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 갈 필요 없어요"…수영장·워터파크가 아파트에

[아파트의 진화]③
고급 커뮤니티 명함 내미려면 핵심 요소
10개 레인 대규모 실내수영장
캐리비안베이 안 부러운 워터파크
운영은 까다로워…관리비 갈등에 폐쇄도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커뮤니티가 잘 갖춰진 아파트로 꼽히려면 수영장이나 물놀이시설이 필수인 시대다. 잘 이용하면 멀리 갈 필요 없이 단지 내에서 휴가와 레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관리가 까다롭고 유지 비용이 만만찮아 돈을 들여 시공해 놓고도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수영장 운영이 원활한 아파트는 '단지 관리가 잘 되는 곳'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입주를 시작하는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10개 레인의 대규모 수영장을 갖췄다. 아파트 수영장들은 4개 레인이 보편적인데 이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이 수영장에는 버섯 모양의 폭포풀도 도입됐다. 지난 8월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도 단지 중앙 지하에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 등이 시공됐다.

커뮤니티 시설이 다채롭기로 유명한 인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는 캐리비안베이를 연상시키는 야외워터파크가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조경과 조경시설을 직접 시공했다. 머리 위로 물을 쏟아 붓는 워터풀 버킷도 갖췄다. 조경과 화려한 샹들리에 등으로 꾸며져 있는 실내 수영장은 유수풀 시설까지 있다.

강동구 고덕지구 신축 아파트 중에서는 고덕그라시움이 6레인의 실내수영장을, 고덕아르테온이 야외워터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준공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반포동 반포자이와 래미안퍼스티지도 실내수영장을 구비했다.

고덕그라시움 주민인 40대 남성 이모씨는 "아파트 내 수영장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상당하다. 강습도 받은 적이 있는데 편리하고 저렴해 만족했다"며 "약 5000세대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보니 까다로운 수영장 운영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몇몇 단지들은 시설을 갖춰놓고도 운영을 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 특히 관리비 부담을 놓고 주민들 간 갈등이 생겨 수영장을 폐쇄하는 단지도 있다. 인천 '영종자이'의 경우 관리비 문제로 수영장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영장 시공을 해놓고도 입주 뒤 시설관리와 운영비, 안전책임 등의 문제로 실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고급 커뮤니티의 핵심 요소이긴 하지만 호불호도 큰 시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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