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길거리 한복판에 '색다른 아트페어'가 떴다

최지희 2023. 11. 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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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아트페어'란 단어를 들으면 정리된 큰 공간에 여러 부스들이 쭉 늘어선 모습을 떠올린다.

'치밀하게 계획된 고급 미술장터'란 아트페어의 이미지를 깬 특별한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다.

디파인 서울은 성수동의 기존 상가 건물 세 곳을 그대로 사용해 그 안에 부스를 차렸다.

지난 1일 VIP 오픈일에 만난 양태오는 "기존 아트페어 공간에는 햇빛이 들지 않지만, 이곳은 다르다"며 "'찾아가는 아트페어'라는 새로운 도전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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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회 맞는 '디파인 서울'
11월 5일까지 성수동서 열려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아트페어 '디파인 서울' 주제관 '레이어 27'에 전시된 박홍구 작가 작품.

누구라도 '아트페어'란 단어를 들으면 정리된 큰 공간에 여러 부스들이 쭉 늘어선 모습을 떠올린다. '치밀하게 계획된 고급 미술장터'란 아트페어의 이미지를 깬 특별한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다. 길거리 한복판, 공장과 상가 건물을 박람회장으로 그대로 사용한 것.

아트부산이 5일까지 공장 밀집지역, 수제화 거리에서 브랜드 '팝업의 성지'로 떠오른 성수동에 여는 디파인 서울 2023'이 그 주인공이다.

디자인과 미술을 결합한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침대, 협탁에서 조명까지 다양한 디자인 오브제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성수동 일대는 '디파인 서울'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디파인 서울'의 전시관 '레이어 41' 부스 전경.

디파인 서울은 성수동의 기존 상가 건물 세 곳을 그대로 사용해 그 안에 부스를 차렸다. 국제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 화이트스톤 갤러리 등 25개 유명 갤러리와 디자인 스튜디오가 둥지를 틀었다. '디파인 서울'의 정체성을 담은 주제관은 스타 디자이너 양태오가 기획해 화제가 됐다.

양태오 디자이너

지난 1일 VIP 오픈일에 만난 양태오는 "기존 아트페어 공간에는 햇빛이 들지 않지만, 이곳은 다르다"며 "'찾아가는 아트페어'라는 새로운 도전도 했다"고 설명했다. 주제관에서는 박홍구와 나점수 두 작가의 나무 작품을 메인으로 내세우며 자연 속 인간의 내면을 조명했다.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지오파토 앤 쿰스'의 조명 오브제.

해외 갤러리와 디자인 스튜디오도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관객을 만난다.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지오파토 앤 쿰스'는 조명 오브제를 들고 디파인 서울을 찾았다. 작가 이배와 협업해 지난달 아트바젤 파리에서 선보였던 조명 작품이 그대로 성수동에 걸렸다. 올해 5월 서울에 첫 지점을 낸 독일 갤러리 에프레미디스는 이번 페어에 게르하르트 리히터, 토니 저스트 등 유명 해외 작가들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삼성동에 있는 에프레미디스 서울 갤러리에서도 두 작가를 포함해 다양한 작가들의 컬렉션을 함께 볼 수 있다.

'디파인 서울'의 전시관 '앤디스'에 부스를 낸 국제갤러리.

주제관에서 약 15분 떨어진 곳에 있는 5층 상가 '앤디스'에는 국내외 유명 갤러리들이 부스를 차렸다, 국제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 두아르트 스퀘이라 등이 상가 곳곳을 작품들로 채웠다. 5층 옥상을 차지한 초이앤초이 갤러리는 이태수 작가의 설치 신작 2점을 선보인다. 이 작가가 성수동과 상가 건물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들로, 해가 저무는 각도에 따라 작품이 가진 색이 다르게 비춰지는 것이 매력이다. 

클래식 조명 브랜드 세르즈무이가 주제관 2층에 연 카페. 박서보 작품이 함께 전시됐다.

기업들도 참가했다.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는 VIP 라운지를 만들고 관객을 맞는다. 클래식 조명 브랜드 세르즈무이는 주제관 2층에 카페를 열고 쉴 곳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가구들과 함께 걸린 박서보 화백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디파인 서울의 특별한 점은 'AI 도슨트'를 전면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올해 아트부산에서 선보인 AI 채팅 도슨트를 발전시켜 '아트 렌즈'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장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관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작품과 작가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디파인 서울'의 전시관 '레이어 41' 부스 전경.

색다른 시도는 높이 살만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부스가 설치된 세 곳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주제관에서 ‘앤디스’관까지는 신호등을 한 번 건너야 하는 등15분 넘게 걸어야 한다.

공간도 협소하다. 특히 주제관의 계단은 매우 좁아 ‘일방통행’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한쪽에서 관람객들이 올라가면 위층에 있는 사람들은 계단이 빌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디파인 서울의 콘텐츠가 이런 불편을 이겨낼만큼 풍성한가'란 의문이 성수동을 벗어날 때까지 떠나지 않았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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