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고양이와 개가 다르다는 건 여기서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작은 개가 아니다.'라는 수의학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고양이는 개와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이는 영양학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말입니다. 실제 미국사료관리자협회(AAFCO)에서 표현하는 표에서만 보더라도 40개가 넘는 영양소 항목 중 같은 값을 갖는 숫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개는 잡식, 고양이는 완전육식 동물
가끔 개는 늑대와 같다는 마케팅으로 인해 개를 완전 육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케터들의 주장으로 99.9% 유전적으로 개와 늑대가 일치한다는 주장은 사람과 침팬지가 유전적으로 일치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진화론적으로 추정할 것이 아니라, 생리학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양이는 개보다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하다
미국사료관리자협회(AAFCO)에서만 살펴보아도 고양이 요구량(26%)이 개 요구량(18%)보다 1.4배가량 많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도 안전한 수치는 아닙니다. 비교적 최근 논문(Dorothy P Laflamme et al. Discrepancy between use of lean body mass or nitrogen balance to determine protein requirements for adult cats. 2013)을 살펴보면,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묘 체중당 5.2g의 단백질이 필요함을 이야기합니다. 국제 고양이학회지에 실릴 정도로 검증된 논문입니다.
질소균형을 유지하는 정도는 더 적은 양 (체중당 1.5g)으로도 가능합니다. 단백질은 몸에서 처리되고 나면 질소화합물로 간에서 처리되어 변과 오줌으로 나갑니다. 질소균형은 여기에서 들어오는 양(먹는 양)과 나가는 양의 차이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과 신장이 건강한 고양이라면 질소균형이 잘 유지되기 때문에, 들어오는 양(먹는 양)이 많아도 나가는 양을 늘리며, 균형을 잘 유지합니다. 즉, 질소균형을 유지하는 정도는 건강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논문에서 집중한 것은 질소균형이 아니라, 근육량이 잘 유지되는 지를 확인한 것입니다. 체중당 5.2g의 단백은 섭취해야 근육량이 잘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죠. 예시를 통해, 논문에서 말하는 수치가 어느 정도 단백이 높은 사료를 먹여야 하는 지를 살펴보겠습니다. (5kg 고양이를 기준으로, 논문에 따르면 하루 26g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합니다. 이 고양이가 건사료를 주로 먹고 하루 한 캔만 습식을 먹는다고 할 때를 가정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사료 구성으로 하루에 급여할 때, 이 고양이는 하루 25.5g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논문과 겨우 비슷해졌습니다. 다만 건사료 중 라벨상으로 40% 조단백은 고양이 건사료 상위 30%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건사료 중 이 정도로 높은 가공된 고단백은 설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산균과 병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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