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에 자리한 그림 같은 마을…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박윤정의 알로 프랑스]

2023. 11. 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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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바스티아
코르스섬 북동부에 위치한 두 번째 큰 도시
옛 항구·성곽이 보이는 경사진 골목길 유명
야생 자원 그대로 보존한 코르스곶도 위치
온갖 크기 배들로 가득 찬 분주한 항구 눈길
주변 언덕 배경으로 파스텔톤 건물들 반겨
모퉁이 돌아설때마다 시대 초월한 우아함도

인간 세상과는 동떨어진 듯한 야생의 자연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바다 물결 따라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독특한 생물들을 바라보며 여태껏 알지 못했던 다른 세상과 접한다. 바다에서 한 나절, 어느덧 머리 위 태양은 어깨를 타고 흐르고 뱃머리는 항구로 향한다.

아쉬움을 안고 보트에서 내리니 육지에 닿은 발은 아직 바다에 머물러 있는 듯 출렁인다. 인어의 한 걸음처럼 조심스레 내딛는다. 부두앞 카페에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과 얼린 파스티스를 곁들인 식전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벅적인다. 한 모금의 커피가 떠올랐지만 그들을 지나쳐 슈퍼로 향한다. 먼저,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싶다. 계산대에 서 있으니 누군가가 인사를 건넨다. 고개를 들어보니 조금 전까지 바다에서 행복한 시간을 건네준 가이드이다. 그의 손에는 에너지 바와 초콜릿, 그리고 1.5ℓ 물병이 들려있다. 얼마나 열정적이고 힘든 시간이었을까? 더위에 벌겋게 익은 그의 어깨를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스친다. 마음이 읽혔는지 ‘학비 벌기가 힘들어요!’라며 농담과 더불어 웃는다. 감사함을 다시 전하며 덕분에 멋진 경험이었다고 답한다. 물을 한 모금 들이켜고 해가 떨어진 중세 도시를 터벅터벅 걷는다. 붉게 얼룩져 가는 역사적인 기념물들을 지나 세월을 품은 올리브 나무 아래, 숙소에 도착한다.
보니파시오 올리브 나무들.
바다를 맘껏 내려다보며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 경치에 감탄하며 절벽에 새겨진 길을 따라 시선을 옮겨 청록색 바다 건너 바라본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된다. 태양이 잠에서 깨어나자 우뚝 솟은 석회암 절벽에 자리 잡은 수정처럼 맑은 지중해가 인사를 건넨다. 바다를 맘껏 내려다보며 아침을 즐긴다. 경치에 감탄하며 절벽에 새겨진 길을 따라 시선을 옮겨 청록색 바다 건너 바라본다. 시선을 옮기니 이탈리아 섬, 사르디니아 절벽의 놀라운 전망이 들어온다.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보니파시오와 작별인사를 나눈다. 부둣가를 따라 산책하며 동굴과 동굴이 군데군데 박혀 있는 상징적인 풍광과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놀랍고 특이한 경험을 품는다. 매혹적인 섬의 또 다른 아름다운 도시, 바스티아가 다음 목적지이다. 조금 달리니, 보니파시오 풍광이 차를 세운다. 유명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아침 바람을 느끼며 산책을 즐기기로 한다. 아쉬움으로 수천년 동안 바람과 바다가 만들어낸 풍광을 온전히 감상한다. 많은 생각이 바람 따라 흩어지고 자연의 위대함이 묵상으로 이끈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부할 수 없는 고요함이 젖어든다.
동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며 만나는 평화로운 해변과 작은 어촌 마을들. 햇살에 반짝이는 청록색 바다와 바위 아래 반사하는 모래사장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긴다.
바스티아는 코르스섬 북동부에 위치한 아작시오 다음으로 두 번째 큰 도시이다. 옛 항구, 성곽,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사진 골목길이 유명하다. 무엇보다 야생 자원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코르스곶이 있다. 이탈리아를 마주하고 있는 오래된 지중해 도시, 산비탈에 달라붙어 있는 그림 같은 마을이다.
바스티아로 가는 길 역시 코르스 해안선의 매혹적인 전망이 이어진다. 평화로운 해변과 작은 어촌 마을을 지나 동부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달린다. 170㎞에 이르는 길은 햇살에 반짝이는 청록색 바다와 바위 아래서 반사하는 모래사장의 손짓으로 차를 멈추기 일쑤이다. 매력적인 해안 마을이 무성한 녹색 언덕으로 바뀌기를 반복한다. 수많은 해안가와 유명한 해안 마을 에르바룽가도 지난다. 제노바 양식 탑과 갈색과 녹색이 어우러진 편암을 쌓아 만든 집들도 차 창 밖으로 스쳐간다.
보니파시오 풍광. 인간 세상과는 동떨어진 듯한 자연 에너지가 전해진다. 바다 물결 따라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독특한 생물들을 바라보며 여태껏 알지 못했던 다른 세상과 접한다.
드디어 바스티아다. 온갖 크기 배들로 가득 찬 분주한 항구가 반긴다. 주변 언덕을 배경으로 파스텔톤 건물들이 눈에 띈다. 성곽을 따라 도심으로 들어선다. 성 니콜라스 광장에서 코르시카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좁은 골목길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을 지나친다. 미로처럼 이어진 길을 운전하며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곳으로 향한다. 제노바 수도 코르스, 해상 관문인 이 도시의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을 발견한다. 총독 궁전 담벼락에서 수많은 바로크 양식 교회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풍요로운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항구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본다.

박윤정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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