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북콘서트 찾은 인요한에 "진짜 환자는 서울에"

김성준 2023. 11. 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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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부산을 찾은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에게 줄곧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며 냉랭한 분위기로 거리를 뒀다.

이 전 대표는 영어 이름이 존 올더먼 린튼인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입을 뗐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묻자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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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부산을 찾은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에게 줄곧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며 냉랭한 분위기로 거리를 뒀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인 위원장은 '특별 귀화 1호자'로 한국 국적을 지니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태도로 결국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건 불발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연 토크콘서트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를 시작하면서 진행자의 제안으로 맨 앞 객석에 앉은 인 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전 대표는 영어 이름이 존 올더먼 린튼인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입을 뗐다. 그는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며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라고 영어 발언을 이어갔다.

또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최근 강서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인요한 박사님한테 영어로 말씀드린 이유는"이라며 잠시 우리말로 설명할 듯하다가 다시 영어로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말로 인사했던 이 전 의원도 "우리 정당과 한국 민주주의, 정치에 대해서 아주 강력하게 비판할 것"이라며 영어로 한마디를 보탰다. 이에 인 위원장은 "영어를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며 큰소리로 웃었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이 전 대표는 돌연 "그런데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고 인 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에 또다시 웃음을 터트리며 "경청하러 왔다"고 답했다. 객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인 위원장은 행사 종료 후 곧장 상경했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묻자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같은 모습이 아니다' 등을 강조한 것이 귀화인의 정체성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지적에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인데 인종적 관점에서 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지금 행동이 강서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진짜 환자가 누굴 지칭하느냐"는 질문에는 "좀 더 특정하자면, 인 위원장이 당에 쓴 약을 먹이겠다고 했는데 강서 선거에서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고 진단하면 오진"이라고 답했다.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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