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어 하남’, 아시아·태평양 문화예술 허브 '중심축' 기대
정부·서울시와 연쇄 접촉 ‘협조 물꼬’
이현재 시장 ‘K-스타월드 조성’ 총력
규제 족쇄 제거… 미래 먹거리 주춧돌
아시아·태평양 문화예술의 허브를 꿈꾸고 있는 하남시가 글로벌 최첨단 공연장으로 미국 스피어사와 함께 ‘스피어 하남’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피어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 받는 최첨단 공연장 ‘스피어’(Sphere)를 건설한 주인공이다.
스피어사 데이비드 스턴 부회장을 비롯한 폴 웨스트베리 개발·건설부문 총괄부사장, 이언 휘스트 수석부사장 등 최고 경영진은 최근 하남시를 찾았다.
공연장 건립을 위한 입지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방문단은 하남시민과 첫 만남을 갖고 공개 사업설명에 나선 데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차례로 만나 협조를 당부했다.
■ 미 스피어사, ‘스피어 하남’ 건설 종종걸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문화원은 지난해 방탄소년단 콘서트 1회 개최 시 최소 6천197억원에서 최대 1조2천207억원의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는 공연장이 부족해 한국은 ‘케이팝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스피어사 최고 경영진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공연문화의 메카를 꿈꾸는 하남시 노력에 관심을 보이며 그동안 사업 실행을 위한 규제개선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표시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는 ‘서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한강 르네상스 2.0) 사업 연계를 바탕으로 한 ‘메트로 서울’ 구축 지원도 약속 받았다. 특히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는 ‘스피어 하남’과 관련한 중소기업 참여를 협의하기도 했다.
앞서 스피어사는 하남시를 찾아 K-스타월드 조성사업 부지인 미사 아일랜드와 창우동 일원 등 현장 답사 방법으로 스피어 건립에 필요한 대내외적인 입지 여건 등을 분석했다. 또 하남시의회를 방문해 강성삼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스피어 하남’ 건립을 위한 지원과 협조를 구했다.
특히 하남시와 스피어사는 시청 별관 대강당에서 시민과의 공개 만남을 통해 사업설명회를 갖고 공연장 건립과 관련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사업 소개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현재 시장은 “하남시는 스피어사와 ‘스피어 하남’ 건설에 필요한 사업 추진 일정부터 대상지, 개발 방향 및 실무협의체 구성에 따른 향후 계획 등 다양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며 “최첨단 공연장인 스피어를 하남시에 건설해 케이팝의 허브로서 한류문화 확산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K-콘텐츠 메카로 자족도시를 꿈꾸고 있는 하남시
이번 스피어사의 한국 여정이 있기까지 하남시를 직주근접의 일자리가 넘치는 자족도시로 건설하겠다는 민선 8기 이 시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시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 따라 미사·위례·감일 등 3개 신도시 사업을 추진했으나 정부는 미사강변도시에 국제컨벤션센터 및 호텔을 건립해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지키지 않았다. 자족도시 건설 약속 이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시의 중장기적 발전에 큰 저해 요인이 돼 왔다.
하남시의 분석 결과 하남시민들이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비율은 대표적 직주근접 도시로 평가 받는 화성시(33%)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60%를 기록했다. 지역의 경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경제종합지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2020년 기준)은 2천671만원으로 경기도(3천652만원)와 경기 남부(4천146만원) 평균에 크게 뒤처질 만큼 베드타운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시장은 하남시가 안고 있는 베드타운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K콘텐츠 산업 육성을 목표로 케이팝 공연장, 세계적인 영화촬영장, 영상문화복합단지 등이 들어서는 K-스타월드 조성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K-스타월드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약 5만개의 일자리와 연간 약 3조원의 경제효과 창출이 기대되면서 자족도시 건설을 위한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한류문화단지 조성…3조5천억원 재무 투자 유치
이 시장은 ‘세계로 도약하는 한류문화 중심도시 하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한류문화단지 조성 및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먼저 지난해 11월 영향력을 갖춘 여야 유력 정치인들과 문화예술계·학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참석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하남시에 영상문화복합단지 등 한류문화단지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올해 4월부터 권역별 버스킹 공연을 진행하고 하남 미사경정공원에서 바비큐비어페스티벌 및 2023 하남뮤직페스티벌 뮤직 인(人) 더 하남 등 대규모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하남시가 K-컬처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하남시에서 ‘중소기업 규제발굴 현장간담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중소기업중앙회 규제개선 회의에 참석해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2023년 9월) 등을 통해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 지원 등을 요청했다.
아울러 올해 1월에는 하나증권㈜로부터 직접투자 2천억원을 포함한 사업비 약 3조5천억원에 대한 금융참여의향서(LOI)를 받으며 K-스타월드 조성사업이 타당성을 갖춘 사업임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 GB 해제 규제 완화…패스트트랙 협력 구축
하남시는 지난 7월 수질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발제한구역의 조정을 위한 도·시·군 관리계획 변경안 수립지침 개정안’ 시행을 이끌며 K-스타월드 조성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을 제거했다.
그린벨트(GB) 해제 지침 개정안에는 당초 개발제한구역 환경평가등급 가운데 1~2등급지는 원칙적으로 해제가 불가능했으나 환경평가 항목 중 수질평가 항목에 대한 기준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질오염원 관리를 위한 대책 수립 시 해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시는 K-스타월드 조성 부지인 미사아일랜드(미사섬)를 비롯, 지난해 환경평가등급 상향 조정으로 개발이 무산된 H2부지(창우동 일원) 등 수질 2등급지에 해당돼 개발이 불가능했던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시장은 이 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중소기업중앙회와 글로벌 공연장 유치 및 K-컬처 중소기업 배후단지 조성을 위한 전방위적 협력에 나서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더했다.
큰 성과는 양 기관이 K-스타월드 조성을 위해 ▲사업타당성평가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실시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 이행 과정이 3~4년 소요될 것에 대비해 패스트트랙을 적용, 이행 기간을 단축하자는 내용이다.
김동수 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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