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 "특정정당의 독식구조를 깨야 전북이 산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의 지난 8월 30일 취임 일성(一聲)은 좋은 인재를 영입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평소 '지역감정과 진영논리의 타파'를 강조해온 그는 22대 총선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의 독식구조를 깨고 정치의 균형과 견제를 실현해 전북이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취임 이후 국민의힘 험지인 전북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당원들 사이에 "한번 해보자"며 가능성의 지평을 활짝 열기 시작했고, 전북도당의 의기투합 분위기는 역대 최고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총선승리 열기로 뜨겁다. 4선의 오랜 정치경력에서 다져진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 전북당원들을 하나로 녹여내는 '멜팅 팟(melting pot)'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내년 총선을 위한 국민의힘만의 차별화된 정책도 다듬고 있다. 그의 하루 일정표를 보면 허투루 낭비하는 시간이 단 5분도 없다.
스케줄이 얼마나 빡빡하던지 평일엔 인터뷰 시간을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주말인 4일 오후에, 그것도 2개의 중요한 일정 사이에 끼워 넣어 익산시내 한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내년 총선 5개월을 앞두고 최근 전북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새만금 예산 문제부터 질문을 던졌다.
프레시안 : 새만금 예산이 필수 예산을 중심으로 증액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떤 것이 필수 예산이고, 어느 정도나 증액될 것으로 보는가?
기업 활성화 예산 증액 가능성
조배숙 위원장(이하 조배숙) : 윤석열 대통령께서 새만금을 기업이 바글바글하는 곳으로 육성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새만금에 이차전지 관련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가 8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위한 예산이 필수 예산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새만금 신항만이나 고속도로, 기반시설 등 기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는 시설이 필수 시설일 것이다.
이들 예산은 각 부처에서 올렸던 예산으로 어느 정도 복원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삭감된 5100억 원의 예산이 전액 복원되진 않더라도 절반 이상은 부활되지 않을까? 최대한 많은 규모가 복원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채널을 열어놓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프레시안 : 정부와 여당의 새만금 예산 관련 분위기는 어떠한가?
조배숙 : 잼버리 파행과 정부의 새만금 예산이 발표된 8월 말에는 당정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다소 썰렁했다고 표현해야 할까, 그랬다. 전북에서 매일 잼버리 파행에 대한 보복성 예산 삭감이라고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항의하고 반발해왔다. 전북도당 차원에서 도민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하는 등 중간자 역할을 많이 했다. 덕분에 최근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프레시안 :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전북을 방문하는데 의미 있는 발표를 할 것으로 보는가?
조배숙 : 그렇게 되길 바란다. 여권에서도 지난 10월 중하순의 국정감사에서 예산 복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조심스럽게 나온 것으로 안다. 저 역시 도당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의힘 의원 111명 전원에게 새만금 예산을 복원해 달라고 지난 9월 중순에 '새만금 편지'를 쓰는 등 다양한 각도와 채널을 가동해 노력해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앞으로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시지 않을까 기대한다.
프레시안 : 새만금 예산 복원을 위한 전북 정치권과 사회단체 차원의 대규모 상경집회가 오는 7일 국회 앞에서 열린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라북도도 깨물어 아픈 손가락
조배숙 : 정부와 여당이 변하고 있으니 전북도민들께서도 당정의 변화를 우호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시·도지사들이 참석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새만금 SOC 예산 복원과 관련한 건의에 대해 '17개 시·도 중에서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어디 있겠느냐.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말씀하셨다. 정부와 여당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은가. 도민들께서 이런 점을 우호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조배숙 : 전북의 선거구가 줄어들면 그만큼 정치력이 감소할 수 있다. 현행 10석이 유지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현행 선거구 조정은 단순히 인구 기준으로 하고 있다. 획정위에 따르면 선거구 간 주민등록 인구 편차가 2대 1 이내에서 하한선(13만5521명)과 상한선(27만1042명)을 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인구가 1천만명인 서울특별시의 선거구는 너무 작고 전북과 같이 비수도권은 면적이 협소한 반면에 인구가 없어 선거구가 너무 넓은 문제가 발생한다. 정치는 단순히 인구의 대표성 외에 지역의 대표성도 가져야 한다.
프레시안 : 인구 외에 면적까지 병합해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는 말인가?
조배숙 : 그렇다. 인구와 면적을 함께 고려해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강원도에 갔을 때 경험한 일이다. 지인이 어느 한 지역을 추천하면서 '아주 가깝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곳으로 이동했는데, 그 거리가 무려 93km나 됐다. 땅덩어리가 넓은 강원도에서는 90km마저 가까운 거리였다. 지역마다 주민들이 생각하는 거리의 인식조차 이렇게 다르다. 선거구 획정도 이제 단순히 인구만 따질 것이 아니라 면적을 병행해 고려해야 할 시대가 왔다고 본다.
프레시안 : 전북이 더불어민주당 텃밭이다 보니 국민의힘 지지기반이 취약하다. 특정 정당 쏠림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배숙 : 너무 안타깝다. 정치나 경제나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에서 한쪽으로 쏠리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균형과 견제, 이것이야말로 건강한 정치 구조를 만드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지난 대선에서 전북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14.4%로 광주(12.7%)나 전남(11.4%)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여전히 민주당 후보에 많은 표를 주셨다. 전북도민들께서 더 많은 변화를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
새만금 주요 SOC 예산이 삭감됐을 때 정부와 여당에 통로가 더 많았으면 전북의 목소리를 더 많이 전달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 정치적 고립은 위기 상황에서 대화와 협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도민들께서 정치적 스펙트럼을 좀 더 넓게 보셨으면 한다. 이웃 충청권만 해도 실리 투표를 하면서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프레시안 : 국민의힘 중앙당도 진정성을 갖고 전북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조배숙 : 당연한 이야기이다. 중앙당이 호남을 험지로 보고 방치하고 좋은 인재가 없다며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호남의 민심을 얻을 수 없다. 빈곤의 악순환이 되면 전북의 험지(險地) 현상은 갈수록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어려운 지역일수록 중앙당에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좋은 사람도 발굴해서 선거에 내보내고 해야 한다.
전북에 대한 중앙당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 진정성을 갖고 전북을 대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를 통해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우선적인 일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정치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 중앙당도 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이 변할 것이다.
프레시안 : 내년 총선에서 몇 석 확보가 목표이고 정당 지지율 목표치는 얼마나 되는가?
특정 정당 독식구조 깨야 발전 기틀
뿐만 아니라 전 지역구에서 30% 이상 고른 지지율을 얻어 그 다음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를 내는 등 험지인 전북에서 국민의힘이 영토를 넓혀갈 수 있도록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제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후보를 출마해 17.8%를 얻었다. 도민들도 이제 마음을 열어주고 계시다.
프레시안 :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좋은 후보와 좋은 정책을 내셔야 할 것 같다.
조배숙 : 전북의 10개 선거구 중에서 아직 3개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이 공석으로 비어 있다. 지금 단계에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역량과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을 위해 물밑 접촉 중인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당에서도 관심을 갖고 고민을 같이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국민의힘만이 내놓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차별화된 정책도 하나하나 다듬어 나가고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정책,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 이런 정책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도 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접목하고 있다. 전북도민들께서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프레시안 : 끝으로 전북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조배숙 : 2024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은 국가와 전북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이다. 전북 발전을 주도하고 도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내년 총선승리에 매진할 것이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전북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도민들께서도 이제는 민주당 쏠림에서 벗어나 균형감각을 갖고 지역의 실리와 실질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 충청권은 특정 정당에 올인하지 않다 보니 거대 양당에서 서로 구애를 하며 지역 현안의 전폭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충청권과 전북의 지역총생산(GRDP)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전북도민들의 절규의 현장 깊게 들어가겠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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