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이용자 떠나고 허위정보 방치 논란까지… 흔들리는 머스크의 엑스
전년 대비 이용자 16% 감소에 광고주 54% 줄어
콘텐츠 심의 부문 축소 결과 허위정보 범람에 규제 압박 이어져
'슈퍼앱' 구상 추진하지만 성공 불투명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엑스(트위터) 인수 후 1년 간 이용자와 광고주가 줄고 기업가치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정보와 혐오표현 등 심의 기능을 약화시킨 결과 규제 압박도 커지고 있다.
광고주 이용자 떠나고 기업가치도 하락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5일 <일론 머스크 체제 하의 엑스 격동의 첫해> 기사를 통해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분석 결과 지난 1년 간 엑스 이용자가 16%(모바일앱 기준) 줄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미국에서 집행된 엑스 광고는 전년 대비 54% 줄었다. 이는 경쟁 서비스와 대조적인 수치다. 같은 기간 틱톡의 광고는 72% 늘어나는 등 급증했다. 레딧은 21%, 페이스북은 2% 늘었다. 스냅챗의 광고는 줄었지만 소폭(4%)에 그쳤다.
포춘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엑스의 사내 메모를 입수해 엑스가 자사의 가치를 총 190억 달러(약 26조 원)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9조 원)에 인수했다.
BBC에 따르면 트위터 투자자이자 머스크의 행보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로스 거버는 “현실과 환상은 다르다. 현실에서 트위터는 죽어가고 있다. 이를 구해내야 한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엑스, 1년 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을 망친 방법> 기사를 통해 “한때 미디어 전문가, 정치 활동가, 뉴스에 관심이 큰 이용자들을 위한 주요 온라인 모임 장소였던 이 플랫폼은 실시간 정보 제공과 토론의 활발한 소스로서 관련성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메랑으로 돌아온 '허위정보' 방치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콘텐츠 심의' 기능을 약화시킨 점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과거 트위터는 허위정보를 유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 허위정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전부터 트위터의 콘텐츠 심의를 '검열'로 규정하며 반발해왔다. 인수 후엔 윤리·인공지능팀을 해체하고 팀원 중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을 해고했으며 신뢰 및 안전 부서의 15%를 해고하는 등 관련 인력을 줄였다.
결국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허위정보의 최대 유포지로 엑스가 지목 받게 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엑스에서 전쟁 관련 허위·선동 콘텐츠를 조직적으로 올리는 계정이 67개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이 지난 9월 발행한 '허위정보에 관한 실천 강령'(Code of Practice on Disinformation)에 따르면 다른 소셜미디어보다 엑스에서 허위정보가 많이 발견됐고, 유포자들의 참여도 다른 플랫폼보다 활발했다.
트위터의 공식계정 인증 마크인 '블루체크'를 유료화해 누구나 돈만 내면 인증 마크를 획득하게 한 점도 문제를 키웠다. 지난 5월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이 폭발에 휩싸인 듯한 조작 사진이 확산돼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논란이 됐는데, 허위정보 유포 계정 가운데 일부는 '블루체크' 계정이었다.
문제가 커지자 EU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관련 문제 콘텐츠 처리 절차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엑스 대상 조사에 나섰다. EU가 새롭게 만든 DSA(디지털서비스법)는 주요 플랫폼 사업자의 불법 콘텐츠 또는 문제가 있는 콘텐츠에 대한 처리 절차와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최대 연간 글로벌 수익의 6%를 과징금으로 낼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서비스에 비해 콘텐츠 심의 파트가 약화된 트위터가 과징금 1호가 될지 주목 받고 있다.
논란이 되자 린다 야카리노 엑스 CEO는 “수만 개의 콘텐츠를 없애거나 라벨을 붙이는 조치를 취했으며 하마스와 연결된 수백 개의 계정을 삭제했다”며 적극 대응을 시사했다.
'슈퍼앱'으로 돌파구?
일론 머스크는 '슈퍼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슈퍼앱'은 콘텐츠나 메시지 기능 외에도 물건 구매, 결제, 금융 등 기능을 결합한 앱을 말한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슈퍼앱' 구상의 일환으로 엑스는 여러 서비스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엑스는 전화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음성영상 통화 서비스를 출시했고, '데이팅 앱' 기능을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엑스가 추진하는 유료화도 '슈퍼앱'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서구권에선 '슈퍼앱'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다. 미국에선 이미 이용자들이 개별 앱을 통한 서비스 이용에 익숙한 데다 위챗 성장기 당시의 인터넷 환경과 현재 환경이 다르고, 카드결제가 보편화된 점도 차이다.
더버지는 “머스크는 사람들에게 왜 그런 플랫폼이 필요한지 설득을 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구글, 스냅, 우버 등이 슈퍼앱이 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쇼핑, 커뮤니케이션, 금융 등에서 개별적으로 쓰고 있는 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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