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200석’ 주장 민주당에, 박지원 “연일 똥볼만”
박지원 전 국장원장이 4일 “민주당이 실수를 안 해야 하건만 연일 똥볼만 찬다”며 “강서(구청장 보선) 승리에 겸손해야지 대세론·낙관론 운운하며 총선 200석 확보로 윤석열 정권 무력화시키자고 하면 국민이 떠난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안 해야 한다”며 이같이 썼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야권 강성 인사들이 연일 내놓는 발언에 박 전 원장이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1일 KBC광주방송에 출연해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 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선거제 개편 논의를 주도하는 이탄희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우리 당 최대 목표는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최대한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얻겠다는 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다양한 범민주진보세력, 그리고 국힘 이탈 보수 세력까지 다 합해 200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썼다. 200석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고 개헌·대통령 탄핵소추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절대 의석’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이처럼 200석을 주장하는 것이 총선 전략에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고 박 전 원장이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당내에서도 “20년 집권 운운하다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내 준 걸 잊었나” “구청장 보선에서 이겼을 뿐인데 승리에 도취돼 아무 말이나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도취·건방·싸가지 언행을 각별 조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준 ‘노룩 악수’와 김용민 의원의 “이제 (대통령) 그만두셔야죠” 발언 등을 지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원장은 “골프와 선거는 고개 들면 진다. 오만하면 진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이 최근 출범한 총선기획단 관련해서 친명·비명 갈등이 벌어지는 양상도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단결하고 강한 야당, 민생 투쟁하는 민주당이 되어야지 친명·비명 헐뜯고 공천기획단 구성 등으로 싸우면 국민이 떠난다”고 했다. 최근 친명 일색 총선기획단이 구성되자 비명에서 ‘친명기획단’ ‘이재명 사당화’라며 비판하고 나섰는데 이런 당 내 갈등 양상이 표출되는 것이 국민 눈에는 좋게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박 전 원장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와 관련해서는 “인요한 혁신위는 앞으로도 언론의 조명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꽉 장악하고 있기에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국민의힘 혁신도 없다”고 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중진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을 파격적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결국 수용 여부는 대통령에게 달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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