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金-FA컵 우승' 다해본 고영준 "포항과 함께한 우승이 금메달보다 좋아"[현장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3. 11. 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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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5번째 FA컵 우승을 이끈 포항 미드필더 고영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포항과의 FA컵 우승이 더 좋다고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포항 스틸러스 고영준.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포항은 4일 오후 2시15분 경상북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전북을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은 이 우승으로 FA컵 5회 우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FA컵 최다 우승 구단이 됐다. 2013년 대회 결승에서 전북을 승부차기 끝에 꺾었던 포항은 2023년에 같은 상대를 결승에서 만나 10년 만의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황인재가 든든히 지키고 있던 포항의 골문을 연 것은 야속하게도 포항에서 뛰었던 전북 공격수 송민규였다. 전반 16분 구스타보가 오른쪽에서 왼발로 올린 크로스를 송민규가 문전에서 오른발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포항 골키퍼 황인재가 팔을 뻗어 막아냈다. 하지만 송민규가 왼쪽으로 흐른 공을 재차 왼발로 때린 것이 황인재 골키퍼를 지나 포항 수비수 하창래와 골대를 연달아 맞고 골라인을 넘어 송민규의 득점이 됐다. 포항 그랜트가 끝까지 공을 걷어내려고 했지만 한발 늦었다.

포항은 그럼에도 결국 동점골을 만들며 승부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전반 44분 고영준이 왼쪽에서 박스 안으로 낮게 투입한 왼발 크로스가 전북 수비수 정태욱의 발을 맞고 굴절돼 박스 중앙으로 향했다. 이를 뒤에서 달려온 한찬희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점수 균형을 이룬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균형을 무너뜨린 것은 페널티킥이었다. 후반 3분 포항 수비수 신광훈이 포항 박스 안에서 전북 수비수 정우재에 태클을 걸어 넘어뜨렸고, 정우재가 고통을 호소했다. 주심이 이 상황을 온필드 리뷰로 확인한 후 전북의 PK를 선언했다. 후반 6분 키커로 나선 구스타보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전북에 2-1 리드를 선사했다.

포항은 리드를 다시 내줬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전북의 골문을 공략하며 동점골을 노렸고, 결국 결실을 맺었다. 후반 29분 김종우가 헤딩한 것을 고영준이 가슴으로 떨어뜨려 놓은 것을 포항 외국인 공격수 제카가 공이 바닥에 닿기 전에 오른발 발리 슈팅을 때린 것이 그대로 전북의 골문 왼쪽에 꽂혔다.

포항의 집념은 결국 역전을 만들어냈다. 후반 33분 포항 미드필더 김종우가 전북 박스 앞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음과 동시에 오른발로 공을 컨트롤하며 골문 방향으로 돌았다. 이후 가져간 왼발 중거리 슈팅이 땅으로 낮게 깔려 전북 골문 오른쪽 아래 구석을 그대로 파고들어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의 3-2 역전.

다급해진 전북은 동점골을 노렸지만, 포항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포항은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홍윤상의 오른발 감아차기 골을 더해 4-2로 도망갔고, 안방에서 5번째 FA컵 별을 달았다.

ⓒ프로축구연맹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만난 포항 고영준은 "어릴 적 포항의 10년 전 FA컵 우승을 지켜봤었는데, 10년 후 포항 선수로 뛰면서 우승하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입을 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이기도 한 고영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이번 FA컵 우승 중 뭐가 더 좋으냐는 질문에 "금메달을 땄을 때에도 '이것보다 기쁠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포항과 함께한 우승이어서 그런지 지금이 진심으로 더 좋다"고 밝혔다.

고영준은 이어 "결의를 다지며 준비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잘 안풀리고 하프타임 분위기도 무거웠다. 약속된 플레이와 김기동 감독님의 주문이 잘 이뤄졌다"며 "동점골 상황에서 전북 수비가 박스 안에 다 들어가길래 뒤로 세게 컷백 크로스를 올리려고 했다. (한)찬희 형이 뛰어들어오길래 '제발'이라고 기도했는데 넣어주더라(웃음)"고 우승의 발판이 된 순간을 떠올렸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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