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서울' 정국 블랙홀 되나…여야, 9일 '노봉법·방송법' 정면충돌
野, 노봉법·방송법 본회의 강행처리 예고 …與 '필리버스터' 野 '강제 종료'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초대형 이슈로 확산하면서 여야 강 대 강 대치 전선이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그러잖아도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치열한 와중에 정국의 핵으로 등장한 '메가 서울' 파장에 여의도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총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려는 여야 신경전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법(방송3법) 표결이 이뤄지는, 오는 9일 본회의에서 극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김포시에 이어 다른 인접 도시로 서울 편입 대상을 넓히는 한편 연일 찬반 입장을 정하라고 압박하며 더불어민주당을 몰아세우고 있다.
이른바 '서울 확장론'을 앞세워 여론전에서 주도권을 쥐고 민주당을 코너로 몰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당 소속 지역구 의원, 광역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충청권과 영·호남권에도 메가시티를 조성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당 대표 직속 '수도권 편익개선 특별위원회'는 일단 구리와 하남 등 주민 여론이 우호적으로 판단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확장' 논의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위는 6일 첫 회의를 열어 관계부처 현황 보고도 들을 예정이다.
조만간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는 한편 김포시를 비롯해 서울 인접 지방자치단체도 방문할 계획이다.
김포시 서울 편입을 위한 특별법은 당론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대표로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다른 인접 도시를 추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재로서는 김포 특별법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찬반 표명' 요구를 일축하며 당분간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할 생각이다.
수도권 총선 판세를 뒤흔들 사안인 만큼 섣불리 입장을 냈다가는 향후 탈출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메가 서울을 여당의 '총선용 카드'로 보고 여기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나라 국토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인데 번갯불에 콩 볶듯 바로 입장을 내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당은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민주당은 맞불 차원에서 김포시 숙원 사업인 '지하철 5호선 연장' 등으로 역공을 꾀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정부·여당에 '5호선 연장 예타 면제 및 착수'에 더해 '9호선 연장 검토'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여당의 '메가 서울' 구상을 수도권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국토 갈라치기', '총선용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는 여론전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여야 대치는 쟁점법안인 노란봉투법과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법 표결이 이뤄지는 이번 주 본회의에서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강행 처리에 맞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한다. 필리버스터에는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전원이 참여하기로 했다.
수적 열세로 법안 통과 자체를 막을 순 없으나, '무제한 토론'을 활용한 여론전으로 야당의 입법 강행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도부는 4개 법안 각각에 초·재선 15명 이상을 투입기로 했다. 개인당 할당된 토론 시간은 최소 3시간이다.
이에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카드로 대응할 생각이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179석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24시간 이후 종결된다는 국회법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정의당 의원 전원과 일부 비교섭단체, 무소속 의원들로부터 '공조 약속'을 받아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4개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되는 9일부터 13일까지 24시간 단위로 순차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들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국은 법안 통과 이후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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