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만 뜨면 떼돈 번다"…KSS해운 시총 1800억인데 영업익 900억?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박찬도 대표 취임 후 첫 언론사 인터뷰
"암모니아 운송 폭발적 성장 기대
수소운반선 개발에도 주목할 것"
올 영업익 900억 전망…시총 1868억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도 4% 넘어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3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대형 LPG(액화석유가스) 해상 운송 사업이 순항 중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운송 시장에서도 성장 가속페달을 밟겠습니다.”
박찬도 KSS해운 대표(52세)의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상반기 매출액 2313억원(전년 대비 12.50% 증가)·영업이익 452억원(49.67% 증가)으로 대박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올해 매출액 4700억·영업이익 9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회사 전망치가 맞는다면 1969년 12월 31일 코리아 케미칼 캐리어스(KOREA CHEMICAL CARRIERS LTD)라는 이름으로 출발 후 54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실적 질주’를 하고 있는 박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본사(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8층)에서 만났다. 본사는 종로 3가역 5번 출구에서 성인 남성 기준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취임했고, 언론사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50년 이상 케미컬·가스 등 특수화물 운송 … 총 33척 선대 운영
박 대표에게 회사 소개를 부탁했다. 그는 “KSS해운은 1983년 대형 LPG 해상운송 분야에 진출한 후 사업영역을 넓히며 50년 이상 케미컬(화학 제품) 화물 및 가스 화물 등 특수화물을 운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초대형 LPG 운반선 15척, 중형 암모니아 전용 운반선 3척, 소형 가스선 4척, MR Tanker 2척, 케미칼 운반선 5척과 4척의 LNG(액화천연가스)지분참여선을 포함해 총 33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SS해운은 주력인 가스선 및 케미컬선 운항을 통해 미주·중동·아시아 등 글로벌 항로를 질주하고 있다.
박 대표는 “가스 및 케미컬 화물 운송 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과 장기계약을 체결해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주력 화물인 LPG·암모니아는 탈탄소 트렌드에 부합하는 친환경 화물로 미래 사업성이 밝다”고 자신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3월 기준)에 따르면 KSS해운은 초대형 LPG 운반선 세계 5위권이다.
박찬도 대표 “암모니아 운송 폭발적 성장 기대” … 대기업과도 협력
내년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박 대표는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선대 증가를 통해 성장을 이어왔지만,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직면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달금리가 달러 기반인데, 오래된 선박은 팔고 대체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 리스크 요인은 줄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LPG 및 암모니아 운송 시장의 미래는 밝아 1~2년 안정적인 기틀을 잡는다면 향후에도 고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력으로 운송하는 LPG 및 암모니아는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로 글로벌 탈탄소 로드맵에서 중요한 자원이다”며 “암모니아의 경우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궁극적인 친환경 에너지인 동시에 운송이 까다로운 수소의 운송 매개체로 사용할 수 있어 글로벌 해상 물동량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사측은 내년 실적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 운송업계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주로 비료·정밀화학용으로 거래되고 있어 발전·연료용 등으로 물동량의 증가가 본격화하기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부터 암모니아 전용 운송선을 보유한 국내 유일 선사인 KSS해운의 매력이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KSS해운은 현재 국내 대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 내년 하반기 운송 계약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5년 대형선 최소 40척 보유 계획
미래 성장 가속페달을 밟기 위한 노력도 꾸준하다. 현재 OLD파나마 VLGC 선형을 운영 중이고 3척의 LPG 연료 추진선을 도입하는 등 탈탄소 정책에 부합하도록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또 2035년까지 대형선 최소 40척 이상의 보유 선사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KSS해운은 액화가스화물 운반선의 특화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운반선 개발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중단기적으로 보면 액화이산화탄소도 마찬가지로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탄소 포집·활용·저장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관련 기술 발전으로 운송량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SS해운은 어떻게 돈을 벌까. 박 대표는 “아파트를 빌려주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를 따박따박 받아가듯, 우리는 세계 주요 화주들 및 용선주들과의 신뢰와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원이 회장되는 회사 … 26년 연속 현금 배당도
KSS해운의 경영방식은 독특하다. 종업원지주제도를 통해 직원들(지난해 말 기준 655명)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을 거쳐 사장, 회장까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박찬도 대표와 이승우 회장처럼 실력을 갖춘다면 모두가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다. 특히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사회 구성을 사외이사 5명, 사내이사 3명으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총 주식 수는 2308만5880주다. 최대주주는 박종규 창업자로 지분 15.53%를 들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등을 포함하면 우호 지분은 32.43%까지 늘어난다. 외국인 지분율은 5.59%로 유통 물량은 약 60%다.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66억원, 부동산 자산은 대부분 선박으로 1조6118억원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308.38%, 자본유보율은 3027.42%다.
주주환원책을 고심하고 있을까. 박 대표는 “26년 연속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며 “예금금리보다 높은 배당금 지급을 계속하는 게 1차 목표다”고 말했다. KSS해운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1주당 350원으로 배당수익률 3.78%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전년과 똑같은 금액의 배당금이 지급된다면 현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4.32%다. 박 대표는 “주주친화 정책은 계속 고민할 것이며 향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무상증자 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시행하기보다는 경영 환경에 따라 적절한 타이밍에 한다는 방침이다.
26년 연속 배당에도 주가는 힘이 없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8090원. 해상 운송업의 특성과 낮은 기업 인지도 탓에 호실적에도 연초 대비 10.80% 떨어졌다. 올해 영업이익 900억원 전망에도 시가총액은 1868억원에 그친다. 2년 영업 활동이면 본전을 뽑는 셈이다. 박 대표는 “이달부터 IR 활동을 강화하고, 시장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친환경 에너지 운송 사업이 잘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간 묻어두고 투자해도 좋은 회사가 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위험 요인은 美 추가 금리 인상과 대형 사고 … “안전교육 만전”
투자 위험 요인은 없을까. 박 대표는 “美 기준금리가 더 오른다면 자금 조달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해볼 만하다”면서 “사고 발생 시 대형 피해가 예상되는 해상 운송업의 특성상 안전교육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청사진은 어떻게 될까. 일정상 짧은 인사를 나눴던 이승우 회장은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해 선박 시스템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탄소 중립에 있어서 지속성장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 “가스·케미컬 등 특수화물 운송 선사로서 기존 LPG·암모니아를 비롯해 이산화탄소(CO2)·에탄·메탄올·수소 등 친환경 화물 운송 선박의 확대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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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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