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 현장리뷰] '김기동 매직 통했다!' 1-2→4-2 대역전극!...포항, 전북 꺾고 10년 만에 FA컵 우승+최다 우승 달성

신인섭 기자 2023. 11. 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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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인섭 기자(포항)] 포항 스틸러스가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4일 오후 2시 15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에 4-2로 대역전극을 썼다. 이로써 포항은 창단 50주년을 스스로 자축했다. 

또한 2013년에 이어 1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데자뷔다. 공교롭게도 포항은 지난 2013 대회에서도 4강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 전북을 만났다. 당시 양 팀은 정규 시간 내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포항이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은 별 5개를 가슴에 달게 됐다.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FA컵 5회 우승 팀이 됐다. 이로써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최다 우승 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포항은 1996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8, 2012, 2013, 그리고 2023에 우승 역사를 썼다.

[선발 라인업] 제카vs구스타보...외인 공격수 앞세운 양 팀

포항은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제카를 최전방에 세우고, 김승대, 고영준, 김인성이 2선에 자리했다. 한찬희와 김종우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박승욱, 그랜트, 하창래, 신광훈이 4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황인재가 지켰다.  

지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4강전에서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 혈투를 벌였던 포항은 체력적으로 전북보다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김기동 감독은 선발 명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맞선 전북은 4-1-2-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송민규, 구스타보, 한교원이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박진섭, 백승호, 맹성웅이 중원 삼각 편대를 구성했다. 김진수, 홍정호, 정태욱, 정우재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김정훈이 맡았다. 포항과 다르게 전북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4강전 선발에서 조금은 변화를 줬다. 

 

[전반전] 송민규 선제골...한찬희 동점골로 1-1 접전

포항이 초반 기회를 날렸다. 전반 3분 제카가 김정훈 골키퍼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패스 미스를 유발했다. 이를 끊어낸 김승대가 좌측면에서 공을 잡고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문전에서 고영준이 머리에 맞췄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북도 강한 전방 압박을 펼쳤다. 전반 5분 포항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구스타보를 포함해 한교원까지 압박을 펼쳐 결국 코너킥을 만들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슈팅까지 만들지는 못했다.

이후 전북이 점유율을 높여가며 빈틈을 노렸다. 전북은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정태욱, 홍정호와 함께 박진섭이 3백을 형성해 안정적으로 공을 돌렸다. 백승호, 맹성웅이 중원에서 볼을 받아 측면으로 전개해 나가거나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보내는 패스로 기회를 엿봤다.

전북이 땅을 쳤다. 전반 11분 골키퍼가 보낸 롱볼 상황에 중원 혼전이 발생했다. 공을 잡아낸 송민규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쐈고, 공교롭게 이 공이 한교원에게 흘렀고, 곧바로 때렸지만 골대를 맞았다. 흐른 공을 맹성웅이 슈팅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전북이 기회를 잡았다. 전반 14분 송민규가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를 백승호가 키커로 나서 직접 때렸지만 황인재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북이 결국 이른 시간 먼저 웃었다. 전반 16분 구스타보가 우측 페널티 박스에서 보낸 크로스를 골대 바로 앞에서 송민규가 슈팅했다. 첫 슈팅은 황인재가 막아냈지만, 세컨드 볼을 송민규가 다시 잡아 침착하게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포항이 선제 실점 이후 곧바로 변화를 가져갔다. 좌우 풀백으로 나선 신광훈과 박승욱의 위치를 변경했다. 포항이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전반 25분 제카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오른발 슈팅을 쐈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전북은 노련하게 플레이했다. 전반 27분 강한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전북의 박진섭이 전방으로 한 번에 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를 한교원이 잡고 곧바로 발리 슈팅했지만 골키퍼가 잡아냈다.

양 팀이 계속해서 균열을 만들었다. 전반 28분 제카가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아낸 뒤 옆으로 패스를 보냈다. 이를 한찬희가 오른발로 마무리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전북은 전반 29분 송민규가 슈팅한 것을 수비가 태클로 저지했다. 포항이 머리를 감싸쥐었다. 전반 36분 코너킥 공격에서 고영준이 올린 공을 그랜트가 문전에서 헤더로 찍어내렸지만 김정훈이 슈퍼세이브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인성이 허슬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반 43분 전북의 역습 과정에서 백승호가 찔러준 패스를 한교원이 잡아낸 뒤 슈팅하려던 상황에서 김인성이 끝까지 따라붙어 슈팅 직전 이를 막아냈다. 반칙까지 얻어냈다. 이후 곧바로 이어진 공격 과정에서 포항이 스코어에 균형을 맞췄다. 우측면에서 김인성이 질주한 뒤 내준 패스를 고영준이 잡지 않고 곧바로 컷백을 내줬다. 이를 한찬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작렬했다. 결국 전반은 양 팀이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포항 극장 대개봉!...제카, 김종우 득점! 1-2→4-2 대역전극!

후반 초반 전북이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후반 3분 백승호가 내준 패스를 정우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잡아내는 과정에서 신광훈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실과 소통 이후 온 필드 리뷰를 체크했다. 이후 단호하게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키커로 구스타보가 나섰고, 완벽하게 골키퍼를 속이며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이 공격에 고삐를 당겼다. 후반 10분 송민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아낸 뒤 뒤쪽으로 공을 보냈다. 이를 백승호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품에 안겼다. 포항이 빠르게 신광훈, 김인성을 빼고 심상민, 홍윤상을 넣었다. 투입 직후 기회를 잡았다. 문전 혼전 속에서 홍윤상이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후반 13분 고영준의 슈팅도 김정훈이 쳐냈다. 

전북도 물러서지만은 않았다. 후반 15분 전북이 역습 과정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이를 김진수가 왼발로 슈팅했지만 골문 옆으로 향했다. 전북도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맹성웅을 대신해 보아텡이 투입됐다. 후반 23분엔 구스타보가 부상을 입으면서 박재용이 들어갔다. 

포항이 다시 균형을 이뤘다. 후반 30분 좌측면에서 홍윤상이 올린 컷백을 전북 수비가 걷어냈다. 이 뒤로 흘렀다 고영준에게 연결됐고, 가슴 트래핑한 것을 제카가 발리 슈팅으로 득점을 작렬하며 재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포항이 곧바로 교체를 사용했다. 제카를 뺴고 이호재를 투입했다.

포항이 흐름을 탔다. 후반 32분 이번에도 좌측면에서 고영준이 내준 크로스를 뒤쪽에서 쇄도하던 한찬희가 슈팅했지만 골문 위로 떴다. 포항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3분 중원에서 공을 잡은 김종우가 환상적인 턴 이후 왼발 슈팅해 역전골을 터트렸다. 김종우의 포항 데뷔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전북이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6분 정우재를 빼고 문선민을 투입했다. 포항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좌측면에서 홍윤상이 돌파 이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쪽 그물을 흔들었다. 결국 경기는 포항이 4-2로 승리하며 FA컵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우승으로 포항은 사실상 다가오는 아시아 무대에서 상위 무대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로 통칭됐던 기존 대회는 다음 시즌부터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AFC 챔피언스 리그(ACL)2로 개편된다. 유럽축구연맹(UEFA) 산하의 챔피언스리그(UCL)와 유로파 리그(UEL) 등의 구조로 이해하면 쉽다. 즉, ACLE가 더욱 높은 권위의 대회다.

다만 대회가 개편되면서 K리그 팀들의 관문은 좁아졌다. 기존 ACL 대회에선 K리그1에 주어진 티켓은 2+2였다. K리그1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본선 티켓을, K리그1 2위와 3위엔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이 부여됐다. 다음 시즌부턴 2+1체제다. ACLE에 총 2+1장이 주어지고, ACL2 대회에 1장이 주어진다.

하지만 아직 리그 순위와 FA컵 우승에 따른 ACL 출전권 배분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이와 관련해서 공문을 받았을 때, 이것의 결정은 협회가 하게 되어 있다. 다만 대상이 K리그 팀들이다 보니 연맹과 협의를 해야 한다. 아직 협의는 되지 않았다. FA컵 결승 이후 협의가 이뤄질 것 같다. 협회가 결정하지만 연맹의 의견도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은 이날 우승으로 사실상 ACLE 진출이 유력해졌다. 포항은 현재 K리그1에서 2위(승점 60)에 위치해 있는 상황이다. 3위 광주FC(승점 57), 4위 전북(승점 53)에 위치해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여기에 FA컵 우승까지 달성하면서 다음 시즌 ACLE 무대 진출 티켓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경기결과]

포항 스틸러스(4) : 한찬희(전반 44분), 제카(후반 30분), 김종우(후반 32분), 홍윤상(후반 추가시간)

전북 현대(2) : 송민규(전반 16분), 구스타보(후반 5분-PK)

사진=대한축구협회, 포항 스틸러스 SNS, 전북 현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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