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REVIEW] 포항, 10년 만에 정상 밟았다! 전북과 4-2 혈투 끝 짜릿 역전승…통산 5번째 FA컵 우승
[스포티비뉴스=포항, 박대성 기자] 김기동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에 우승컵을 안겼다. 홈에서 FA컵 정상을 밟았다. 포항은 선제골을 내줬지만 끝까지 달라붙어 득점하며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포항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전북을 4-2로 꺾었다. 포기하지 않은 공방전 끝에 스코어를 뒤집어냈고, 10년 만에 FA컵 정상을 밟으며 포효했다. 이날 우승으로 전북현대, 수원삼성 함께 FA컵 통산 최다 우승 타이(5회)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결승전은 양 팀 모두에게 역사였다. 포항은 10년 전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기면서 FA컵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당시 K리그 최초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전북은 FA컵 5회로 수원삼성과 공동 최다 우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전북의 단독 최다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포항이 우승하면서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FA컵 우승 타이틀을 5회로 늘려 타이를 이뤘다.
FA컵 우승팀에겐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주관 클럽 대항전 진출권이 주어진다. 아직 챔피언스리그 혹은 ACL2 진출권 중 어떤 티켓이 주어질진 확정되지 않았다.
[경기 전 코멘트]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
"올해가 창립 50주년이다. 우승을 하려는 의지를 보였는데 리그는 울산이 우승했다. 우리가 노력한 끝에 FA컵 결승까지 왔다. FA컵 우승컵을 들어본지 10년이 됐다. 우리 홈에서 결승전이 치러진다. 홈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뛴다. 선수들과 준비를 잘하고 있다. 전북전 올시즌 전적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올해에는 우리가 한 번도 안 졌다는 자신감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전북 현대 단 페트레스쿠 감독
"FA컵 결승에 올라와 행복하다. 다른 리그에 이어 한국까지 4번째 컵 대회 결승전이다. 전북 팬들과 선수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다. 원래대로면 홈과 원정에서 경기를 해야하는데 포항에서 결승전이 치러지게 됐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정해진 규칙이니 따라야 한다. 전북은 작년에도 우승을 했다. 우승을 할 줄 아는 팀이다. 올해도 트로피를 들겠다. 올시즌 포항에 1무 3패, 포항 순위는 2위다. 하지만 기록이 모든 걸 대변하지 않는다. 결승 무패를 발판 삼아 포항전에서 첫 승을 하고 싶다. 결승은 뛰러 오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리다. 지난 포항전엔 몇 경기에서 운이 없었다. 이번엔 운적인 부분도 잘 따라왔으면 좋겠다."
[라인업]
포항은 제카에게 전북 골망을 맡겼다. 허리에선 김승대, 고영준, 김인성이 뒤를 받쳤다. 한찬희와 김종우가 한 칸 아래에서 수비와 연결 고리를 맡았고, 포백은 박승욱, 그랜트, 하창래, 신광훈이었다.
전북은 송민규, 구스타보, 한교원 스리톱 카드를 꺼냈다. 백승호, 맹성웅, 박진섭이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수비는 김진수, 홍정호, 정태욱, 정우재였다. 전북 골키퍼 장갑은 김정훈이 꼈다.
[전반전]
포항은 홈에서 초반부터 전북을 밀어 붙였다. 빠르게 측면 빈틈을 파고 든 이후 박스 안으로 볼을 넣어 전북을 위협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5분 만에 위협을 맞이한 전북도 측면으로 방향을 돌려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포항은 오른쪽 측면에서 김인성 스피드를 살려 전북을 흔들었다. 전북은 전반 10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포항이 중원에서 빌드업을 하려고 하는데 달라 붙어 볼을 끊었다. 우당탕당 전진한 이후 한교원 발끝에 걸렸고, 한교원이 지체없이 슈팅했다. 황인재 골키퍼 손 끝에 걸린 뒤 옆 골대를 강타했다. 전북에겐 아쉬운, 포항에겐 철렁한 장면이었다.
전북은 전반 13분 백승호의 날카로운 직접 프리킥으로 한 차례 더 포항 골문을 조준했다. 날카롭게 골망 아래로 빨려 들어갔지만 황인재 골키퍼 손을 통과하지 못했다. 전북은 전반 16분 송민규가 포항 골문을 뒤흔들었다. 측면에서 구스타보 패스를 절묘한 타이밍에 맞춰 슈팅했다. 득점에 환호했지만 친정 팀 포항을 위해 두 손을 올리며 세리머니를 하진 않았다.
전북은 선제 득점 이후 한 칸 더 올려 포항을 압박했다. 포항은 빠른 동점골을 위해 최대한 전북 진영에 다가서 공격했다. 전반 24분 제카가 전북 박스 앞에서 한 차례 슈팅을 가져갔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전북은 전반 26분 백승호가 포항 압박을 유려하고 간결한 드리블로 벗겨냈다. 선제 득점 이후 분위기를 잡은 이들은 포항 박스 앞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했다. 포항은 전반 27분 제가 연계를 시작으로 한찬희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볼은 낮게 전북 골대 쪽으로 깔리며 김정훈 골키퍼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포항은 전반 35분 코너킥 세트피스로 기회를 노렸다. 그랜트가 고영준이 올린 볼을 방향만 정확하게 돌려 슈팅했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포항은 김정훈 골키퍼 선방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경기는 소강 상태였다. 양 팀은 밀고 당기며 득점을 위해 달렸다. 전반 42분 전북이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침투하는 한교원에게 찔러줬다. 포항은 한교원 패스를 견제했고, 한교원이 박스 근처에서 넘어지며 무위에 그쳤다.
전반 정규 시간 1분을 남긴 시점, 포항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 템포를 올린 이후 고영준이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찔러 넣었다. 전북 수비 숲을 통과한 볼이 한찬희 발에 걸렸고 지체없는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후반전]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또 한 번 불이 붙었다. 정우재가 포항 박스 안에서 볼을 잡았고 신광훈의 태클이 있었다. 정우재가 박스 안에서 넘어지자 전북 단 페스레스쿠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테크니컬 라인을 지나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판정이 이어졌고 페널티 킥으로 정정됐다. 키커는 구스타보였고 포항 골대 왼쪽으로 밀어 넣어 환호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후반 10분 심상민, 홍윤상을 투입해 일찍이 변화를 줬다. 이후 곧바로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 벽에 맞아 아쉬움을 삼켰다. 고영준이 볼을 받은 뒤에 낮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는데 김정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북이 한 골을 더했지만 스틸야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북은 후반 16분 김진수의 중거리 슈팅으로 분위기를 이어가려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보아텡을 투입해 피치 위에 변화를 줬다. 포항은 동점골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몰아쳤다. 제카를 중심으로 코너킥 등에서 슈팅 기회를 노렸다. 전북은 후반 22분 구스타보를 빼고 박재용을 투입해 고삐를 당겼다.
포항은 전북 측면을 공략했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기회가 생기면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 시도를 늘려 전북을 압박하고, 세컨볼 이후 득점하는 패턴이 가능했다. 분위기가 소강 상태에도 전북 진영에서 볼 점유율을 늘리면서 동점골 한 번을 노렸다. 꾸준히 전북 진영에서 기회를 노리던 포항은 후반 30분 제카의 묵직한 슈팅으로 포효했다. 경기는 어떤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게 됐다.
김기동 감독은 제카를 빼고 이호재를 투입했다. 동점골 뒤 포항의 공격은 더 매서워졌고 후반 31분 한찬희가 강한 중거리 슈팅으로 전북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포항은 넘어온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다. 김종우의 낮고 빠른 슈팅 한 방이 전북 골망을 뒤흔들며 스틸야드를 뜨겁게 달궜다.
전북은 후반 36분 문선민을 넣어 화력을 더했다. 포항은 전북 교체에도 템포를 유지하며 공격 또 공격했다. 포항은 쐐기골을 위해, 전북은 동점골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추가 시간은 7분이었다.
추가 시간에 돌입해도 포항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프리킥에서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고 최대한 볼을 지켰다. 홍윤상이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과감한 슈팅으로 전북 골망을 뚫었고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홍윤상 득점 이후 모두가 환호했고, 포항 팬들은 홈에서 우승을 만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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