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리뷰] 황희찬 2호 도움+6G 연속 공격P에도...울버햄튼, 셰필드 첫 승 제물→극장 PK 허용하며 1-2 패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황희찬이 또 도움을 기록하면서 울버햄튼의 리그 무패 행진에 도움을 더했다. 황희찬은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라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울버햄튼은 5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 위치한 브라몰 레일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1-2로 패했다. 울버햄튼은 셰필드의 첫 승 제물이 되면서 리그 무패 기록을 마감했다.
울버햄튼은 조세 사, 넬손 세메두,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 토티 고메스, 라얀 아이트-누리, 마리오 르미나, 토미 도일, 황희찬, 마테우스 쿠냐, 사샤 칼라이지치가 선발 출전했다. 부상을 당한 페드로 네투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파블로 사라비아, 파비우 실바, 주앙 고메스, 맷 도허티 등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셰필드는 웨스 포더링햄, 제이든 보글, 조지 발독, 잭 로빈손, 오스톤 트러스티, 루크 토마스, 올리버 노우드, 비니 소우자, 구스타보 하머, 리안 브루스터, 카메론 아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전반전] 답답한 두 팀, 황희찬 분투...득점 없이 0-0 종료
울버햄튼이 흐름을 주도했다.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끌면서 득점을 노렸다. 우측에 위치한 세메두가 공격을 이끌 때가 많았다. 세메두와 함께 황희찬이 우측에서 빛이 났다.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모습 속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 네투가 없는 가운데 울버햄튼은 칼라이지치를 최전방에 두고 쿠냐가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였으며 아이트-누리가 높이 올라와 좌측 윙어 같은 역할을 했다. 우측에선 황희찬, 세메두가 호흡하며 수비를 뚫기 위해 호흡했다.
황희찬의 전반 15분 돌파는 수비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공격진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울버햄튼은 득점으로 노렸다. 셰필드도 역습을 펼쳤다. 전반 24분 칼라이지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돌진했고 쿠냐에게 패스를 보냈다. 쿠냐 슈팅은 포더링햄 선방에 막혀 골문 위로 날아갔다. 황희찬이 공을 잡을 때마다 셰필드 수비는 강하게 붙어 반칙을 범했다.
황희찬과 아이트-누리가 기회를 놓쳤다. 전반 32분 칼라이지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돌파를 한 후 왼발 슈팅을 했는데 빗나갔다. 빗나간 걸 아이트-누리가 발에 맞췄는데 골문 옆으로 향했다. 전반 33분 셰필드 공격 상황에서 나온 트러스티 크로스는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정확성이 떨어졌다.
울버햄튼은 공격 기회를 잘 만들었는데 슈팅이 아쉬웠다. 전반 37분 쿠냐가 돌파 후 패스를 건넸고 아이트-누리가 잡았는데 옆으로 내주다가 빼앗겼다. 전반 38분 황희찬은 압박을 통해 소유권을 가져왔고 도전적인 돌파를 펼쳤는데 막혔다. 셰필드는 전반 45분 근육 부상을 호소한 브루스터 대신 제임스 맥아티를 투입했다.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 셰필드의 반격...첫 승 제물이 된 '답답한 공격' 울버햄튼
후반 시작과 함께 조세 사의 치명적인 패스 미스가 나왔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울버햄튼 팬들 입장에선 철렁 했던 순간이었다. 전반과 다르게 셰필드가 더 적극적으로 올라서면서 선제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후반 5분 하머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위로 날아갔다. 셰필드의 공격은 더욱 강해졌다. 울버햄튼은 이렇다할 반격을 못하고 끌려 다녔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울버햄튼은 후반 14분 칼라이지치를 불러들이고 장리크네 벨레가르드를 넣었다. 벨레가르드가 들어온 뒤에도 셰필드가 흐름을 잡았다. 셰필드는 주도권을 유지했는데 파이널 서드에서 부정확한 패스를 남발해 기회를 못 잡았다. 후반 21분 황희찬이 오랜만에 공을 터치했는데 너무 길게 터치를 해 고개를 숙였다. 울버햄튼은 후반 24분 부바카르 트라오레를 넣고 토일을 뺐다.
아처가 환상적인 득점을 터트렸다. 후반 26분 역습을 주도하는 아처는 압박을 뚫어내고 강력한 슈팅을 날렸는데 골대에 맞고 들어갔다. 아처 득점 이후에도 셰필드는 맥아티를 앞세워 전개를 하면서 울버햄튼을 위협했다. 계속해서 전방 압박을 하면서 울버햄튼이 못 올라오도록 했다. 반면 울버햄튼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못했다. 후반 36분 고메스를 빼고 실바를 넣으면서 공격에 힘을 더했다.
패색이 짙던 울버햄튼은 후반 43분 벨레가르드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크로스를 황희찬이 감각적인 패스로 내줬고 벨레가르드가 슈팅을 했다. 슈팅은 굴절이 되어 득점이 되면서 동점이 됐다. 황희찬의 2호 도움이었다. 공식전을 기준으로 하면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황희찬이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쿠냐의 크로스를 실바가 머리에 맞췄는데 골문과 거리가 멀었다.
셰필드의 공격도 매서웠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맥아티의 슈팅이 나왔는데 울버햄튼 수비에 맞고 무위에 그쳤다. 종료 직전 실바가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PK)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노우드가 성공을 하면서 셰필드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경기는 셰필드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성난 황소의 질주,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황희찬이 또 득점에 관여했다. 무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황희찬은 명실상부 울버햄튼 에이스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 시즌 경기력도 아쉽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황희찬은 브라이튼전에서 시즌 첫 골을 넣더니 크리스탈 팰리스, 리버풀을 상대로 연이어 득점을 기록했다. 입스위치 타운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골 맛을 본 황희찬은 아쉽게 득점을 한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그러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대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골을 넣고 승리를 맛보게 됐다. 맨시티전에 이어 아스톤 빌라와 대결에서 귀중한 득점으로 또 울버햄튼에 승점을 선사했다. 본머스를 2-1로 이긴 경기에선 도움을 올려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퇴장을 유도해 수적우위를 안기는 모습도 있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도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PK를 헌납하긴 했지만 골을 터트려 결자해지에 성공했다. 후반 26분 울버햄튼이 프리킥 이후 공격을 이어갔다. 고메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한 다음 패스했다.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한 황희찬이 침착하게 몸을 튼 다음 가까운 포스트 구석을 노린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울버햄튼 창단 이래 홈 6경기 연속 골을 넣은 선수가 된 황희찬은 이날 패스 성공률 86%(28회 시도-24회 성공), 키 패스 2회, 기대 득점(xG) 0.35, 드리블 성공률 75%(4회 시도-3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황희찬은 영리한 움직임으로 포프를 제친 다음 득점했다. 올 시즌 황희찬은 6골 중 5골을 홈에서 기록했으며 올 시즌 그보다 홈에서 많이 득점한 선수는 없다"라고 극찬했다.
벌써 리그 6호 골이다. 엘링 홀란드(11골), 손흥민, 모하메드 살라(이상 8골), 칼럼 윌슨(7골)에 이어 PL 득점랭킹 공동 5위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카렌 카니는 황희찬 득점을 두고 "세계적 수준이다(world-class)"라고 칭했다. 카니는 "황희찬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선수인데 드리블, 특히 멀리서 밀고 오는 능력이 뛰어나다. 황희찬이 울버햄튼에 있는 이유다. 마법 같은 순간을 만든다. 골 장면을 보면 댄 번이 미끄러지면서 태클을 할 걸 아는 듯 속도를 맞춰 세계적 수준의 모습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이달의 골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PL 사무국은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10월 최고의 득점 중 8골이 버드와이저 이달의 득점상 후보에 올랐다"라며 8골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황희찬 이외에도 아스널의 에디 은케티아, 브렌트포드의 브라이언 음뵈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디오고 달롯 등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이 뉴캐슬전에서 터트린 골도 있었다. PL 무대 입성 이후 처음으로 수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자는 팬 투표와 전문 패널의 의견에 의해 결정된다. 만일 황희찬이 이달의 골을 수상하게 된다면 PL 무대에서 개인 커리어 첫 번째 수상과 더불어 손흥민이 수상했던 2019-20시즌에 이어 약 3년 만에 '코리안리거'가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황희찬은 "이상한 느낌이었다. PK를 허용해 너무 슬펐다. 팀을 위해 진심으로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때 골을 넣고 도움이 되어 정말 기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신적으로 흔들릴 법했지만 황희찬은 그렇지 않았다. 동료들 신뢰 덕분이었다. 황희찬은 "전반전이 끝난 다음 동료들은 내게 다가와 신뢰를 줬다. 모두들 '할 수 있다', '계속하라'라고 이야기했다. 모두들 나를 믿고 있어 마음이 놓였다"라고 전했다.
PK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황희찬은 "경기가 끝난 다음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단지 공을 걷어내려 했었다. 볼을 차려 할 때 누군가 나를 가로막는 듯했다. 직후에 바로 멈췄지만 그는 나를 터치한 느낌이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PK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심판은 판정을 내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뿐이었다. 득점을 할 수 있어 기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홈 6경기 득점 기록은 나에게 있어 무척 영광이다. 하지만 내가 넣은 모든 골은 팀에서 만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진심 어린 감사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게리 오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황희찬에게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한 결과다. 열심히 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황희찬은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노력한다.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발전이 얼마나 필요한지 아는 선수다. 황희찬은 더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황희찬이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네투가 부상을 당해 울버햄튼은 타격을 입었다. 네투는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튼 공격을 이끄는 선수로 현재 PL 도움 1위이기도 하다.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네투는 뉴캐슬전 부상을 입었다. 한동안 출전이 어려운 네투는 개인 SNS를 통해 "몇 주 쉬다가 돌아올 것이다"고 의지 넘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네투가 없는 가운데 황희찬, 쿠냐와 함께 장신 스트라이커 칼라이지치가 공격진을 구성했다.
황희찬은 우측과 중앙을 오가며 활약을 했고 도움까지 올리면서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가면서 리그 무패 행진에 힘을 싣는 듯했으나 막판 PK 실점으로 팀이 패하면서 빛이 바래게 됐다. 네투의 부재가 뼈아팠다. 네투가 돌아와야 황희찬, 울버햄튼 공격이 더 나아질 듯하다. 중원, 수비 안정성을 더 강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이는 경기였다.
[경기결과]
셰필드 유나이티드(2) : 카메론 아처(후반 26분), 올리버 노우드(후반 추가시간)
울버햄튼(1) : 벨레가르드(후반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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