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상 맛본 김기동 포항 감독 "우승한다고 믿었기에 담담하다"

포항, FA컵 결승전서 4-2…통산 5번째 우승
2019년 포항 부임 후 지도자로 첫 정상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 김기동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헹가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2023.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를 이끄는 김기동 감독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담담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FA컵 2023 결승전에서 4-2로 역전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결승전에서 전북을 승부차기 끝에 따돌리고 우승을 달성했던 포항은 다시 전북을 상대로 승리, 10년 만에 우승했다.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포항은 기념비적인 해에 의미 있는 우승을 일궜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포항은 FA컵 통산 5번째 정상에 등극, 이날 상대였던 전북, 그리고 수원 삼성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 타이(5회)를 이뤘다.

김기동 감독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는 성과다. 2019년 포항 지휘봉을 잡으며 첫 프로 감독을 시작한 김기동 감독은 이번이 첫 우승이다.

그동안 '기동 매직'이라 불리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늘 좋은 축구를 보여줬던 김기동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결과까지 놓치지 않는 지도자가 됐다.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 김기동 감독이 지도자상을 수상하고 있다.2023.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김기동 감독은 "감독이 된 뒤 우승은 처음이다.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이 됐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3개 대회(리그, FA컵, ACL)를 치르느라 피곤한 상태여서 경기력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응집력을 갖고 결과를 낸 점에 대해선 칭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또한 "10년 전 FA컵에서 우승할 때 4강을 4-2로 이기고 결승에서 승부차기로 이겼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이번엔 4강을 승부차기로 이겼으니 결승을 4-2로 이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그 바람을 이뤄주고 싶었나보다"라며 뒷이야기도 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정작 우승이 확정된 급박한 순간에는 가만히 그 자리에 서서, 기뻐하는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만 봤다.

김기동 감독은 이에 대해 "2021년 우승 기회였던 ACL 결승전에서 무기력하게 졌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선수들을 믿었기에, 이길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면서 "선수들에게 '오늘 우리 우승할 것 같다. 믿어라'고 했다. 믿었기에 우승이 확정됐을 때에는 정작 담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나는 즐거운 축구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는데, 주변에선 '우승 감독'이 돼야 한다고 했다. 혼자만 욕심 갖는다고 될 일은 아니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 뒤 "이번 우승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선수들과 좋은 축구를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이 우승컵과 함께 우승세리머니를 하고 있다.2023.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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