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50주년' 포항, 10년 만에 FA컵 챔피언…최다 우승 타이(종합2보)
결승골 김종우 MVP, 감독상은 '첫 우승 지휘' 김기동
(포항=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전북 현대를 물리치고 통산 5번째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달성했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2-2로 팽팽하던 후반 32분 터진 김종우의 역전골,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홍윤상의 쐐기골을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포항은 역시 전북을 상대로 치른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우승했던 2013년 대회 이후 10년 만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다.
또 통산 우승 횟수를 5회(1996·2008·2012·2013·2023년)로 늘리며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창단 50주년에 이룬 우승이어서 더 값지다. 포항은 1973년 4월 창단했다.
포항은 우승 상금 3억원에 더해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도 거머쥔다.
2024-2025시즌부터 기존 챔피언스리그(ACL)의 상위에 ACLE가 신설되고, 한국에 3장의 ACLE 출전권이 배분됐다.
ACL로부터 최상위 클럽대항전 지위를 넘겨받는 ACLE의 출전권 한 장을 기존처럼 FA컵 우승팀에 부여할지를 두고 최종 결정권을 가진 기관인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간 논의가 끝나지 않았으나, 적어도 이번 FA컵 우승팀인 포항의 ACLE 첫 대회 진출은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FA컵 우승팀에 최상위 클럽대항전 출전 자격을 줘야 한다는 게 축구협회의 기본 방침"이라면서 "만에 하나 이 방침에 변화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2024-2025시즌 ACLE만큼은 이미 FA컵 우승을 확정한 포항이 출전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포항은 ACLE 티켓을 조기에 확보하면서 남은 K리그1 3경기에서 순위 경쟁의 부담을 덜었다.
축구협회의 기존 티켓 배분 방침대로라면 K리그1 2위 팀까지 ACLE 출전권을 받는데, 3경기씩을 남겨놓은 현재 포항이 2위(승점 60), 광주FC가 3위(승점 57), 전북이 4위(승점 53)다.
반대로 전북은 ACLE 진출을 위해선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겨 '역전 준우승'을 바라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K리그1 35라운드 전북과 포항의 맞대결에서 발생한 '선수 교체 실수' 사건에 대해 프로연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포항보다는 전북에 더 중요해졌다.
당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는데, 전북은 포항의 0-3 몰수패를 프로연맹에 요청해뒀다.
전북은 올 시즌 포항에 공식전에서 한 경기도 못 이기고 1무 4패를 기록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은 결승골을 넣은 김종우에게, 감독상은 김기동 포항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 감독은 2019년 포항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우승을 일궜다.
5골을 넣은 전북 구스타보가 득점왕이 됐다.
교체 실수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김인성을 비롯해 제카, 고영준이 선발로 포항의 공격을 책임졌다.
전북에서는 구스타보와 송민규, 한교원이 전방에서 골 사냥에 나섰다.
포항에서 프로로 데뷔, 4년을 뛰다 2021년 전북으로 이적한 송민규가 친정팀 골문을 열어젖혔다.
송민규는 전반 17분 구스타보의 낮은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전북 골키퍼 황인재의 선방에 막히자 골대 왼쪽 사각에서 재차 슈팅해 선제골을 뽑았다.
포항은 전반 44분 한찬희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고영준이 왼쪽에서 넘긴 낮은 크로스가 전북 수비수 발을 맞고 골지역 정면으로 흐르자 한찬희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1-1을 만들었다.
전북은 후반 6분 구스타보의 페널티킥 골로 다시 한발 앞서나갔다.
앞서 전북 정우재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을 받다가 포항 신광훈으로부터 거친 태클을 당해 나뒹굴었는데,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신광훈의 파울을 선언했다.
포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29분 문전의 고영준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것을 제카가 그림 같은 논스톱 발리로 연결해 2-2 동점골을 넣었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포항이었다.
올 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미드필더 김종우가 포항 데뷔골이자 우승골을 넣었다.
후반 29분 중원에서 김승대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아크에서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을 골대 오른쪽 하단 구석에 꽂았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홍윤상이 골 지역 왼쪽 사각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쐐기골까지 넣어 우승을 자축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차두리 코치가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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