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리뷰] '득점 취소' 오현규-'퇴장 유도' 양현준...'동시 선발' 코리안 듀오 앞세운 셀틱, 로스 카운티에 3-0 대승

신동훈 기자 2023. 11. 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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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오현규, 양현준이 나란히 선발 출전했는데 골은 없었다.

셀틱은 4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딩웰에 위치한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로스 카운티와 2023-24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12라운드에서 3-0 대승을 거두면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다음주 주중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치르는 셀틱은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후루하시 쿄고, 루이스 팔마, 맷 오라일리 등이 빠졌다. 대신 오현규, 양현준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현규, 양현준은 마에다 다이젠, 데이비드 턴불, 파울로 베르나르두, 칼럼 맥그리거, 그레그 테일러, 리암 스케일스, 카메론 카터-빅커스, 안토니 랄스톤, 조 하트와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오현규, 양현준 나란히 선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현규와 양현준이 나란히 선발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시즌 적은 출전시간에도 득점력을 뽐내며 셀틱의 도메스틱 트레블에 일조한 오현규는 지난 귀국 인터뷰에서 "한국에 굉장히 오랜만에 온 기분이다. 다시 돌아와 기쁘고 트레블과 함께 오니 더욱  행복한 것 같다"라며 "지금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가진 모습을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만큼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이어 "교체 출전이 많았다. 출전 시간이 부족하다면 부족할 수도 많으면 많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동료들과 팬들 응원 덕분에 득점할 수 있었다. 데뷔전이 생각난다.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스코틀랜드가 수비적으로 강하다는 걸 들었지만 생각 외로 더 강했다. 팀에서 많이 도움을 준 덕분에 강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브랜든 로저스 감독 아래에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즌 초반 부상을 제외하더라도 오현규는 리그 10경기 가운데 7경기(세인트 미렌전 이전)를 교체로 출전했다. 선발 기회는 한차례도 부여받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페예노르트, 라치오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 전부였다. 두 경기를 합쳐 고작 12분을 뛰었다. 지난 26일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맞대결에선 벤치만 달구다 팀의 2-2 무승부를 지켜봐야만 했다.

출전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오현규를 두고 영국 '더 부트 룸'은 "로저스 감독은 아틀레티코와 경기 도중 득점이 필요할 때 오현규를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몇몇 전문가들은 놀란 것으로 보인다. 셀틱의 전 수비수 마크 윌슨은 오현규를 두고 제임스 포레스트를 선택한 것이 오현규에게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윌슨은 "로저스가 셀틱 입장에서 득점이 필요할 때와 같은 중요한 상황에 오현규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벤치에 앉아있는 스트라이커들은 스스로를 첫 번째 교체 선수라고 생각해야만 한다. 경기가 잘풀리거나 3-0으로 이기고 있을 때도 감독들은 종종 스트라이커에게 눈을 돌린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득점이 필요할 때도 스트라이커를 투입한다. 오현규는 당시 벤치에 유일한 스트라이커였지만, 로저스 감독은 그를 보지 않았다. 이것이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셀틱에서 뛰었던 골키퍼 출신 팻 보너는 "오현규가 로저스 감독하에서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는 지난 경기 약 30분의 출전 기회를 받았지만 영향력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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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렬한 비판을 받은 오현규는 세인트 미렌전에서 교체로 시작했고 후반에 투입됐다. 스코틀랜드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세인트 미렌. 저력이 있는 팀답게 예상치 못한 흐름을 만들었다. 전반 7분 코너 맥메나민이 그렉 킬티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라 선제골을 터뜨렸다.

셀틱은 곧장 반격했다. 전반 18분 팔마 돌파부터 시작된 공격. 오릴리가 넘어지면서 턴불에게 패스했다. 과감하게 시도한 슈팅이 골문 구석에 빨려 들어가 동점골이 됐다. 뜻밖의 선제 실점 이후 빠르게 균형을 맞춘 골.

분위기가 고조됐다. 전반 28분 턴불 슈팅 이후 세인트 미렌 핸드볼이 의심됐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결과 파울을 선언하고 페널티킥(PK)을 부여했다. 하지만 키커로 직접 나선 턴불이 실축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던 경기. 막바지에 들어 마침내 균형이 깨졌다. 주인공은 오현규였다. 후반 38분 후루하시와 홀름이 패스하는 동안 오현규가 빈틈을 파고들었다. 중앙에서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득점을 맛본 오현규는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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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준도 마찬가지였다. 강원FC에 온 양현준을 두고 영입 보도자료에서 로저스 감독은 "양현준은 훌륭한 영입이 될 거라 확신한다. 우리는 그를 면밀히 지켜봤으며 공격 옵션을 더욱 향상시킬 거라 생각한다. 또한 그가 셀틱행을 매우 열망했던 것도 분명하다. 함께 하길 정말 고대하고 있다"라고 기뻐했다. 또한 "양현준 영입 발표와 함께 권혁규까지 영입해 정말 기쁘다. 그 역시 구단이 오랫동안 알고 있던 선수이기에 거래가 성사되어 만족스럽다. 양현준과 권혁규가 스쿼드에 합류해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스코틀랜드에 입성한 양현준은 "셀틱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 함께 훈련하는 것도 기대된다. 셀틱 선수로서 스코틀랜드에 있는 것도 좋다. 이미 오현규와 팀과 팬들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권혁규 역시 "스코틀랜드 챔피언에 합류하게 된 것은 나에게 무척 크다. 셀틱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매우 유명하다. 현재 한국 선수가 3명이 있으며 그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은 훌륭할 거라 확신한다"라며 코리안 트리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셀틱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활약을 했으나 오현규처럼 출전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오현규가 골을 넣은 세인트 미렌전에 교체로 출전해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 '더 부트 룸'은 "양현준의 활약이 어젯밤 셀틱의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후 셀틱 팬들에게 실력을 보여줬다. 미래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그는 왼쪽 측면에서 미렌 수비진에게 온갖 문제를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경기 기록과 평점을 나열하기도 했다. "양현준은 34분 동안만 경기에 나섰지만, 소파 스코어는 그에게 시즌 최고 평점인 7.8점을 부여했다. 양현준은 공을 49번 터치했고 82%의 패스 성공률로 23번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또, 키 패스를 2회 기록했으며 두 번의 슈팅 중 한 개는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다. 그뿐만 아니라 두 번의 크로스와 두 번의 롱볼을 정확히 전달했으며 두 번의 클리어링으로 미렌의 공격을 막아냈다. 드리블의 경우 6번 시도해서 5번을 성공시켰고, 그 과정에서 피파울을 얻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양현준은 미렌 수비진에 정말 가시 같은 존재였다. 수비에서도 매우 좋은 영향을 끼쳤는데, 그는 12번의 지상 경합 중 9번을 따냈고 2번의 태클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다음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활약을 펼쳤다"라고 전했다.

호평을 받은 '코리안 듀오' 오현규와 양현준은 선발 기회를 잡았다. 로테이션을 가동한 경기이긴 해도 나란히 선발 출전한 건 의미가 깊다. 연이어 인상을 남긴다면 로저스 감독은 출전시간을 늘릴 생각을 할 것이다.

[경기 내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셀틱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아예 수비 라인을 높여 공격을 펼쳤다. 전반 4분 양현준의 패스를 오현규가 뒤로 보냈고 스케일스가 골을 터트렸다. 주심은 이전 상황에서 반칙을 인정하며 취소했다. 전반 9분 퇴장 상황이 나왔다. 제임스 브라운이 양현준 정강이를 향한 태클을 했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후 레드카드를 들었다. 로스 카운티는 조던 화이트를 불러들이고 윌 나이티게일을 넣어 수비에 힘을 실었다.

브라운이 나간 이후 셀틱은 더욱 일방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후방에서 여유롭게 공을 잡고 계속 앞으로 패스를 보냈다. 아예 내려 앉은 로스 카운티 수비를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 30분 마에다의 깔끔한 크로스를 오현규가 골로 연결하면서 셀틱이 리드를 잡은 듯했는데 VAR 결과 마에다가 패스를 받았을 때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득점 취소가 됐다.

아쉬움을 삼킨 셀틱은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전반 37분 베르나르두가 좋은 기회를 포착했는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마에다가 공을 정확히 잡아내지 못하면서 셀틱의 공격 흐름이 끊겼다. 전반 추가시간 마에다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머리에 맞췄는데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종료 직전 턴불의 중거리 슈팅이 골이 되면서 셀틱의 1-0 리드 속 전반이 끝이 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후반 시작과 함께 로스 카운티는 알렉스 사무엘, 벤 푸링턴을 투입했다. 셀틱은 계속 몰아쳤는데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16분 베르나르두를 빼고 오딘 홀름을 넣었다. 이어 팔마, 후루하시가 들어왔다. 후반 19분 후루하시의 슈팅은 막혔다. 후반 23분 팔마가 좌측에서 밀고 들어와 슈팅을 날렸는데 빗나갔다. 후반 32분 홀름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좌절됐다. 이어지는 후루하시 슈팅도 수비에 막혔다.

팔마가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33분 팔마가 골망을 흔들면서 셀틱이 차이를 벌렸다. 후반 35분 후루하시가 좋은 기회를 포착했는데 슈팅은 빗나갔다. 셀틱은 이어 양현준을 빼고 제임스 포레스트를 넣었다. 후반 36분 카터-빅커스가 슈팅을 했으나 또 골키퍼 선방에 좌절했다. 후반 37분 포레스트의 헤더 득점이 나오면서 3-0이 됐다. 셀틱은 3골 차이를 유지하면서 3-0 대승을 거둬 무패를 이어가며 1위를 유지했다.

득점 취소 아쉬움을 보인 오현규는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평점 8.11점을 받았다. 셀틱 선수 중 3위였다. 슈팅 6회 중 유효슈팅 2회를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 81.8%, 키패스 2회, 경합 성공 4회 등을 올렸다. 양현준은 평점 7.4점이었다. 슈팅 3회(유효슈팅 1회), 키패스 3회, 패스 성공률 86.8%, 경합 승리 2회, 태클 3회 등을 기록한 결과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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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결과]

로스 카운티(0) :-

셀틱(3) : 데이비드 턴불(전반 추가시간), 루이스 팔마(후반 33분), 제임스 포레스트(후반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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