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해도 결국은 이방인"...연광철, 첫 한국 가곡집 발매

김정회 2023. 11. 5.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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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 궁정가수 칭호까지 얻으며 세계 최정상의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해온 성악가 연광철 씨가 한국 가곡집을 냈습니다.

한국 가곡집만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데요, 어떤 이유일까요?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익숙했던 목소리와는 다른 결입니다.

힘도 뺐고 기교도 없는데 나직한 톤 속에 음 하나, 단어 하나 놓치지 않는 단단함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성악가 연광철 씨가 음악 인생 처음으로 한국 가곡집을 냈습니다.

1920년대부터 올해까지 만들어진 우리 가곡 18곡을 피아노 반주로만 불렀습니다.

[연광철 / 성악가 : 우리 가곡이 처음 시작했을 때 어떤 형태였나부터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울컥하기도 여러 번.

무반주로 '고향의 봄'을 녹음할 땐 끝내 목이 메었습니다.

[연광철 / 성악가 : 고향의 봄은 사실 하면서 제가 자랐던 공간들, 시골, 시골 냇가, 거기 있던 버드나무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사실 목이 메죠. / 그 부분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지난 30년, 독일 '궁정가수' 칭호까지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하던 연광철 씨가 소박한 우리 가곡으로 돌아온 건 떨칠 수 없었던 정체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작품과 문화를 이해하고 감동을 주고 싶었지만, 자신은 이방인이었습니다.

[연광철 / 성악가 : 독일 가곡을 독일 사람들 앞에서 부를 때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한 한국사람이었던 거죠./ 내가 전달하는 게 과연 맞나 그런 생각을 늘 했습니다.]

음반은 먼저 CD와 디지털 음원이 나온 뒤 내년 초 LP로도 발매됩니다.

국내 첫 클래식 음반점 '풍월당'의 20주년 기념 음반이기도 한데 책 형태로 제작된 음반의 표지는 박서보 문화재단이 후원한 고 박서보 화백의 단색화입니다.

수록곡 가사는 전문 번역가에 의해 영어와 일어, 독일어로 번역돼 한 권의 시집처럼 앨범을 채웁니다.

다음 달엔 앨범 발매 기념 공연도 열립니다.

이방인으로 노력하며 보낸 시간은 뒤로하고 우리 관객과 우리 노래로 만납니다.

가장 단순하게 무반주로 부를 '고향의 봄'이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지 기대를 모읍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촬영기자 : 박민양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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