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유로워질 것" SNS에 썼다가… 분데스리가 축구선수, 퇴출

국가대표 이재성 소속 '마인츠' 공격수
구단 활동 정지 징계 이어 검찰 수사선상에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안와르 엘 가지. 마인츠=EPA 연합뉴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공격수 안와르 엘 가지(28)가 최근 소셜미디어에 팔레스타인 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의견을 밝혔다가 결국 퇴출됐다.

한국 국가대표 이재성의 소속팀인 마인츠는 3일(현지시간) 안와르 엘 가지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구단이 엘 가지에게 내린 활동 정지 징계를 해제한 지 나흘 만에 나온 조치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적의 엘 가지는 혐오성 표현을 퍼뜨린 혐의로 최근 현지 검찰의 수사선상에도 올랐다.

지난달 15일 "강에서 바다로, 팔레스타인은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써 올린 그의 SNS 게시글이 문제가 됐다. 엘 가지가 요르단강과 지중해 사이에 있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상을 가진 것으로 의심받는 대목이라고 dpa는 전했다.

엘 가지는 곧바로 자신이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하고 "모두의 평화를 위해 올렸던 글"이라고 해명했으나, 지난달 17일 구단으로부터 훈련과 경기에 나설 수 없는 활동 정지 징계를 받았다. 마인츠는 지난달 30일 징계를 해제하면서 엘 가지에게 해명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엘 가지는 지난 1일 다시 SNS를 통해 '사과나 의견 번복은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수사기관까지 나서자 마인츠는 결국 그의 퇴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엘 가지는 모로코계 네덜란드 선수로 프랑스, 잉글랜드 리그에서 활약하다 지난 9월 마인츠에 입단했다. 계약 해지 소식을 통보받은 엘 가지는 SNS에 "혼자가 되는 일이 있더라도 옳은 일을 위해 나서라"라며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지옥에 비하면 생계 수단을 잃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