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아무도 안 듣는데…초동 500만장↑ 시대, 환경은 뒷전인 장삿속 [TEN스타필드]
김세아 2023. 11. 4. 20:01
《김세아의 세심》
높아지는 아이돌 초동 판매량, 의미없는 기록 경쟁 됐다
엔터사, CD 없는 앨범 발매하는 등 환경 친화적 행보
아직은 과도기, 더 나은 방법 찾아야 할 때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나날이 K팝의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 K팝 아이돌의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이 500만장을 넘어섰다. 이는 영국 가수 아델의 '25' 앨범을 이은 기록으로 역대 전세계 초동 2위다. 자랑스러워야 할 기록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30일 음반 판매량 조사회사 한터차트에 따르면, 세븐틴의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SEVENTEENTH HEAVEN)'의 초동은 509만1887장으로 집계됐다. 초동 500만장을 넘긴 앨범은 '세븐틴스 헤븐'이 K팝 역사상 최초다.
이전 최고 기록은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보유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6월 정규 3집 앨범 <★★★★★>(파이브스타)로 초동 461만7499장을 기록하면서 K팝 역사상 최고 기록을 남겼다.
초동 판매량은 앨범 발매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을 뜻하는 기록으로 아이돌 팬덤의 크기와 화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쉽게 말해 아티스트의 앨범이 발매 되자마자 바로 구매할 팬덤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아티스트의 소속사와 팬덤은 그들이 기록한 초동 성적으로 '밀리언 셀러'(100만장 이상 판매고)나 '커리어 하이'(자체 최고 기록)등의 수식어로 치켜세우고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글로벌화 되는 K팝 시장에서 전세계적으로 아이돌들의 앨범 판매량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자랑스러울만한 일이다.
허나 문제는 이러한 초동 판매량 기록의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는 것. 보이그룹 뿐만 아니라 아이브, 에스파 등의 걸그룹 또한 각각 160만장, 169만장으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심지어 보이그룹의 경우 제로베이스원은 데뷔 앨범으로만 초동 192만장을, 라이즈는 102만장을 판매하며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가 됐다.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채 전에 밀리언셀러가 된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다수의 아이돌들이 1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게 된 지금 '밀리언셀러'라는 이름값의 무게가 과거보다는 가벼워진 것도 사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K팝 아이돌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에 팬덤 역시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이전 기록을 경신하거나 타 아이돌의 기록을 뛰어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 아티스트의 노력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나 대중의 입장에서는 "이런 기록 경쟁이 더이상 언제까지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소위 말해 '초동 성적이 팬덤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는 있으나 대중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지 않냐'는 뜻이다. 그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앨범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따른다.
자연스레 환경 오염적인 측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21세기, 더이상 아무도 CD 플레이어를 이용해 앨범에 포함된 CD를 듣지 않는 시대다. 특히 아이돌 앨범 주 구매층인 10-20대는 CD 플레이어보다는 음원 사이트 스트리밍이 더욱 익숙한 세대인 만큼 "아무도 CD를 듣지 않는데 앨범은 몇백만장 씩 팔리는 이러한 현상이 기이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최근 2년간 CD나 굿즈(사은품) 등 유료상품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만 14세 이상의 남녀 500명 중 CD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소비자는 5.7%로 아주 적은 비율에 그쳤다.
팬사인회 응모, 앨범을 사면 증정되는 랜덤 포토카드 등으로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팬들도 적지 않기에 그저 기록만을 위해 구매했다가 방치되는 앨범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사에서는 CD를 대체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거나,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차세대 음반인 '키트(Keep In Touch)', '플랫폼 앨범' 등 키트형 앨범을 내놓으면서 환경 문제 대처에 나섰다.
ESG(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에 힘을 쓰겠다는 것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요즘, 기업에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환경 친화적 앨범에도 굿즈와 포토카드를 함께 판매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기록 경신도 높은 판매량도 다 좋다. 허나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수단으로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이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높아지는 아이돌 초동 판매량, 의미없는 기록 경쟁 됐다
엔터사, CD 없는 앨범 발매하는 등 환경 친화적 행보
아직은 과도기, 더 나은 방법 찾아야 할 때
[텐아시아=김세아 기자]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나날이 K팝의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 K팝 아이돌의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이 500만장을 넘어섰다. 이는 영국 가수 아델의 '25' 앨범을 이은 기록으로 역대 전세계 초동 2위다. 자랑스러워야 할 기록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30일 음반 판매량 조사회사 한터차트에 따르면, 세븐틴의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SEVENTEENTH HEAVEN)'의 초동은 509만1887장으로 집계됐다. 초동 500만장을 넘긴 앨범은 '세븐틴스 헤븐'이 K팝 역사상 최초다.
이전 최고 기록은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보유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6월 정규 3집 앨범 <★★★★★>(파이브스타)로 초동 461만7499장을 기록하면서 K팝 역사상 최고 기록을 남겼다.
초동 판매량은 앨범 발매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을 뜻하는 기록으로 아이돌 팬덤의 크기와 화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쉽게 말해 아티스트의 앨범이 발매 되자마자 바로 구매할 팬덤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아티스트의 소속사와 팬덤은 그들이 기록한 초동 성적으로 '밀리언 셀러'(100만장 이상 판매고)나 '커리어 하이'(자체 최고 기록)등의 수식어로 치켜세우고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글로벌화 되는 K팝 시장에서 전세계적으로 아이돌들의 앨범 판매량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자랑스러울만한 일이다.
허나 문제는 이러한 초동 판매량 기록의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는 것. 보이그룹 뿐만 아니라 아이브, 에스파 등의 걸그룹 또한 각각 160만장, 169만장으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심지어 보이그룹의 경우 제로베이스원은 데뷔 앨범으로만 초동 192만장을, 라이즈는 102만장을 판매하며 데뷔와 동시에 밀리언셀러가 됐다.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채 전에 밀리언셀러가 된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다수의 아이돌들이 1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게 된 지금 '밀리언셀러'라는 이름값의 무게가 과거보다는 가벼워진 것도 사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K팝 아이돌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에 팬덤 역시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이전 기록을 경신하거나 타 아이돌의 기록을 뛰어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 아티스트의 노력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나 대중의 입장에서는 "이런 기록 경쟁이 더이상 언제까지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소위 말해 '초동 성적이 팬덤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는 있으나 대중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지 않냐'는 뜻이다. 그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앨범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따른다.
자연스레 환경 오염적인 측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21세기, 더이상 아무도 CD 플레이어를 이용해 앨범에 포함된 CD를 듣지 않는 시대다. 특히 아이돌 앨범 주 구매층인 10-20대는 CD 플레이어보다는 음원 사이트 스트리밍이 더욱 익숙한 세대인 만큼 "아무도 CD를 듣지 않는데 앨범은 몇백만장 씩 팔리는 이러한 현상이 기이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최근 2년간 CD나 굿즈(사은품) 등 유료상품을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만 14세 이상의 남녀 500명 중 CD를 이용해 음악을 듣는 소비자는 5.7%로 아주 적은 비율에 그쳤다.
팬사인회 응모, 앨범을 사면 증정되는 랜덤 포토카드 등으로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팬들도 적지 않기에 그저 기록만을 위해 구매했다가 방치되는 앨범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사에서는 CD를 대체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거나, 생분해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차세대 음반인 '키트(Keep In Touch)', '플랫폼 앨범' 등 키트형 앨범을 내놓으면서 환경 문제 대처에 나섰다.
ESG(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에 힘을 쓰겠다는 것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요즘, 기업에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환경 친화적 앨범에도 굿즈와 포토카드를 함께 판매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기록 경신도 높은 판매량도 다 좋다. 허나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수단으로 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아이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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