용해 계약을 끝냈는데 건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올해 후판 가격이 1톤당 60만원을 상회할 경우 배를 만들어도 손실이 날 수 있는 점은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하를 주장하는 이유다.

철강업계, 후판 판매 비중 감소 전략 추진

반면 철강업계는 지난해 연말 1톤당 80달러 수준에 거래됐던 철광석 가격이 올 들어 10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 및 전기료 인상 등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에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 초 1톤당 1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던 철광석 가격은 2분기에 소폭 내림세를 보였지만 4분기 들어 120달러 수준으로 치솟고 있고 유연탄 가격도 2분기 90달러 수준에서 최근 11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철강업계는 조선업계 빅3 모두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후판 가격에 포함해 올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빠른 시일내 가격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인하 요구와 중국산 사용 비중을 늘리는 것에 대한 대응책도 내놓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 조선소향 후판 판매 비중을 현재 55% 수준에서 45% 미만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높은 생산비용을 들여 후판을 생산, 조선업계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보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고부가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후판 협상 가격인 톤당 90만원대를 기준으로 조선업계는 더욱 낮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고 철강업계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가격 협상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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