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했다, 벤츠를 모닝값에 팔았다…내차 ‘헐값 처분’ 피하는 꿀팁 [세상만車]
정보 비대칭과 귀차니즘이 문제
내차, 200만원 더 받을 수 있다
경제적 인간이라는 뜻이죠. 인간은 ‘경제적 합리성’에 기반해 개인주의적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통 경제학은 인간이 항상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가정합니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1723~1790)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경제활동의 기본으로 봤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개개인의 모든 이해(利害)가 궁극적·자연적으로 조화를 이루게 합니다.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 적용해볼까요. 판매자(공급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상품을 가능한 비싸게 팔려고 하고, 구매자(수요자)는 가능한 싸게 사려고 합니다. 당연한 말이겠죠.
이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이는 모두의 이익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합리적인 판단과 상관없는 충동구매나 추종구매 등 합리성과 상관없는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이용해 논리적인 분석을 해야 합니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이런 과정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손품·발품을 팔아 정보를 있는 대로 모으고 분석하면 좀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익숙한 방식으로 편하게 결정을 내려 손해를 보게 됩니다. 만사를 귀찮게 여기는 ‘귀차니즘’이 작용해서죠.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귀차니즘은 집 다음으로 비싼 값에 사야 하는 중고차를 살 때나 애지중지(?) 탔던 자신의 차를 팔 때도 막대한 손해나 피해를 일으킵니다.
전통 경제학처럼 딜러와 소비자(차주) 모두 이익을 얻는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거래와는 다르죠.
중고차 유통의 경우 합리적 판단을 하게끔 도와주는 정보 대부분을 딜러들만 알고 있습니다. 소비자나 차주들의 피해가 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겠죠.
10원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면서 몇 년 아니 몇십년을 모아야 할 돈이나 한달치 월급을 단 한 번에 손해보기도 합니다.
사기꾼에게 당해 비싼 값에 사고, 헐값에 팔거나 차를 빼앗기기도 하죠.
경차인 기아 모닝을 벤츠 E클래스값에 강매하거나 반대로 자신의 벤츠 E클래스를 모닝 값에 어쩔 수 없이 처분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대표적인 매입 사기 피해를 재구성해봤습니다.
중고차 사기꾼은 구매자만 노리는 게 아닙니다. 타던 차를 좋은 값에 팔고 싶어하는 차주들도 사기꾼들의 먹잇감이 됩니다.
비싸게 준다고 해서 계약금을 받았는데 오히려 헐값에 처분하거나 위약금을 무는 피해를 보는 차주들이 많습니다.
상태 좋은 벤츠 E클래스를 경차인 기아 모닝 값에 어쩔 수 없이 팔 수도 있습니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이득을 보는 전통 경제학 설명과 달리 차주들이 피해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비대칭과 귀차니즘의 ‘잘못된 만남’에 있습니다.
정보 비대칭을 말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대표 사례가 중고차 유통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사기·범죄 행위가 빈번하기 발생하기 쉬운 곳입니다.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품질이 제각각인 데다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이상 성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중고차 거래 프로세스도 일반인들이 쉽게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정보 비대칭’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보 비대칭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컬로프 미국 UC버클리대 교수가 선보인 경제학 이론입니다.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적게 가지고 있는 측은 이득이 되는 합리적 결정이 아니라 불리한 결정을 내립니다.
정보를 가능한 있는 대로 모으고 손품·발품을 팔면 됩니다. 차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며칠에 걸쳐 하루에 1~2시간 투자만 하면 됩니다.
1000만원짜리 차량이라면 50만~100만원은 더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기행위 십중팔구는 피할 수 있습니다.
우선 헐값 처분을 피하려면 중고차 사업을 한 지 오래되고 신로도도 높은 기업형 중고차 플랫폼 2~3곳을 통해 비교견적을 내봐야 합니다.
중고차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른 판매자들이 내놓은 같은 모델, 같은 연식의 차가 얼마에 나왔는지도 살펴보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판매 희망가를 책정하면 됩니다.
높은 가격을 받고 싶다며 동종 매물보다 너무 비싸게 가격을 기재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고가매입’으로 유혹하는 사기꾼 표적이 될 수 있으니까요.
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깎아줄 수 있는지 기준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구매자인 딜러는 가격 정보를 더 자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면 판매하기 어렵습니다.
차량 상태도 정확히 알아야 좀 더 비싸고 빠르게 팔 수 있습니다. 차주의 직업, 운행 목적, 판매 이유, 차의 장단점, 소모품 교환 시기, 수리 상태 등을 자세히 기록하면 구매자의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신뢰는 돈입니다.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중고차 매입 전문점이나 딜러들에게 견적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차량 상태를 자세히 몰라도, 매입 딜러들과 만나지 않아도 되는 비교견적 서비스도 최근 등장했습니다.
중고차 진단 평가사를 통해 차 상태를 알려주고 회원으로 가입한 딜러들이 제시한 가격도 제공합니다. 비교견적을 통해 손품과 발품을 팔면 그만큼 더 좋은 값에 팔 기회가 많아집니다.
계약서는 딜러에게 차를 팔 때는 물론이고 가까운 사람에게 넘겼을 때도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계약서 세부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불리하게 작성된 부분이 없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명의이전 시기, 압류, 저당 해지 부분은 특약사항으로 계약서에 명시하는 게 좋습니다. 책정된 가격을 합의했을 경우 현장에서 계약서 작성 뒤 바로 차 가격 전부를 계좌이체로 받는 게 낫습니다.
구매자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운행 중 사고가 났을 때 대신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구매자의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신분과 연락처도 파악해둬야 합니다.
명의이전 전에 사고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거나 경찰의 차적 조회를 받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명의이전 등록이 완료되면 새로 교부된 차량등록증을 이메일이나 팩스로 받아둬야 합니다. 또 명의이전 등록이 끝나야 기존 차량의 자동차보험을 해지할 수 있고 선납한 자동차세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원부조회를 통해 명의자 변경 내역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고차 사업을 오랫동안 해와 인지도가 높은 중고차 기업이 제공하는 판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명의이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싸움은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차주)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방법대로만 따라하면 헐값에 팔거나 사기를 당하는 일 대부분을 피할 수 있습니다.
시간 투자 대비 이익도 큽니다. 1000만원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라면 50만~100만원, 2000만원대 차량이라면 100만~200만원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모든 사기꾼은 정보 비대칭을 악용하고,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귀차니즘을 자극합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숙소 청소하러 갔다 수치심 느꼈다”…외국인 남성이 저지른 끔찍한 짓 - 매일경제
- “남친이 어디 만졌냐면”…경찰관에 몹쓸 재현한 여성 - 매일경제
- “친구가 떠났다”…중국인들도 ‘펑펑’ 울게한 미국 유명 배우의 정체 - 매일경제
- “현금은 옛날 얘기지”…요즘 아빠 엄마 10명 중 5명, 자녀 용돈 ‘체크카드’로 준다 - 매일경
- “내 남편은 날 강간한 남자”…14세女 성폭행 후 결혼 강요하는 이 나라 - 매일경제
- “강동구 한곳서 2명 15.8억 로또 잭팟 터졌다”…모두 수동 - 매일경제
- 살림살이 어려워지자 올해 2164억 찾아갔다…‘휴면예금 달라’ 20% 더 늘어 - 매일경제
- “아버지가 큰 형에 재산 다 준대”…서운한데 소송 안된다? - 매일경제
- “치킨보다 많이 올랐네” 피자값 4만원…‘가성비’로 발길 돌린다 - 매일경제
- 리그 데뷔골→3G 연속 공격 포인트→패스 성공률 100%…제 몫 다한 이강인, 61분 활약 후 비티냐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