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장항준·송은이'(상)] 존중과 신뢰, 32년 우정의 이유
장항준 감독·송은이 '오픈 더 도어', 지난달 25일 개봉
"잘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이가 틀어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
[더팩트|박지윤 기자] 비슷한 그림체로 안정감을 주는 장항준 감독과 방송인 송은이다. 선한 인상과 호탕한 웃음,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깃든 답변 등을 통해 왜 두 사람이 첫 만남과 다른 위치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32년간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올 수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은이가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영화 '오픈 더 도어'가 지난 25일부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컨텐츠랩비보 사옥 2층에서 <더팩트>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두 사람은 나란히 앉은 채 4명의 취재진과 약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는데, 질문과 답만 오가는 차분한 인터뷰와 사뭇 달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장항준 감독과 송은이는 마치 팟캐스트를 진행하듯 솔직한 입담과 익숙한 티키타카를 뽐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컨텐츠랩 비보의 대표이자 방송인 송은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 제작자로 첫 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대중에게 수많은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영화 제작자로서는 처음이기에 또 다른 결의 긴장과 걱정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송은이는 장항준 감독과 함께하는 만큼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유일한 고민은 장항준 감독이 개그우먼인 자신보다 더 웃기고 주목받을 때란다.
송은이는 "성공도 실패도 같이할 수 있다는 편안함이 있어요. 잘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이가 틀어지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있거든요"라고 자신했다. 이를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확신에 찬 미소만 가득했기에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1991년에 대학교 선후배로 처음 만난 장항준 감독과 송은이는 32년 동안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추억을 공유하는 학교 선후배에서 소속사 대표와 소속 연예인, 그리고 감독과 제작자의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많은 성과를 내고 함께 위기도 극복하며 사적으로, 일적으로 좋은 합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친구끼리는 동업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 같은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쉈다. 이는 약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만났을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성격으로 서로를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난삼아 상대를 깎아내려도 마음 깊은 곳에는 존중과 두터운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러한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성립될 수 있었다.
"물론 능력도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는 과정에는 늘 존중이 있어요. 또 제가 강박적으로 신뢰하는 부분도 있어요. 재미를 판단하는 궤도 같아요. 그래야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게 참 잘 맞아요."(장항준 감독)
끝도 없이 칭찬을 늘어놓는 장항준 감독의 말을 끊은 건 바로 송은이였다. 그는 "충분한 답변이 된 것 같으니 그만해라. (기자들이) 다른 질문을 하셔야 된다"고 말렸고, 장항준 감독은 "(입이) 한번 열리면 닫히지 않는다"고 맞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평소에도 두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면서 송은이는 "'1가구 1 장항준'은 오버여도 '1동네 1 장항준' 정도면 좋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는 "동네 대소사가 있을 때 항준이를 보면 유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보기 드문 어른이거든요. 이렇게 가벼우면서 유연한 어른이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장항준 감독이 영화 '기억의 밤'(2017) 이후 6년 만에 선보이게 된 스릴러 작품 '오픈 더 도어'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로, 과거 교민사회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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