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는 울림.. “그래서 물의 시간, 기억을 따라가 봤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1. 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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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이란 누군가 파동을 물리적으로 약화시키거나 내가 그것에 귀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들리지 않는, 의도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섬에 살고 있는 수많은 존재들의 소리는 비극적인 역사를 거쳐 관광과 개발의 논리에 이르기까지 줄곧 소거되어왔다. (중략) 우리는 몸을 다해 듣기로 한다. 미지의 잡음을 들으며 추측한다. 내가 듣는 것이 물의 소리가 맞을까? 닿지 않는 지하의 리듬을 들어본다. 반향과 공명을 통해 소리는 존재하고 소거된 어떤 소리라도 그 소거 이전의 파동에 의해서 들려지고 있다. 표면 아래의, 다른 차원의, 나와 다른 듣기구조체들을 상상해 보아야 할 때다. 우리는 다른 존재의 다른 시간대, 그 시간의 리듬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닐까?" (김그레이스,  '전시 서문' 중에서)침묵이 그저 단순한 소리의 부재가 아닌, 예리하고 민감한 귀를 기다리는 공명의 상태라는 전제 하에, 수면 아래 침잠한 수많은 존재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은 제주의 동굴과 숨골, 건천 등 물의 환경을 경험하며 '몸으로 듣기'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 인간의 것과는 다른 '귀'를 상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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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아트 연구 전시 ‘Unmute Water’
“지하수의 존재를 감각, 소리로 발현”
11일~12월 2이 서귀포시 ‘감저갤러리’
연계 워크숍.. 19일 저지리 ‘나선적 듣기’

 

‘Unmute Water’프로젝트그룹의 현장 연구 활동

   
“침묵이란 누군가 파동을 물리적으로 약화시키거나 내가 그것에 귀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들리지 않는, 의도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섬에 살고 있는 수많은 존재들의 소리는 비극적인 역사를 거쳐 관광과 개발의 논리에 이르기까지 줄곧 소거되어왔다. (중략) 우리는 몸을 다해 듣기로 한다. 미지의 잡음을 들으며 추측한다. 내가 듣는 것이 물의 소리가 맞을까? 닿지 않는 지하의 리듬을 들어본다. 반향과 공명을 통해 소리는 존재하고 소거된 어떤 소리라도 그 소거 이전의 파동에 의해서 들려지고 있다. 표면 아래의, 다른 차원의, 나와 다른 듣기구조체들을 상상해 보아야 할 때다. 우리는 다른 존재의 다른 시간대, 그 시간의 리듬을 듣고 있는 것이 아닐까?” (김그레이스,  ‘전시 서문’ 중에서)

침묵이 그저 단순한 소리의 부재가 아닌, 예리하고 민감한 귀를 기다리는 공명의 상태라는 전제 하에, 수면 아래 침잠한 수많은 존재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애초 ‘음이 소거(mute)’된 물의 울림은 그 이전부터 몸에서 몸으로 울려 퍼졌고, 귀를 기울이는 순간 ‘해제(un-)’되면서 상호 연결성을 획득합니다.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사운드아트 연구 전시입니다. 듣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재정의’하는, 주의와 경청의 매개체이자 설치물로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1일부터 12월2일까지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감저갤러리에서 개최하는 ‘Unmute Water : 음소거 해제된 물의 소리’ 전입니다.

전시는 2023년 제주문화예술재단 시각 부문 우수창작활동지원작으로 선정된 프로젝트입니다. 음소거가 해제된 물이라는 뜻의 ‘Unmute Water’라는 프로젝트그룹이 함께 기획했습니다.

‘물의 소리를 듣는 몸과 기계’ 주제 아래 다년차 사업으로 계획된 전시이며 올해는 제주의 자연을 ‘몸으로 듣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내년에는 ‘물의 소리 장치’에 대한 전시·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Unmute Water’프로젝트그룹의 현장 연구 활동


지난 6개월 동안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은 제주의 동굴과 숨골, 건천 등 물의 환경을 경험하며 ‘몸으로 듣기’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 인간의 것과는 다른 ‘귀’를 상상했습니다. 물의 소리를 증폭하여 채집하는 것이 아닌 돌보며 듣기 위한 매개로서 소리 장치를 연구했습니다.

참여 작가·팀은 사물과 매체 그리고 상황과 리듬을 만드는 사운드·매체 작업자인 다이애나밴드(신원정, 이두호), 사운드·매체·설치 작업을 하는 오로민경, 제주에 살며 영상인류학의 방법론에 기반을 둔 시청각연구와 논픽션 영화 작업을 하는 김그레이스 작가로, 현장 연구를 통해 지층을 뚫고 ‘보이지 않는’ 지하수의 존재를 끄집어낸 여정을 선보입니다.

‘Unmute Water’프로젝트그룹의 현장 연구 활동


전시는 11일 오프닝 리셉션을 시작으로, 12월 2일까지 3주간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 휴관합니다. 관람은 전시 기간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합니다.

19일 오후 4시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미술관옆집’에선 이유진 작가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워크샵 ‘나선적 듣기’를 진행합니다. 수동적인 경험이 아닌 청각적인 재발견의 장이자, 또다른 차원의 상호소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전 신청으로, SNS상에 신청 양식을 추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제주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3년도 제주문화예술지원사업 후원을 받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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