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인생이고 사랑이다”…서호주 포도밭에서 찾아온 이 부부 [인터뷰]
바에서 만난 두 사람, 평생 와인에 몰두
서호주서 인정받는 메이커, 韓시장 진출
호주 남서부에서 30년 가까이 와인을 빚어온 와인 메이커 제레미 고든과 그의 아내 다니엘라 고든은 ‘와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수년째 이어온 사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저녁 자리를 더 즐겁게 해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와이너리가 위치한 마가렛 리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지역이지만, 주류업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호주의 전체 와인 시장에서 점유율은 5% 미만 수준임에도 프리미엄 와인의 20%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양보다 질에 집중한 산지라는 의미다.
특히 남편 제레미의 경우 서호주 전역에서 손꼽히는 가장 뛰어난 와인 메이커다. 부부는 지난 2일 편의점 CU를 통해 신규 라인업 ‘트렐리스 와인’ 2종을 한국 시장에 단독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이건준 전 BGF리테일 대표이사와의 만남, 또 시장 분석 등을 위해 방한하게 됐다.
한국에 선보이는 트렐리스가 와인 마니아보다는 입문자를 위한 것이란 점도 그 배경이다. 아내 다니엘라는 “소비뇽 블랑(청포도)을 단독으로 마시면 산미가 좀 있고 톡 쏘는 듯한 맛도 있지만, 세미용(청포도)과 섞으면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진다”고 예를 들었다.
잘 만든 블렌딩 와인은 회덮밥처럼 담백하면서도 향이 중요한 음식에 풍미를 더해줄 뿐만 아니라 치킨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도 입가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향을 찾지 못한 이들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고 부부는 설명했다.
과거 마즈와 네슬레 등 여러 글로벌 식품기업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일했던 다니엘라는 “호주에서 한국 와인 시장의 급성장을 두고 아주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며 “마케터로서 한국의 발달한 식품·주류시장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고든 부부가 빚어낸 트렐리스 와인이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부부는 이미 호주는 물론, 일본과 대만,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 중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해마다 4만~4만5000케이스(36만~40.5만ℓ)의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첫 만남도 바에서 이뤄졌고, 결혼 후에도 평생을 와인에 쏟아부었다는 두 사람에게 와인이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제레미는 “와인은 삶의 일부”라며 “우정이나 축하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일상처럼 즐겨지는 것이 바로 와인”이라고 말했다.
다니엘라는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소비자들이 와인을 너무 정보로 받아들이지 않고, 환영하고 편안하게끔 해주라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와인이 너무 어려운 술이라 생각하지 말고, 그저 즐겁게 마셔라. 즐길 수 있으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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