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아들→음바페 마이 보이' 사랑 받는 이강인, 벌써 2골 합작 '음단장'과 케미가 심상찮다

안호근 기자 2023. 11.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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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이강인(오른쪽)이 4일 몽펠리에전 리그 데뷔골을 넣고 음바페에게 안기고 있다. /AFPBBNews=뉴스1
슛을 날리는 이강인. /AFPBBNews=뉴스1
이강인(22)이 파리생제르맹(PSG)에 완벽히 녹아들었다. 벌써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만들어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지대한 영향력으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음단장'이라고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25)와 특급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강인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1 11라운드 몽펠리에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0분 환상적인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에 3-0 대승을 안겼다.

지난달 2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C밀란전 골, 29일 브레스트와 리그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골을 만들어내며 주전 도약 청신호를 밝혔다.

이강인의 경기력은 물이 올라 있었다. 이미 UCL에서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을 상대로 절묘한 왼발슛으로 골을 터뜨린 이강인은 직전 리그 경기였던 브레스트전에서 음바페를 향한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로 도움을 올린 터였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아래 왼쪽). /사진=PSG 공식 SNS
경기 포스터를 장식한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이날은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펼친 PSG의 해결사로 나선 건 이강인이었다. 측면 수비수 아치라프 하키미가 저돌적인 돌파 이후 내준 컷백 패스에 수비수를 달고 있던 음바페는 속임 동작으로 공을 흘려줬다.

이강인은 자유로운 상황에서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좋은 위치에 공을 잡아두더니 지체 없이 왼발슛,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뱅자맹 르콩트가 발을 떼지도 못할 정도로 완벽한 코스인 왼쪽 구석으로 공을 차 넣었다.

음바페가 이강인을 바라봤고 이강인은 그에게 달려가 안기며 고마움을 표했다. 뒤이어 PSG 동료들도 함께 이강인에게 몰려들어 축하를 전했다. 기분 좋게 시작한 PSG는 워렌 자이레 에메리, 비티냐의 연속골까지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을 칭찬하고 나섰다. 프랑스 PSG 리포트에 따르면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훌륭한 선수다. 나는 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이강인을 알고 있었다. 발렌시아, 마요르카(이상 스페인) 시절에도 이강인을 알았다"며 "이강인을 PSG로 데려온 사람은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이다. 이강인은 훌륭한 영입이다. 캄포스 단장에게도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강인은 작지만 어디에서나 뛸 수 있고 수비에서도 헌신적이다. 또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이강인은 완벽한 선수"라고 덧붙였다.

경기 중 환히 웃는 엔리케 감독. /AFPBBNews=뉴스1
이강인(오른쪽)이 음바페와 포옹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네이마르(알 힐랄)이 떠나며 외롭게 공격진을 이끌던 음바페에게도 이강인은 예뻐보일 수밖에 없는 동생이자 동료다.

그 또한 이강인에게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경기 후 이강인은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더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길 바란다. PSG와 놀라운 팬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프랑스어로 적었는데 이를 본 음바페는 "Mon gars"이라는 짧은 코멘트와 함께 박수를 치는 이모니콘을 덧붙였다.

이는 해석하면 '마이 보이(My boy)'라는 뜻으로 그만큼 음바페가 이강인을 아낄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음을 알 수 있다.

네이마르가 오버랩된다. 지난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순식간에 네이마르와 친해졌다.

어렸을 적부터 스페인에서 활약해 스페인어가 능통한 이강인과 브라질인으로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네이마르의 특별한 연결고리가 맺어진 것이었다. 훈련장에서 이강인이 네이마르를 끌어안기도 했고 엉덩이를 걷어차는 매우 친밀한 모습이 공개됐다.

입단 후 네이마르(오른쪽)와 함께 다니던 이강인. /사진=PSG 공식 SNS
훈련 도중 네이마르(가운데)와 장난을 치던 이강인(오른쪽). /AFPBBNews=뉴스1
사실 둘의 인연은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브라질과 격돌했다. 1-4 뼈아픈 패배였으나 이미 16강으로도 충분한 성과였다. 이강인은 경기 후 네이마르와 유니폼을 교환하기도 했다. 국내를 찾아 전북 현대와 프리시즌 경기를 할때도 내내 붙어다니면서 각별한 사이임이 공개됐다.

이는 자연스레 경기장에서 보여질 둘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으로도 이어졌다. 그러나 둘의 특별한 브로맨스는 오래가지 못했다. 네이마르가 8월 중순 알 힐랄로 이적하게 된 것.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네이마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짦은 시간이었지만 내겐 매우 특별했다. 정말 고맙고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자 네이마르 또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항상 가슴 속에 남을 거야. 조만간 또 보자 아들"이라는 글을 남겼다.

일각에선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다. 음바페와 네이마르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강인이 팀의 핵심인 음바페가 아닌 팀을 떠날 네이마르와 붙어다니며 친분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강인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국가대표 소집 등으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둘의 호흡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핵심 주전 선수로 여기지 않는 것 같은 인상까지 안겼다.

AC밀란과 UCL 경기 후 기뻐하는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드리블을 하는 이강인. /AFPBBNews=뉴스1
탈압박하는 이강인. /AFPBBNews=뉴스1
그러나 기우였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우승을 통해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고 다시 PSG에 합류했다. 그리고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보인 둘의 호흡은 국내 축구 팬들을 넘어 PSG 팬들에게도 큰 설렘을 안겨주고 있다. 메시와 네이마르가 떠나며 PSG의 공격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특히 음바페의 짐을 덜어줄 선수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인은 특급 케미를 뽐낼 후보군임을 최근 2경기로 완벽히 입증해냈다. 지난 경기에선 음바페의 장점을 잘 살린 환상적인 스루패스로 골을 도왔고 이날은 음바페가 센스 있게 흘려준 찬스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지으며 엔리케 감독과 음바페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PSG에 중요한 건 UCL이다. 리그에선 2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메시와 네이마르가 없더라도 정상을 지켜내는 게 큰 걱정거리다 아니다. 다만 UCL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세계적인 공격수 조합도 꾸려봤지만 번번이 유럽 제패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둘이 만들어 나갈 공격의 폭발력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새로운 시너지를 보이는 이강인과 음바페 조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브레스트전 음바페(오른쪽)의 골을 돕고 함께 기뻐하는 이강인. /AFPBBNews=뉴스1
이강인(왼쪽부터)과 음바페.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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