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식민지배 사과 안 했지만… 나름 호평 받은 찰스 3세 케냐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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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963년까지 이어진 영국의 케냐 식민통치에 대해 '사과'를 하진 않았지만, 나름 진정성 있는 언행으로 호평을 받았다.
2022년 즉위 후 찰스 3세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를 찾은 것은 케냐가 처음이다.
물론 찰스 3세가 과거 영국에 협력했던 케냐인들만 챙긴 것은 아니다.
앞서 초미의 관심사는 찰스 3세가 과거 영국의 식민지배에 대해 케냐에 사과할 것인지 여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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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에 살해된 저항군 후손들과도 만나
CNN "경청의 힘 돋보여… 모친보다 낫다"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963년까지 이어진 영국의 케냐 식민통치에 대해 ‘사과’를 하진 않았지만, 나름 진정성 있는 언행으로 호평을 받았다. 2022년 즉위 후 찰스 3세가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나라를 찾은 것은 케냐가 처음이다. 마침 올해는 케냐의 독립 60주년에 해당한다.
찰스 3세가 이 노병을 만난 것은 참전용사를 기리는 훈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음부리아는 1940년대에 이미 수많은 훈장을 받았지만 1950년대 들어 이들을 전부 버렸다고 한다. 당시 케냐는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른바 ‘마우마우’(Mau Mau) 독립운동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문제는 마우마우 저항군이 과거 영국 정부나 군대에 협력했던 케냐인들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음부리아는 마우마우 저항군한테 해코지를 당하지 않으려고 영국에서 받은 훈장을 모두 없앴다.
이번 케냐 방문을 계기로 찰스 3세는 음부리아에게 번쩍번쩍 빛나는 새 훈장을 전달했다. 음부리아는 크게 기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고 CNN은 소개했다.
물론 찰스 3세가 과거 영국에 협력했던 케냐인들만 챙긴 것은 아니다. 그는 마우마우 저항군으로 활동하다가 영국 군대와 경찰의 모진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후손과도 만났다. 찰스 3세와의 간담회 참석자 중에는 에블린 키마티라는 여성도 있었다. 그의 아버지 데단 키마티는 1950년대에 마우마우 저항군을 이끌고 싸우다가 영국군에 붙잡혀 처형당했다. 에블린은 찰스 3세에게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조차 없는 아버지 시신을 찾을 수 있도록 영국 정부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초미의 관심사는 찰스 3세가 과거 영국의 식민지배에 대해 케냐에 사과할 것인지 여부였다. 찰스 3세는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독립운동 무력 진압 등 영국의 폭력 행사에 대해 “가장 깊은 유감”(deepest regret)을 표시했다. 다만 식민통치 자체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에 루토 대통령은 “훌륭한 첫걸음”(good first step)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CNN은 옛 식민지 국가를 대하는 찰스 3세의 자세는 그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찰스 3세의 외국 방문이 국제사회에서 영국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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