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탄 하나에 두 발씩 발사… 유사시 수도권 ‘철통 방어’ [뉴스 인사이드-軍 '장사정포 요격체계']
2029년까지 개발… 아이언돔보다 우수
주요시설 인근 배치 ‘돔형 방공망’ 구축
100개 이상 표적 동시에 탐지·추적 가능
포격 원점 찾아내 반격 지원 역할 병행
1차 피해 최소화하고 북한군 제압 기대
각국 ‘요격 무기’ 어떤 게 있나
美 해군 ‘LPWS’ 간헐적 박격포탄 격추
2㎞ 비행 후 자폭해 민간인 피해 예방
“북한이 보유한 장사정포는 700여문, 수도권을 위협할 장사정포는 300여문 정도로 평가한다.”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이 지난달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장사정포 위협과 관련한 질의에 답한 내용이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 포격을 감행할 수 있는 위협의 수준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LAMD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LIG넥스원 등 국내 방위산업체와 함께 2029년까지 개발할 예정인 무기다. 수도권 내 주요 시설 인근에 LAMD를 배치, 돔(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을 구축해 동시다발로 날아오는 240·300㎜ 방사포 등을 요격한다는 것이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 저지에 나섰던 이스라엘군의 요격체계 ‘아이언돔’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아이언돔과 LAMD는 특성이 다르다. 아이언돔은 하마스 등 무장 단체와 비정규군의 산발적인 로켓 공격에 대응하는 체계다. 반면 LAMD는 정규군인 북한군의 장사정포 대량 운용 및 발사에 맞서는 것으로 아이언돔보다 기술적 난도가 더 높다. 아이언돔보다 더 정교한 교전통제 기술, 다양한 장비와 구성품을 실시간 연동·통합하는 기술 등이 중요하다.
LAMD는 다기능 레이더, 유도무기 및 발사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LIG넥스원이 제작을 담당하는 유도무기는 해궁 함대공미사일을 토대로 제작된다. 수직발사기를 통해 발사되는 해궁과 달리 경사 발사대에서 쏜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 장비가 변경됐고 구조도 단순하다. 표적 1개에 2발을 쏴 요격 성공률을 높인다. 고도는 5㎞, 최대 사거리는 7㎞로 알려졌다. 요격용 유도무기가 로켓탄에 살짝 부딪치거나 예상 비행 경로에 나타나기만 해도 로켓탄은 지상 표적에 명중할 확률이 낮아진다.
북한군 포병의 포격 원점을 추적하는 대포병 레이더 기능도 추가될 전망이다. 북한 로켓탄의 궤적을 추적해 요격 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으로 구성된 대화력전 부대의 반격을 지원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셈이다. 다기능 레이더 제작에 쓰이는 구성품은 국산화 비중을 높여 생산비를 낮출 계획이다. 로켓탄이나 박격포탄 공격을 비롯한 국지적 분쟁이 벌어지는 국가에 수출이 이뤄질 가능성을 고려해 에어컨과 먼지 필터 등도 장착될 예정이다.
LAMD가 실전 배치되면 남북 간 포병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방공무기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직접 타격, 파괴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포탄이나 로켓탄이 대량으로 낙하하는 상황에선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한국군이 선택한 해결책은 대화력전이었다. 북한 장사정포가 포격을 시작하면, 대포병 레이더로 북한군 포격 지점을 추적한다. 포격 원점이 확인되면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의 포병 전력으로 제압한다. 하지만 대화력전은 북한군이 쏜 포탄을 포착해야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1차 피해가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LAMD는 이런 문제점을 상당 부분 덜어 준다. 북한군이 첫 포격을 감행하면 LAMD가 가동되어 북한군이 쏜 로켓탄을 요격한다. 이후 북한군 포격 원점을 추적해 반격을 감행한다. 이를 통해 우리 측에서 발생할 1차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북한군을 제압하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은 선제공격을 시도하고도 한국군에 피해를 주지 못한 채 반격에 직면할 위험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대량으로 날아오는 로켓탄을 요격하는 무기는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강력한 공군력과 포병 화력으로 제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9·11 테러 직후 벌어진 ‘테러와의 전쟁’은 이런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현지 무장세력은 미군 기지에 로켓탄이나 박격포탄을 1∼2발씩 쏘는 전술을 사용했다. 파괴력은 크지 않았지만 공격이 거듭되면서 장병들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됐다. 불안에 시달리다가 사기가 저하되고 피로가 누적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선 로켓탄을 파괴하는 무기 개발에 나섰다. 이스라엘이 만드는 아이언빔 체계는 다연장 로켓탄을 요격하는 레이저 무기다. 레이저를 이용하므로 요격 수단으로 미사일을 이용하는 기존 방공망보다 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사거리가 2㎞ 정도로 짧아 아이언빔이 특정 지역을 실질적으로 방어하는 효과를 거두려면 많은 수량을 생산해 배치해야 한다. 비나 눈이 내리면 레이저가 산란이 되면서 위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아이언빔은 소규모 발사체를 요격하는 아이언돔 등 방공 시스템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개발된 LPWS(Land-based Phalanx Weapon System)는 미 해군 함정에 탑재되어 대함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무기인 20㎜ 팰렁스(Phalanx) 기관포를 활용한다. 간헐적으로 날아오는 로켓탄과 박격포탄을 격추하는 데 쓰인다. 기관포탄은 민간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를 날아간 직후에는 자폭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미 해군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성능과 신뢰성이 검증된 장비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장점이다.
독일과 중국 등에서도 유사한 개념의 무기체계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방위사업청이 지난 9월 고출력 레이저 요격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고출력 레이저 기술 개발은 대형 무인기, 방사포탄 등에 대한 요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 레이저 대공무기보다 월등한 300㎾(킬로와트) 이상의 출력 달성을 목표로 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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