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업계, CEO 교체·신메뉴로 불황 돌파 시도…소비자 "가격이 문제"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고물가, 1인 가구 증가, 대체재 부상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피자업계가 활로 찾기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외식·배달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피자 브랜드들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피자헛은 최근 'CEO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1970년생인 조윤상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조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 10년 넘게 한국피자헛에 몸담으며 최근까지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 5월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전임 김진영 대표는 2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영국 출신 스타셰프 고든 램지가 만든 캐주얼 피자 레스토랑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는 지난 2일 국내 출시 1주년을 맞아 메뉴와 서비스를 전면 리뉴얼하기로 결정했다.
리뉴얼은 대체로 그간 국내 고객들이 지적해 온 불만사항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국내 고객들의 선호도가 유독 높은 파스타 메뉴 4종을 전 세계 매장 최초로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가성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산음료, 피클 등을 무료 제공하고 세트 메뉴와 할인 정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피자알볼로는 지난 6월 15일부터 피자 크기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마케팅 포인트였던 '업계 평균보다 큰 도우'를 버린 셈이다. 피자알볼로 도우 크기는 L 사이즈 기준 13인치, R 사이즈 기준 10인치로 조정됐다. 가격은 평균 4000원가량 싸졌다.
도미노피자는 신제품 출시와 통신사 할인 등 각종 프로모션을 지속할 방침이다. 현재 도미노피자는 특정 통신사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문 포장 시 60% 할인 등의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피자 업계가 변화와 혁신에 열중하는 이유는, 현재 시장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와 독립매장을 합친 국내 피자 전문점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7856억원, 2020년 1조9633억원, 2021년 2조913억원, 지난해 2조1794억원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2020년 9.9%, 2021년 6.5%, 지난해 4.2%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시장이 사실상 정체기에 들어선 것으로 해석한다.
업체들의 실적도 매년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내 피자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사인 도미노피자, 피자헛, 파파존스, 피자알볼로, 미스터피자 모두 영업 실적이 줄곧 하락세다.
지난해 기준 피자알볼로는 12억9000만원, 물적분할 전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엠피대산은 약 5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부터 영업이익이 줄곧 하락세인 피자헛도 지난해 영업손실 2억56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는 지난해 적자는 면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8%, 23.8% 줄었다.
피자 시장 침체의 이유로는 높은 가격이 꼽힌다. 피자 브랜드의 정가 기준 피자 가격은 1판에 3~4만원대가 일반적이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며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다소 높은 가격대로 인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작지 않은 상태다.
늘어나는 1인 가구도 악재다. 피자는 주로 여럿이 함께 먹는 음식인 터라 1인 가구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이 부분을 노린 대체재인 냉동피자의 약진도 골칫거리다. 냉동피자는 배달 피자 등과 비교했을 때 가격도 저렴하고, 한 번에 먹기 적합해 1인 가구에도 비교적 부담이 적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900억원, 2020년 1255억원, 2021년 1430억원, 2022년 1590억원, 2023년 1685억원(예상)으로, 5년 새 약 87%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피자업계의 침체기가 확실히 심상치 않다"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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