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도 쐈다'...이-팔 전쟁 '군용 드론'에 2600억 뭉칫돈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100만 대군. 사람을 앞세워 전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드론이 현대 전쟁의 양상을 뒤바꾸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기점으로 정찰용으로 쓰이던 드론은 무인 공격기로 발전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서도 군용 드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다음날 소형 드론을 투입해 하마스의 병력 배치, 비밀 시설을 파악하고 공격에 들어갔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쉴드AI는 최근 기업가치 27억달러(약 3조5500억원)을 인정받고 2억달러(약 26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올해 투자 받은 국방 테크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12월 기업가치 22억달러(약 2조9000억원)을 인정받은 쉴드AI는 1년 만에 기업가치가 22% 늘었다.
미국 혁신기술펀드(U.S. Innovative Technology Fund)와 라이엇벤처스(Riot Ventures)가 주도한 이번 투자에는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우드의 아크인베스트도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미 해군 출신인 브랜던 쳉(Brandon Tseng)이 형 라이언 쳉(Ryan Tseng), 앤드류 라이터(Andrew Reiter)와 함께 2015년 설립한 쉴드AI는 인공지능(AI) 조종사 소프트웨어 '하이브마인드'(Hivemind)'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지능형 군집드론인 'V-BAT Teams'을 발표했는데, 이는 하이브마인드에 의해 최소 4개의 드론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다. AI가 스스로 드론을 조종하고 팀단위로 소통하면서 정보를 수집, 분석해 목표를 타격하는 작전까지 수행한다.
2017년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로 첫 벤처펀드를 조성한 빌리지 글로벌은 시드 단계 초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보통 한 기업에 25만~150만달러(3억원~2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약 300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운용자산(AUM)은 약 5억달러(약 6600억원)이다.
빌리지 글로벌로부터 투자받은 한국 스타트업도 있다. 지난해 로봇 기술 개발 기업 콘토로로보틱스는 빌리지 글로벌의 주도로 130만달러(약 17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콘토로는 Human Robot Interface(HR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AI, 원격제어, 햅틱 등 로봇이 인간의 지능을 빠르게 학습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지능형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피치북에 따르면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지난 3분기에 76억달러(약 10조원)을 조달했다. 역대 최대 투자유치금액인 2021년 3분기(58억달러)를 넘어섰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자금이 몰리는 건 미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의 보조금 등 탄소감축을 위한 지원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관련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스타트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3분기 수소 재생에너지로 철강을 만드는 H2 그린 스틸( H2 Green Steel)은 16억 달러를, 배터리 재활용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는 9억972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존 맥도너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기후테크 분야에서 2억5000만달러가 넘는 8건의 거래가 이뤄진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3분기 대규모 거래들은 공장을 신설하는 용도의 자금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피치북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a16z는 34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로 2개의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직전 펀드 조성 때보다 17% 더 큰 규모다. a16z는 2021년 4억달러, 25억달러 규모로 2개의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실력이 검증된 대형 VC에게만 돈이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많은 VC들이 새 펀드를 조성하지 않거나 펀드 조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벤처펀드 증가세도 다소 둔화됐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 벤처펀드 증가율은 지난해 51.4%에서 19.6%로 줄었다. 실례로 럭스 캐피탈(Lux Capital)과 펠리시스 벤처스(Felicis Ventures)는 올해 각각 11억5000만 달러, 8억2500만달러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직전보다 각각 3억6000만달러, 7500만달러 줄어든 수치다. 가나안 파트너스도 2020년(8억달러)보다 20% 줄은 6억5000만 달러를, 파운더스 펀드는 18억달러에서 9억달러로 축소해 펀드를 결성했다.
대형VC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은 국내도 비슷하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 9월 국내 VC 사상 최대 규모인 87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를 결성했다. 3년 전 조성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0'의 5500억원을 크게 웃돈다.
국내 VC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많은 VC들이 펀드 레이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력있는 VC는 브랜드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며 "대형 VC에 자금이 편중되니 중소형 VC는 펀딩이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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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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