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간식] 고추·연근·우엉…오늘은 어떤 부각 먹어볼까?

박준하 2023. 11.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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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풀을 얇게 입혀 튀긴 부각은 집어 먹기 좋고 손님 대접용으로도 그만이다. 바삭한 식감으로 자꾸 손이 간다. 현진 기자 sajinga@nongmin.com

가을걷이가 끝나면 밥상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수확한 농산물을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이를 간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먹기 좋게 썰어 찹쌀풀을 얇게 발라 바싹하게 튀겨낸 부각이 있는가 하면, 가을 햇살에 정성껏 말린 말랭이도 놓칠 수 없다. 점점 쌀쌀해지는 계절, 영양 간식인 ‘부각’과 ‘말랭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최근 다양한 농수산물로 만든 부각이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가까운 시장에만 가도 30가지에 이르는 부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부각을 활용한 요리도 유행하고 있다.

◆원조 격 김부각부터 미역부각까지=부각은 원물을 얇게 썰어 찹쌀풀을 발라 말린 다음 튀겨낸 음식이다. 예전엔 명절에나 먹었으나 요새는 간식으로 흔하게 즐긴다. 참고로 찹쌀풀을 바르지 않고 튀길 경우엔 튀각이라고 한다.

부각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김부각이다. 김부각은 김을 2∼3장 겹쳐서 말린 다음 찹쌀풀을 발라 다시 말려 튀긴다. 김의 짭짤한 맛이 찹쌀과 잘 어울린다. 기호에 따라 깨나 고춧가루를 뿌리기도 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가수 화사가 간장게장과 김부각을 함께 먹는 모습이 화제가 돼 인기를 끌었다.

김부각 외에 미역부각·다시마부각도 있다. 마찬가지로 미역과 다시마를 찹쌀풀에 버무려 튀겨주면 된다. 찹쌀풀을 만들 때 콩가루를 조금 섞으면 부족한 단백질도 보충된다. 완성된 부각에 소금과 설탕을 살살 뿌려주면 더 맛있다. 미역부각은 김부각보다 두꺼워서 바삭하다. 다시마는 튀각으로 유명하지만 부각도 맛있다. 김부각보다 더 심심한 맛이 난다.

이밖에도 찹쌀풀에 새우가루를 뿌려 만든 새우부각, 작은 게에 찹쌀풀을 입혀 튀긴 꽃게부각도 요새 주목받는다.

◆색도 모양도 예쁜 농산물부각=농산물부각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색깔도 다채롭다. 얇게 썰기만 하면 뭐든 부각으로 만들 수 있으니 집에서 먹을 땐 못난이 농산물이나 남는 농산물을 사용해도 좋다.

가장 인기 있는 부각은 역시 고추와 연근이다. 매콤한 고추부각은 원물에 따라 맵기가 달라진다. 튀긴 걸 그대로 먹어도 좋고 간장·설탕·물엿 등을 졸여 만든 소스에 버무리면 입맛 도는 밥반찬으로도 그만이다. 고소한 부각을 찾는다면 연근부각이 제격이다. 간이 세지 않아 계속 먹게 된다.

새빨간 색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비트부각은 씹을수록 나는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매력적이다. 재료를 얇게 썰어 만드는 다른 부각과 달리 서리태부각은 콩을 통째로 튀겨 오독오독 씹는 맛이 특별하다. 우엉부각은 우엉의 흙내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엉이 신장에도 좋은 농산물이니 건강 챙기기에 최적이다. 달곰한 맛이 일품인 사과부각은 아이들 간식으로 알맞다.

최근 경남 거창에서 열린 ‘제1회 K-푸드 위크 전통부각 경연대회’에서 공동 1등을 한 서을자씨(56)는 “부각은 저장성이 뛰어나 판로를 못 찾고 남는 농산물을 활용하기에도 제격”이라며 “운영하는 식당에서 직접 만든 고추부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밥·치킨…이색 부각 요리=부각은 반찬뿐만 아니라 이색 요리로도 활용된다. 부각을 잘만 쓰면 ‘주연급’ 맛을 내기도 한다.

제주 제주시 말고기연구소는 부각으로 초밥을 만든다. 감칠맛 나는 말고기 육회를 얹은 초밥에 부각을 곁들여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치킨 브랜드 ‘푸라닭치킨’은 김부각과 치킨을 함께 먹는 ‘김미바삭’을 9월말 출시했다. 한국인의 솔푸드인 ‘김부각’과 ‘치킨’을 접목해 새로운 한식 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부각은 고급 식당인 파인다이닝의 인기 메뉴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푼주’는 김부각에 아귀 간과 단새우를 올린 요리를 선보였다. 부드러운 아귀 간과 김부각이 잘 어울린다. 서초구에 위치한 ‘알아차림’은 완두콩부각을 고기 요리와 접목했다. 바야흐로 부각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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