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50주년에 웃은 포항…10년 만에 전북 꺾고 FA컵 우승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창단 50주년을 맞이해 벼르고 별렀던 성과가 한국 최고의 축구팀이라는 명예가 걸린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나왔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한찬희와 제카 그리고 김종우, 홍윤상의 연속골에 힘입어 전북 현대를 상대로 4-2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FA컵에서 통산 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북과 수원 삼성과 함께 공동 최다 우승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포항이 FA컵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K리그1 최초의 더블(2관왕)을 달성한 2013년이다. 당시에도 포항은 전북과 결승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4-3으로 승리했던 터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또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차기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포항은 경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인 전북의 적극적인 압박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전반 17분 송민규에게 선제골까지 내줬다. 수문장 황인재가 한 차례 선방쇼를 벌였으나 리바운드 슛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포항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포항은 전반 36분 코너킥 찬스에서 그랜트가 날카로운 헤더를 시도하더니 전반 44분 한찬희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공이 전북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된 것을 한찬희가 오른발 슛으로 꽂았다.
포항은 후반 6분 구스타보에게 페널티킥(PK) 추가골을 헌납했지만 금세 추격의 불을 당겼다. 제카가 후반 29분 페널티지역에서 흘러나온 공을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고, 김종우가 4분 뒤 아크 정면에서 놀라운 터닝슛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포항은 종료 직전 홍윤상이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그대로 골문에 꽂히면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포항 관중석에선 ‘Again 2013’이라는 걸개가 휘날리면서 10년 만에 되살아난 우승의 기쁨을 자축했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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