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마라”…초등생 정서학대 40대 교사 벌금형

춘천지법 전경./뉴스1

저학년 초등학생들에게 이유없이 꾸짖는 듯한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교사가 벌금형을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있던 지난해 3∼6월 학생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등에 대한 얘기도 하지 않으면서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는 말을 반복하며 아이들의 정신 건강·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안부 인사를 하거나 수업 중 질문을 하기 위해 나오는 학생에게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고 다그치고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정신병자 같다”거나 “야동 봤던 애처럼 행동하지 말라” 등의 부적절한 언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말로 훈계했을 뿐이므로 아이들이 불쾌할 수는 있으나 정서적 학대를 한 것은 아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은 채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선생님 머리 아프게 하지 말라”고 말한 행위는 자신의 고통을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이해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정당한 훈육 범위와 수단, 방식을 벗어났다”며 “다만 일부 훈육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학대의 정도가 심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