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엇갈린 실적'…3Q LG엔솔 '서프라이즈' SK온 '적자'
고금리에 따른 불경기, 메탈 가격 하락,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재에 K-배터리 3사의 실적이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견고한 상승세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삼성SDI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SK온은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지만, 그 폭을 줄였다.
배터리 3사는 향후 제품 경쟁력 차별화 등을 지속하며 시장에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 영업이익이 7000억원 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의 배터리 생산량 확대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 3분기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상 AMPC(생산세액공제) 혜택은 2155억원이다. AMPC가 직전 분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며, 북미 공장에서의 생산 확대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율 확보, 견조한 수요 유지를 증명했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4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매출의 경우 5조9481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프리미엄 배터리' 전략이 실적 선방으로 이어졌다. BMW, 아우디, 리비안 등 프리미엄 완성차 라인을 주 고객사로 둔 전략이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헝가리 신규 라인 조기 증설 완료에 따라 주요 고객의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 매출이 확대되며 분기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3분기 영업손실이 86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454억원 축소됐다. AMPC 금액 2099억원이 영업이익에 반영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역대 최소치로 집계됐다. 미국 공장 수율 개선과 판매량 확대로 SK온의 영업손실 규모는 줄고 있다. 다만 주요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정적인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로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오는 4분기엔 3사가 나란히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춤한 전기차 전방 수요 둔화에는 각자의 전략으로 영향을 최소화하겠단 계획이다. 최근 포드, 폭스바겐 등이 전기차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후방 산업인 배터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북미 지역 공략을 지속한다. 최근에도 토요타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을 거듭한다. 제품, 글로벌 생산시설 운영, 원재료 확보 3가지 부문에서 경쟁력 강화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공장의 신증설 및 안정적 운영, 북미 지역 중심의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연 매출을 25~30% 이상 확대 달성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SDI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한다. 고부가 제품인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차질 없이 준비하며,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에도 속도를 낸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4분기에 고객향 샘플 공급을 시작한다. 성능 검증을 본격 시작하는 셈이다. LFP 배터리의 양산 목표 시점은 2026년으로 잡았다. 울산에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5를 잇는 P6 제품의 신규 고객 확보도 추진한다.
SK온은 4분기를 흑자 전환 시점으로 예상한다. AMPC 혜택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포드와 진행 중인 합작법인(JV) 증설 시기는 일부 연기하지만, 테네시 공장·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 배터리 회사들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LFP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 고객사와 공급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K온은 "북미 지역 중심, 입증된 아이코닉 모델 중심의 선택적 수주, JV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전기차 수요변화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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