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감독님' 떨고 있나요? '손 톱' 스승 적으로 만나는 손흥민
첼시 사령탑 포체티노 감독, 손흥민 경계령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1)이 옛 스승과 적으로 만난다. 자신을 토트넘으로 데려온 '은사'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첼시와 격돌한다. 7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첼시와 2023-2024 EPL 11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르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오랫동안 활약한 독일 무대를 떠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둥지를 옮겼다. 두려움이 없을 수 없었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지원 속에 자리를 잡아 나갔다. 데뷔 시즌은 좋지 않았다.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4득점에 그쳤다. 부진한 성적과 주위 비판에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리턴 소식도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때 포체티노 감독의 믿음이 큰 힘이 됐다.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 속에 힘든 시간을 극복하며 오름세를 보였고, 2016-2017시즌 리그 34경기에서 14골을 잡아내며 EPL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2017-2018시즌 팀의 중심으로 확실히 올라선 손흥민은 리그 37경기에 나서 12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다음 시즌 월드클래스 스타로 거듭났다. 2018-2019시즌 리그 31경기에서 12골을 마크했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2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토트넘이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데에는 포체티노 감독의 '손 톱' 전술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최정방에 배치해 재미를 봤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8강전 2차전에서 '손 톱'이 강렬하게 빛났다. 1차전 홈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1-0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손 톱'에 자리해 멀티골을 폭발했다. 토트넘은 '손 톱'이 대박을 터뜨리며 1, 2차전 합계 4-4로 타이를 이뤘고,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맨시티를 침몰시켰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을 떠난 후에도 팀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새로운 주장이 되어 토트넘을 리그 선두로 올려놓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하에 '손 톱'으로 경기에 나서며 EPL 10라운드까지 8골을 터뜨렸다. 득점 순위 2위에 오르며 토트넘의 무패 행진(8승 2무) 선두 질주에 가장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11라운드에서 '은사'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하는 첼시를 상대로 득점을 정조준한다.
포체티노 감독은 현역 때 뛰었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에스파뇰에서 2009년 감독으로 데뷔했다. 2013년 사우스햄턴으로 옮겨 EPL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2014년 토트넘 사령탑에 앉았고, 2019년까지 스퍼스를 지휘했다. 2018-2019시즌 토트넘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19년 FIFA 선정 올해의 감독 3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 감독을 맡았고, 올 시즌을 앞두고 첼시와 계약했다.
큰 기대를 받고 입성했으나 첼시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비판에 놓였다.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정상 전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10라운드까지 3승 3무 4패 승점 12로 11위에 처졌다. 10경기에서 13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한 빈약한 공격력 탓에 고전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아끼는 제자 손흥민이 버티고 있는 리그 선두 토트넘을 만나게 됐다.
포체티노 감독은 4일 기자회견에서 4년 만에 친정팀을 만나게 된 소감 등을 밝혔다. "현재 토트넘은 아주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 뛰어난 팀이다"며 "토트넘이 EPL 우승 싸움을 펼칠 것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손흥민'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우리(첼시) 수비수들이 손흥민을 막아내야 한다"며 "손흥민은 EPL 최고 선수 중 하나다. 우리(첼시)는 손흥민을 잘 알고 있다. 손흥민에게 (이번 첼시전) 좋은 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편, 올 시즌 토트넘 원톱으로 무서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은 첼시를 상대로는 EPL 통산 2골에 그치고 있다. 2016년 5월 3일 경기(2-2 무승부)와 2018년 11월 25일 경기(3-1 승리)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게 전부다. 그래도 강렬한 득점을 작렬해 눈길을 끌었다. 2018년 11월 25일 경기에서 50m 폭풍질주 골을 터뜨리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승리를 선사한 바 있다.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봉을 쥔 첼시를 상대로 약 5년 만에 골 사냥에 나선다.
[손흥민(7번)과 포체티노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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