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인요한, 이준석 면담 불발…"Mr.린튼, 환자는 서울에 있다"(종합)

박기범 기자 박채오 기자 2023. 11. 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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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이준석 토크콘서트 전격 방문…1시간30분 행사 끝나자 현장 떠나
이, "별로 할말 없다" "윤핵관 모습…강서구 보선 민심 대변 못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이준석 전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인 혁신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 만나기 위해 '깜짝' 부산 방문을 했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3.1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부산=뉴스1) 박기범 박채오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았지만 두 사람의 일대일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찾아온 인 위원장을 향해 그의 영어 이름 'Mr. Linton'을 사용하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같다"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는 등 쓴소리를 쏟아냈고, 인 위원장은 행사가 끝난 직후 현장을 떠났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대한민국의 미래, 정치혁신의 방향을 토론하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이언주 전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진행한 공개 행사다.

인 위원장의 방문은 이 전 대표 측과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혁신위는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토크콘서트 참여 사실을 전하며 "사전에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혁신위원장의 평소 소신대로 이 전 대표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승민 전 대표를 만나고 홍준표 대구시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남을 추진하는 등 인 위원장의 비윤(비윤석열)계 끌어안기의 연장선인 셈이다.

이날 인 위원장은 행사 시작 약 15분 전에 도착해 현장에 별도로 마련된 대기실에 머물렀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있는 대기실을 지나쳐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후 토크콘서트가 시작하자 인 위원장은 행사장으로 이동해 방청석 제일 앞좌석에 자리를 잡으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마주했다. 인 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두 사람이 마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양측은 별도의 인사를 나누거나 대화를 하진 않았다.

행사가 시작되자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은 '특별귀화 1호'로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영어로 인 위원장의 방문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실망스럽다. 지금 상황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심판한 유권자들의 소리를 듣고 왔느냐"며 "거기에 답이 있다. (유권자에게) 원하는 답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환자로 보이는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도움이 필요한 상태니 그 환자를 꼭 봐달라. 도움이 필요하다"며 여권도 겨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 전 대표와 만나기 위해 '깜짝' 부산 방문을 했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3.1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쓴소리는 토크콘서트에서도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향해 "이노베이션(혁신)보다 레볼루션(혁명)이 나을 것 같다. 혁명의 일부가 돼라"며 "혁신이라는 말로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당의 혁신위원장에게 혁신으로는 당이 변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또 "창당이라는 것은 정치적 욕심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옳은 선택을 이어간다면 옳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창당에 대한 여지도 열어뒀다.

인 위원장은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일정이 끝나자마자 자리를 떠났다. 양측은 토크콘서트를 마친 후에도 따로 면담을 갖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 대한 견해와 향후 이 전 대표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들으러 왔다"며 "서울에 가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떠난 후에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행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쓴 약을 제조해서 당에 먹이겠다고 하는데,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에서의 민심이 당이 싫어 투표를 안 한 것이었다면 오진"이라며 "의사가 할 수 있는 최악의 행위는 오진과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요한 위원장의 행보를 참으로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지금까지 아주 흔하디 흔한 윤핵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을 향해 영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인종적 관점에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지금 하고 계신 행동이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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