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보상선수 유력? 차기 유격수 후보 또 있다…"무조건 기회니까 잡아야죠"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무조건 기회니까 잡아야죠."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지훈(23)이 다음 시즌 개막 엔트리를 꿈꾸며 눈을 반짝였다. 박지훈은 마산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입단했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대형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한 유망주다.
두산은 지난달 31일부터 마무리캠프를 시작하면서 박지훈과 박준영을 유격수로 준비시키고 있다.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가 올해로 3년 25억원 FA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고, 2021년 1차지명 유격수 안재석은 다친 손목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올겨울 현역 입대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자연히 박지훈과 박준영의 경쟁 구도가 그려졌다. 박준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박세혁(4년 46억원)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고, 어깨 재활을 마치고 지난 7월부터 1군에 합류해 51경기, 타율 0.228(127타수 29안타), 4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박지훈과 박준영 모두 주 포지션은 3루수지만, 유격수로도 각각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다음 시즌 유격수 후보로 낙점됐다.
4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만난 박지훈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6경기 전부 유격수로 나갔다. 오늘(4일) 수비 훈련도 (박)준영이 형과 내가 유격수를 봤다. 그러면서 구단의 첫 번째 방향이 유격수라는 것을 파악했다. 3루수로는 경기 뛴 이닝도 많고 여유가 있는데, 유격수는 아직 그렇지 않아서 마무리캠프 동안 유격수 수비에 치중해서 연습해 보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준영이 형과 서로 3루 수비가 더 편하다고 이야기하긴 한다. 유격수 수비는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무조건 기회니까. 다 잡으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무리캠프 동안에는 포구에 더 신경을 써 보려 한다. 박지훈은 "던지는 건 너무 자신 있다. 문제는 포구다. 3루는 공이 오는 시간이 짧아서 내 몸이 반응하거나 공을 일단 막고 나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유격수는 막는 것보다는 정확히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공이 오는 시간이 길어서 바운드를 맞춰야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 점에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올해는 사실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냈다. 박지훈은 2021년 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입대해 일찍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지난 6월 전역하고 올해는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1군에 한번쯤 올라만 가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확대엔트리가 시행된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합류해 시즌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포스트시즌 엔트리까지 들었다. 올 시즌 성적은 22경기, 타율 0.211(19타수 4안타), OPS 0.549, 2타점이다.
박지훈은 "6월에 제대하고 올 시즌 한번은 뛰어보고 싶다는 목표로 몸을 만들어왔다.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합류해서 경험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입대 전후로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 생겼다. 그걸 이겨내려고 했고, 좋은 성적은 아니나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서 많이 경험한 시즌이었다. 만족은 아니지만, 스스로 괜찮았다. 내년에 잘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포스트시즌 때는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박지훈은 지난달 19일 NC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6-14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1, 3루에 대타로 나서 적시타를 쳤다. 박지훈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적시타를 치자 다음 타자 정수빈까지 2타점 적시 3루타를 치면서 쫓아갔는데 9-14로 졌다. 점수차가 이미 너무 벌어져 승패를 바꾸긴 어려웠어도 박지훈이 추격의 신호탄을 쏜 덕분에 끝까지 경기장을 지킨 두산팬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는 있었다.
박지훈은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고, 경기 마지막 타자가 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타석에 서 있는 그것만큼은 하지 말자고 마음을 먹고 나갔다. 뒤에 타자한테 계속 이어 주자는 생각이었다. 끝까지 늘어지면서 운이 좋게 안타가 됐다. 그 또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올해를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며 이승엽 두산 감독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박지훈은 "작은 상황에서도 조금씩이라도 기회를 주시려고 하는 게 느껴졌다. 그 기회를 허투루 날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뛰었던 것 같다"고 했다.
시즌은 끝났지만, 쉴 틈 없이 훈련 또 훈련이다. 박지훈은 포스트시즌을 마치자마자 일본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피닉스 교육리그 도중 내야수 전민재와 외야수 김대한이 수비 과정에서 충돌하면서 치료를 위해 일찍 귀국해야 했고, 박지훈은 이들의 빈자리를 채울 선수로 낙점됐다.
박지훈은 "처음에는 마지막에 잔여 경기 일정을 치르고 부산, 수원 등 많이 이동을 하면서 피로도가 쌓여 있었다. 처음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일본에 가라고 하셔서 놀랐다. 막상 비행기를 타러 가니까 설레더라. '내가 쉴 때가 아니지' 이런 생각도 들고 교육리그에 가서 정말 많이 배우기도 했다. 열흘 밖에 못 있었고, 경기 결과도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내가 안 갔더라면 일본 야구를 못 봤을 테니까. 열흘이라도 경험한 게 내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야구를 지켜보며 가장 놀란 건 수비 안정감이었다. 박지훈은 "내야수들 수비가 가장 놀라웠다. 전부 다 김재호 선배 수준으로 하더라. 잔 동작들도 많고 실수가 적고 이런 야구가 있구나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눈에 담아온 것들을 본인의 야구에 반영하고 싶다고 했다.
박지훈의 다음 시즌 목표는 1군에서 가능한 오래 뛰는 것이다. 그러려면 박준영과 유격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
박지훈은 "첫 번째 목표는 개막 엔트리다. 이번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 때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개막 엔트리에 들고 싶고, 1군에 최대한 오래 붙어 있고 싶다. 1군에서 야구를 많이 하고 싶다. 타격도 많이 보완해서 내년에는 방망이도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 체력도 많이 보강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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