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넘치는 곳, 자연과 하나 된 '락고재 하회 호텔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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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준비하고 지은 결과물이다.
'락고재(樂古齋) 하회 호텔 & 리조트'(이하 락고재)다.
락고재는 전통이 숨 쉬는 민가(民家) 양식으로 한국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은 하회마을 바로 옆에 조성한 한옥 호텔이다.
두 번째 한옥 호텔은 2010년 7월 하회마을에 문을 연 초가 형태 호텔이었으며, 세 번째 실현은 2022년 3월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한 서울 북촌 '락고재 북촌 빈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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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30년 동안 준비하고 지은 결과물이다.
낙동강에 둘러싸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명작' 혹은 '명품'이 들어섰다. '락고재(樂古齋) 하회 호텔 & 리조트'(이하 락고재)다.
락고재는 전통이 숨 쉬는 민가(民家) 양식으로 한국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은 하회마을 바로 옆에 조성한 한옥 호텔이다. 하회마을에서 느낄 수 있는 정취를 한단계 높여 즐길 수 있는 '숨'과 '쉼' 장소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머리와 마음을 아늑하게 한다. 한옥은 물론 길과 담, 마당 등이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에 빠지게 한다.
몇몇 건물이 낯익으면서도 눈에 띈다면, 창덕궁 부용정, 애련정, 연경당, 낙선재, 관람정 등을 그대로 본떠 지었기 때문이다. 부용정 앞 연못까지 재현했다.
옛 기와 자취를 따라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변색시킨 기와를 사용했으며, 질 높은 목재 사용을 위해 '목공학교'를 운영하며 제자들을 키워내 제작에 참여하게 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수집한 문인석이나 무인석, 서예, 고미술, 그림, 자기, 의자 등 문화재 수준의 미술품들이 건물 내·외부에 장식돼 있다.
30여 년 한옥 호텔에 대한 집념을 일궈온 이는 안영환 대표(66)다.
"저는 한옥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K컬처를 담는 큰 그릇'이다'라고요. 우리 유형 문화재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시각적으로 뒤져 보입니다. 하지만 풍류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그걸 재현하기 위해 긴 시간 노력했습니다"
그는 이 꿈을 위해 1994년 우리나라 처음으로 고택 체험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2003년엔 국내 최초 한옥 호텔인 '락고재 서울 본관'을 열었다.
두 번째 한옥 호텔은 2010년 7월 하회마을에 문을 연 초가 형태 호텔이었으며, 세 번째 실현은 2022년 3월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한 서울 북촌 '락고재 북촌 빈관'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안 대표는 유산은 잇고, 전통은 확대하고 싶었다.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쌓은 열정과 노하우로 하회마을에 대규모로 조성한 호텔이 이곳이다.
"한옥은 화장실이나 추위 문제 등 불편함이 분명히 있지요. 이를 이겨내기 위해 아궁이 도입, 실내 대형 욕조 설치 등으로 이겨냈습니다. 한옥 특유의 풍류는 훼손하는 일 없이요"
그럼 안 대표가 말하는 한옥의 풍류란 무엇일까?
"한옥에서 체험하는 풍류란 우리 선조들이 즐긴 멋입니다. 그건 자연과 함께하며 자연에 동화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연과 합일되는 거죠. 우리 그림이나 문화재 등 예술 전반과 일상에 숨어 있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는 바로 그 정서입니다"
락고재 체험에 나서, 락고재에 반한 이가 있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작가로 선정됐으며, 최근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에서도 전시한 동양화가, 홍푸르메다.
그는 락고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마음과 정성을 다하면 감동이 되죠. 울림 같은 거요. 논어에서 말한 것처럼, 지자(智者)와 인자(仁者)가 좋아했던 물과 산을 통해 군자가 될 수 있는 것인데, 현대에서 군자란 자기를 다스리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녀는 조금 더 철학적으로 락고재를 해석한다.
"다스리기 위해 필요한 일이 '비움'입니다. 이곳에선 비움과 여백을 향유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차오를 수 있다면, 감동할 수 있다면, 비움과 여백 덕이지요. 건물이 땅에 대한 무늬를 만들었어요"
조금 높은 곳에 올라 한옥 호텔 전체를 조망하면 고궁에 온 기분을 떨칠 수 없고, 가까이 다가가 구석구석 살피면 목재와 기와부터 연못, 개울, 계단, 황톳길, 주춧돌에 이르기까지 허술한 곳이 없다.
만일 허술하거나 서툴러 보이는 것이 있다면, 그건 의도적이다. 그것이 한옥의 미학이며, 우리 문화 특징이기 때문이다. 도가에서 말하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을 연상시킨다. '큰 기교는 서툴러 보인다'
안 대표는 락고재가 '명품 조건'에 부합한 건물과 조경이라며 자신 있게 말한다.
"명품은 디테일에 있죠. 1% 차이로 승부가 납니다. 10배, 100배 더 비싼 이유는 디테일이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락고재 하회 호텔 & 리조트'는 2024년 봄에 정식으로 문을 연다.
아직 진행형이다. 오픈하지 않아서 진행형인 것이 아니다. '비움, 여백, 합일'이라는 우리 문화 특징은 영원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게 안 대표의 꿈이며, 우리 문화가 내포한 꿈이다.
안 대표가 한 단어로 포괄한 '풍류'란 곧 사람이며 사람살이다. 그런 점에서 락고재는 건물을 지은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장소'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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