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편입' 기대감에 김포 설명회 인파... 집값은 '기대' 매립지는 '걱정'

박민식 2023. 11. 4. 2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민 개최 '서울 편입' 설명회
'당론 추진' 국민의힘 측 불참
민주당 의원은 입장 안 밝혀
4일 경기 김포농협에서 김포한강2신도시 주민설명회 및 창립총회가 열리고 있다. 무대에 '환영 김포시 서울편입 공론화'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김포=뉴시스

"정말 서울시 김포구 됩니까?"

4일 오후 1시 경기 김포시 걸포북변역 인근 김포농협본점.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연합주민대책위원회(이하 주민대책위)의 창립총회 및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200여 명이 4층 다목적홀을 가득 메웠다.

김포한강2신도시는 정부가 '콤팩트시티'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인 개발 사업이다. 원래 이날 설명회는 토지 보상 절차 등을 안내하려 계획됐으나, '김포의 서울 편입'을 추진 중인 국민의힘 측 인사(홍철호 김포시을당협위원장)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주민들 관심이 뜨거웠다. 지난달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편입 당론 추진'을 언급한 뒤 첫 주민 공론의 장이기도 해, 토지 보상 문제와 관련 없는 일반 주민들도 상당수가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정작 홍 위원장은 행사 직전 주최 측에 불참을 통보하며 나타나지 않았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홍 위원장에게서 '김포 편입 문제 때문에 당 지도부와 긴급한 회의가 잡혀 정말 죄송하지만 참석이 어렵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행사 시작 20분 전에 받았다"며 "김포 100년 대계를 위해 불가피한 일정이니 어떻게 하겠느냐"고 아쉬워했다. 여당 인사에게서 직접 서울 편입 추진 상황을 전해 듣고, 여러 궁금점을 해소할 것이란 기대로 잔뜩 부풀어 있던 주민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 "여당이 5호선 연장 발목"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경기 김포농협에서 열린 '김포한강2신도시 주민설명회 및 창립총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포=뉴시스

대신 설명회에는 김포에 지역구를 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포시는 자치단체장이 국민의힘(김병수 시장) 소속이지만, 국회의원은 모두 민주당(박상혁·김주영) 소속이다. 이 때문에 김 시장의 '서울 편입' 추진에 두 의원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은 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어 박 의원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축사에서 "요즘 전국에서 김포가 제일 핫하다"면서도 서울 편입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신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촉구하며 "여기(김포)에서 시장·군수 했던 분이 인천에서 발목 잡고 있지 않냐"고 화살을 여당에 돌렸다.

이는 김포군수(1994~1998년)와 김포시장(1998~2002년), 그리고 김포시에서 내리 3선(2004~2016년) 국회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인천 검단신도시를 거쳐 경기 김포한강신도시까지 연결하는 5호선 김포ㆍ검단 연장 세부 노선을 두고 김포와 인천이 갈등을 겪고 있다. 김포시는 검단과 김포 경계에 있는 불로동에 정거장을 각각 하나씩 2개 설치를 주장하나, 인천시는 검단을 더 많이 경유하도록 총 4개(검단 3개, 불로동 1개) 설치를 주장한다. 양측이 맞서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노선 결정을 미루고 있다. 5호선 연장을 위해 서울시와 방화차량기지ㆍ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에 합의했고, 콤팩트시티(4만6,000호) 입주민들이 연장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김포시 입장에서는 인천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집값 상승 기대되지만 혐오시설 걱정"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 연합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가 발언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

참석 주민들은 이날 본격적인 주제는 아니었지만 '서울 편입'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보상금이 더 높아지거나 집값 상승이 예상돼서다. 조한승 전 김포문화원장은 "김포가 하루빨리 서울시 김포구가 돼야 여러분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집값, 땅값도 산출될 수 있고,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아는 '김포 지옥철'(김포골드라인)이 5호선으로 바뀔 수 있다"고 하자, 주민들은 다같이 “맞습니다”라며 박수로 화답했다. 운양동에 아파트를 보유한 신모(61)씨는 "모두가 선망하는 서울과 합쳐진다니 좋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쓰레기 처리난을 겪는 서울이 김포에 혐오시설을 떠넘길 수 있다는 우려였다. 운양동에 10년째 살고 있는 윤모(56)씨는 "서울 편입되면 집값이 상승할 것 같지만, 쓰레기매립장 등이 늘어날 걱정이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