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36홈런 거포와 동급" WS 준우승팀, 차기 행선지 떠올랐다... 고척돔 방문도 수 차례 했다

김동윤 기자 2023. 11. 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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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정후.
이정후.
이번 메이저리그 오프시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2023년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영입 후보로 언급됐다.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3일(한국시간) 애리조나의 2024시즌 로스터와 오프시즌 행보를 주목했다.

애리조나는 2001년 우승 이후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으나, 텍사스 레인저스에 홈 3경기를 모두 내주며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30)가 빠지는 외야는 애리조나가 직면한 고민 중 하나였다. 올 시즌 코빈 캐롤(좌익수)-알렉 토마스(중견수)-구리엘 주니어로 이뤄진 외야는 애리조나의 주 무기 중 하나였다. 특히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6번으로 직접 지명해 육성한 캐롤은 올해 155경기 타율 0.285, 25홈런 76타점 116득점 5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68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1순위로 여겨졌다.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먼저 기회를 받은 제이크 맥카시가 부진으로 마이너리그를 오고 간 끝에 99경기 타율 0.243, OPS 0.644로 부진했고, 토마스도 125경기 타율 0.230, OPS 0.644로 유망주 티를 벗지 못하고 있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준 것이 시즌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건너온 구리엘 주니어였다. 구리엘 주니어가 145경기 타율 0.261, 24홈런 82타점 65득점, OPS 0.772로 공격적인 면을 보완해줬다. 수비에서도 778이닝 동안 수비지표 DRS에서 +14를 기록했고, 스탯캐스트에서도 리그 평균에 가까워 월드시리즈 진출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구리엘 주니어의 연봉 조정 기간이 올해로 끝나 FA가 되면서 애리조나의 고민은 다시 시작됐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애리조나는 구리엘 주니어와 다년 계약을 하려 노력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구리엘 주니어는 bWAR(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으로 일반적으로 2~3 사이 WAR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에 속한다 계약기간은 3~4년에 1억 1600만 달러 규모가 예상된다"면서 "만약 구리엘이 아니라면 외부에서 코너 외야수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리조나의 라우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1일(한국시간) 텍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4차전 8회말 추격의 스리런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AFPBBNews=뉴스1
애리조나의 라우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10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이정후는 그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됐다. 애리조나는 최근 캐롤, 케텔 마르테 등과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주축 선수인 '4번 타자' 크리스티안 워커, '에이스' 잭 갈렌, '필승조' 케빈 긴켈-폴 시월드 등과 연봉조정에 나서야 해 초대형 계약을 하기엔 부담이 있다. 그 탓에 이번 FA 시장 최고의 야수 매물로 꼽히는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는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매체가 생각한 이정후는 이번 FA 시장 외야수 중 3등급이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벨린저를 제외하면 최고의 외야수 FA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다. 그는 퀄리파잉 오퍼 대상자로서 드래프트 픽이 소모되며, 4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며 "구리엘 주니어는 호르헤 솔레어(마이애미 말린스), KBO리그 스타 이정후가 그 다음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에 대한 높은 기대치는 함께 비교된 선수들의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솔레어는 2019년 48홈런을 비롯해 통산 170홈런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알아주는 거포로 통한다. 올해도 137경기 타율 0.250, 36홈런 75타점 77득점 OPS 0.853으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을 자랑했다. 미국 현지에서 이정후를 장타력이 아쉬운 선수로 평가한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 평가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보통 콘택트 툴이 뛰어난 타자에 비해 홈런 타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아시아 선수들의 콘택트 툴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기 때문.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의 짐 보든 칼럼니스트는 최근 FA 선수 평가를 하면서 이정후를 두고 "타격 툴에 대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의견이 갈린다. 어떤 이들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안타를 칠 것이라 믿지만, 다른 이들은 그가 빅리그 투수에 적응하는 데 최소 1~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또 한쪽은 이정후가 타율 0.270의 타자가 될 것이라 믿고 다른 한쪽은 그가 타율 0.300의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한다"면서 40명 중 37위로 낮게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 역시 3일 메이저리그에서 곧 볼 수 있는 KBO와 일본프로야구(NPB) 스타를 소개하면서 "이번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톱 타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의 흥미로운 옵션이다. 그는 KBO리그에서 주로 중견수로 뛰면서 지난해에는 커리어하이인 23홈런을 쳤다"며 홈런 타자가 아님을 설명했다.

이정후.
이정후. /사진=뉴스1

그동안 애리조나는 이정후의 차기 행선지로 자주 언급되던 팀이 아니었다. 피트 푸틸라 단장을 직접 한국에 파견하고 애리조나 캠프부터 꾸준히 관심을 나타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김하성을 데리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외야가 급한 뉴욕 양키스 등이 샌프란시스코의 뒤를 따랐다.

가장 최근 언급된 것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보든)이었고 MLB.com은 "아직 KBO리그의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정후의 공식 포스팅은 최소 2주 남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는 임팩트 있는 외야수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구단 중 하나"라며 그동안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애리조나도 이정후를 자주 지켜본 구단 중 하나였다. 올해 9워 말까지 애리조나가 키움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것은 9차례로 메이저리그 구단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았다. 직접 키운 선수들이 주축이 돼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성공한 올해 성적도 애리조나의 과감한 투자를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올해 애리조나 프런트의 모든 사람들은 챔피언십 우승으로 끝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들의 상대적으로 놀라운 포스트시즌 성적은 애리조나가 윈-나우(Win-now)를 해야 할 때로 들어섰다는 생각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더 많은 돈을 쓰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경쟁자들로부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애리조나는 더 이상 신생팀이 아니며, 지금부터 그들은 자신들이 (우승 도전을 위한) 변함없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며 애리조나의 과감한 행보를 예측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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