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감독 커리어 첫 타이틀' 김기동 감독, "우승 자신 있었고 선수들한테도 믿으라고 했다"
[마이데일리 = 포항 최병진 기자]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포항은 4일 오후 2시 15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전북 현대와의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4-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명승부였다. 전북이 송민규의 득점으로 먼저 앞서갔지만 포항은 한찬의 동점골로 리드를 맞췄다. 후반전에는 다시 구스타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나 제카가 바로 따라붙었다.
포항은 제카의 동점골 이후 4분 만에 김종우의 왼발 슈팅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홍윤상의 환상적인 감아차기 득점까지 터지며 4-2를 완성했다.
이번 우승은 김기동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 첫 우승이다. 포항 레전드인 김기동 감독은 2019년부터 팀을 맡으며 K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거듭났다. 김기동 감독은 포항의 없는 살림 속에서도 뛰어난 전술 능력과 선수단 관리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마침내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감독이 돼서 첫 우승이고 꿈꿔왔던 순간이다. 선수들이 3개 대회를 치르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결과를 내기 위해 응집력을 가진 모습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제주전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2013년에 전북을 상대로 승부차기로 이겨서 오늘도 4-2로 승리해야 한다’고 했는데 약속을 잘 지켜줬다. 선수들과 팬들 모두 우승에 대한 욕망이 컸는데 기쁜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우승을 차지한 후 선수들의 세레머니를 뒤에서 지켜봤다. 김 감독은 “주인공은 제가 아닌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그런 기분을 만끽하고 있을 때 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흐뭇하게 바라봤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하고 팬들이 즐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주위에서 ‘우승 감독이 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욕심은 나지만 제 마음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선수들과 함께 좋은 축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승 기분에 대해서는 “덤덤했다. 결승에 올라온 게 두 번째인데 오늘은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경기 시작 전에 선수들에게 ‘우승할 것 같다. 자신한다. 믿어라’라고 했다. 선수들을 믿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페널티킥을 내준 신광훈과 장난을 치며 나름의 응징을 했다. 김 감독은 “제가 4-2로 이기라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건 네 생각이고 난 마음이 졸였다’고 했다.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김종우는 김기동 감독의 선택을 이번 시즌에 포항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 큰 부상을 당하면서 장기간 이탈했고 시즌 중반이 지나서야 복귀했다. 김 감독은 “6번 달고 안 된 애가 종우밖에 없었다(웃음). 훈련 때도 ‘포항 올 때 ‘킹’이 될 거라 했는데 언제 킹 하는 거냐’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종우가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을 할 것 같았는데 진짜 골을 넣으면서 포항의 ‘킹’이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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