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2명이 탈옥했다… 교도소 여직원은 그들과 무슨 관계?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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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이들이 수형생활을 하던 곳은 미국 뉴욕주 북부 클린턴교도소.
아무리 주도면밀하고 신출귀몰한 이들이라 해도 외벽 두께만 6m인 교도소를 빠져나가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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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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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2명이 탈옥한다.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들이다. 이들이 수형생활을 하던 곳은 미국 뉴욕주 북부 클린턴교도소. 두 사람은 재봉작업장에서 노역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아무리 주도면밀하고 신출귀몰한 이들이라 해도 외벽 두께만 6m인 교도소를 빠져나가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들을 도운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①심상치 않은 교도소 여직원
탈옥 죄수는 리처드 맷(베니치오 델 토로)과 데이비드 스웨트(폴 다노)다. 둘의 감방은 서로 붙어있다. 당연하게도 죄수들 중 가장 친한 사이다. 둘은 노역장이 같기도 했다. 재봉틀을 돌려 바지 만드는 일을 했다. 하지만 스웨트는 갑자기 쫓겨난다. 작업장 관리를 하는 중년 여직원 조이스 미첼(퍼트리샤 아켓)과 특별한 관계라는 소문이 퍼져서다.
미첼의 남편 라일(에릭 랭) 역시 교도소에서 일한다. 미첼의 언행을 유난히 지켜보는 남자 동료들이 많다. 미첼은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스웨트와의 연정을 끊을 생각이 없다. 50대인 미첼은 여전히 사랑의 판타지를 추구한다.
②쾌감 애써 억누른 탈옥 묘사
드라마는 맷과 스웨트의 탈옥 과정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두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미첼을 철저히 악용한다. 특히 맷은 용의주도하다. 탈옥 계획을 정교하게 세우고, 미첼을 통해 탈옥에 필요한 도구를 몰래 반입한다. 천진난만한 낭만에 젖은 미첼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두 사람을 돕는다.
두 사람의 탈옥은 유명 영화 ‘쇼생크 탈출’(1994) 속 앤디(팀 로빈스)의 사연을 연상시킨다. 교도소 관계자를 자기 편으로 만든 후 집요한 실행 끝에 교도소를 빠져나가는 과정이 닮았다. 앤디가 돈을 내세워 교도소 관계자의 마음을 샀다면, 맷과 스웨트는 몸으로 미첼을 꼬드긴다. 누명을 쓴 앤디와 달리 맷과 스웨트는 사람을 죽인 자들이다. 과거를 딱히 반성하지도 않는다. 드라마는 두 사람이 교도소를 벗어날 때 보는 이들이 쾌감에 젖지 않도록 한다.
③음습한 미국사회의 축소판
미첼은 왜 맷과 스웨트를 도운 것일까. 자신에게 헌신하는 남편이 있는데도 왜 미첼은 스스로 인생을 망친 것일까. 남편과의 권태기가 그를 위험 속으로 몰아넣은 것일까, 따분한 일상(그의 집안은 300년 동안 한 지역에서만 거주해왔다)이 그에게 새로운 욕망을 부추겼을까.
드라마는 2015년 미국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탈옥사건을 소재로 미국인들의 음습한 삶을 들춰낸다. 사랑으로 포장된 불륜, 파괴된 가족관계, 만연한 배금주의, 일상화된 뇌물 등이 드라마에 어두운 색조를 더한다. 드라마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위해 연설하는 대목이 끼어든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미국은 위대해질 수 있을까.
뷰+포인트
주ㆍ조연 가리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가 두루 빼어나다. 특히 베니치오 델 토로와 폴 다노, 퍼트리샤 아켓의 연기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연기 잘하는 약을 장기복용하며 촬영에 임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메가폰은 유명 배우 벤 스틸러가 잡았다. 그는 코미디 영화 ‘쥬랜더’(2001)와 ‘트로픽 썬더’(2008),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 등에서 만만치 않은 연출력을 보여줬다. 스틸러가 코미디를 넘어서도 재능 있는 감독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미국에서 방송됐던 드라마다. 조이스 미첼은 두 죄수와의 육체적 관계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8%, 시청자 8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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