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낼 곳 소개해줄게" 가출한 또래 유인해 강간·절도 벌인 10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가출한 10대 여학생들에게 일자리와 지낼 곳을 소개해 주겠다며 접근해 강간하고 돈을 훔친 또래가 실형에 처해졌다.

5일 뉴시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10대 A군에게 징역 장기 2년 6개월, 단기 1년 9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군은 2021년 SNS(소셜미디어)서 알게 된 가출한 또래 B양에게 "일자리를 추천해 주고 지낼 곳을 주겠다"며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 뒤 A군은 "모텔로 가자"며 B양을 데려갔고, 모텔에서 술을 마신 B양을 강간한 뒤 B양이 소지한 현금 30만원을 훔쳐 나왔다.

A군이 말한 일자리 추천은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 내용이 담긴 한 웹페이지 주소를 보내 준 게 전부였다.

법정에 선 A군은 합의된 성관계였고 현금을 훔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전자 감정 결과와 CC(폐쇄회로)TV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가 피해자 진술과 부합한다고 판단해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사건 직후 모텔을 나서는 A군 손에 지폐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자신의 지갑에 넣는 듯한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반성한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다수의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 등 제반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