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 켈리처럼 성공할수 있다" MLB.com, 20승-2.00-200K에 반했나? 美 관심 본격화

노재형 2023. 11. 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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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지난달 30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 위기를 넘긴 뒤 포효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페디는 올시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또 한 명의 KBO '역수출품'이 탄생할 것인가.

올해 KBO리그를 평정한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본격화하고 있다. 페디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처럼 미국으로 돌아가 성공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다.

MLB.com은 4일(이하 한국시각) '우리는 곧 KBO와 NPB 스타들을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페디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를 쓴 존 폴 모로시 기자는 'KBO에서 성장한 메릴 켈리가 미국으로 돌아와 다이아몬드백스의 내셔널리그 우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페디가 KBO에서 MLB로 돌아와 켈리와 비슷하게 성공적으로 안착해 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페디가 메이저리그 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KBO 역수출품 켈리의 성공을 목격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KBO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페디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는 시즌 중에도 흘러나왔는데, 모로시 기자가 이를 확인했다고 보면 된다. 페디가 1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지는 미지수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페디는 올해 1년 100만달러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페디는 한국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 출신으로 꽤 인지도를 높인 투수였다.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2022년까지 6년 동안 102경기(선발 88경기)에 등판, 454⅓이닝을 던져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 352탈삼진을 기록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22년 6월 22일(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등판한 에릭 페디. AP연합뉴스
NC 페디가 지난달 30일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후 데일리 MVP에 선정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송정헌기자 songs@sportschosun.com

굳이 커리어 하이를 꼽자면 2021년이다. 29경기에서 133⅓이닝을 투구해 7승9패, 평균자책점 5.47, 128탈삼진. 그러나 작년 시즌을 마치고 논텐더 풀리면서 FA가 돼 한국행을 선택하게 된다. 페디는 지난해 27경기에서 127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81을 마크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당해 연봉 215만달러를 받은 페디는 연봉조정자격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워싱턴으로서는 최소 300만달러 이상 줘야 하는 상황이라 내보내게 된 것이다.

그러나 페디는 태평양을 건너오자마자 한국 마운드를 정복했다. 30경기에 등판해 180⅓이닝을 투구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올리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특히 20승-200탈삼진은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탄생한 대기록이다. MVP 예약이다.

모로시 기자는 '페디는 올해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냈는데, 2022년 후 내셔널스에서 쫓겨난 뒤 갈고 닦은 스위퍼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지난달 30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말 문상철에 던진 공이 볼 판정을 받자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드류 루친스키의 내년 옵션을 포기했다. AP연합뉴스

페디의 메이저리그 몸값을 추정해 본다면 1년 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드류 루친스키가 전례가 될 수 있다. 루친스키는 1년 연봉 300만달러에 2024년 5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의 조건으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계약했다. 그는 2019~2022년까지 4년 동안 NC에서 53승36패, 평균자책점 3.06을 마크했다. 1년을 던진 페디와의 직접 비교가 무리일 수 있지만, 루친스키의 마지막 시즌 성적(31경기 193⅔이닝, 2.97, 194탈삼진)을 보면 페디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즉 300만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페디는 루친스키보다 훨씬 어리다. 루친스키는 만 34세에 오클랜드와 계약했는데, 페디는 내년 2월 만 31세가 된다.

한데 루친스키는 최근 오클랜드에서 쫓겨났다. 내년 500만달러에 달하는 구단 옵션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루친스키는 지난 8월 요추수술을 받아 내년 전반기까지 재활해야 한다. 그는 올해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빅리그 마운드에 4차례 밖에 못 나갔다. 그것도 4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최악이었다. 즉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계약이 어렵다는 뜻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가 지난달 29일 월드시리즈 2차전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모로시 기자가 페디의 '모델'로 켈리를 언급한 것은 평균 93마일에 이르는 싱커와 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모든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9이닝 평균 탈삼진과 볼넷은 1.75, 10.43.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볼넷과 탈삼진 비율에 주목한다.

켈리는 2015~2018년, SK 와이번스에서 4시즌을 활약한 뒤 2019년 애리조나에 입단해 올해까지 5년 동안 127경기에 둥판해 48승4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30경기에서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 187탈삼진을 마크하며 잭 갈렌과 함께 원투 펀치로 활약했다. 최근 막을 내린 월드시리즈에서는 2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3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안아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켈리의 성공이 페디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올해 한국을 찾아 눈여겨봤던 선수는 이정후와 페디다. 페디는 현재 플레이오프를 뛰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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