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상대 행동에 '악의적 해석'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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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별다른 의미 없는 행동에도 색안경을 끼고 저 행동은 분명 나를 무시해서/싫어해서 하는 행동일 거라고 생각하며 상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쉽게 상처를 받곤 한다.
그저 그날 따라 그 사람에게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혈당이 낮아서 기분이 나쁘거나 (저녁 시간 동안 혈당수준이 낮을수록 부부싸움 확률이 올라가고 상대방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 인형을 주었을 때 인형에 바늘을 꽂는 행동이 높게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Gailliot et al., 2007) 단순 실수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냥 그 사람이 원래 이거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서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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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관계는 물론 인간관계 전반에 있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갈등을 겪고 양질의 관계를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Jensen-Campbell et al., 2009).
● 사람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대체로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Erez & Judge, 2001). 누군가를 만나면 저 사람은 얼마나 좋은 사람일까’라고 생각하기보다 ‘저 사람은 또 얼마나 이상한 사람일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편이다.
사람들의 별다른 의미 없는 행동에도 색안경을 끼고 저 행동은 분명 나를 무시해서/싫어해서 하는 행동일 거라고 생각하며 상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쉽게 상처를 받곤 한다.
사람들이 수근거리기라도 하면 왠지 내 욕을 하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경우나 누군가 웃기라도 하면 자신을 비웃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좋은 예가 되겠다.
● 상대의 행동에 악의적이고 극단적인 해석을 내린다
별다른 의미 없는 행동도 가급적 안 좋게 해석하는 편인데 만약 상대가 실제 조금이라도 퉁명스러운 대답을 하는 등 부정적인 사인을 보내오거나 말 실수를 저지르기라도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저건 분명 나를 싫어해서, 나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라고 가급적 악의적이고 극단적인 해석을 내리는 편이다.
그저 그날 따라 그 사람에게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혈당이 낮아서 기분이 나쁘거나 (저녁 시간 동안 혈당수준이 낮을수록 부부싸움 확률이 올라가고 상대방의 이름이 쓰여져 있는 인형을 주었을 때 인형에 바늘을 꽂는 행동이 높게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Gailliot et al., 2007) 단순 실수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냥 그 사람이 원래 이거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서 저런 행동을 보이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리곤 한다. 그 결과 작은 일로도 상대에게 쉽고 빠른 실망을 하고 ‘상처’ 또한 쉽게 받는다.
● 상처를 잘 준다
상처를 잘 받을뿐 아니라 상처를 잘 주기도 한다. 파트너에게 오해받고 있다는 억울함, ‘나를 그 정도로 밖에 보지 않다니’라는 실망감 등 다양한 부정적 정서를 일으킨다. 결과적으로 처음에는 전혀 나쁜 의도가 없었던 파트너의 공격성을 실제로 이끌어 내는 경향을 보인다.
관계에 스스로 씌운 부정적 예언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역시 인간은 나빠’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더 부정적으로 보고 더 열심히 오해한다. -> 상대방을 공격한다. -> 상대방으로부터 공격받는다. -> 다시 상대방을 오해한다”의 싸이클이다.
● 갈등을 잘 해소하지 못한다
상대의 행동을 가급적 악의적으로 해석해버릇하는 습관 때문에 같은 갈등 상황에 처해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화를 심하게 내는 편이며 상대를 비난하는 강도 또한 높은 편이다. 용서도 잘 못 하는 편이다.
대화로 차근차근 오해를 풀어나가기보다 무조건 화부터 내는 편이어서 한 번 갈등이 생기면 적응적으로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친밀한 관계에서는 갈등의 유무보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중요할 수 있는데 여기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조언이나 도움을 받을 친구 또한 많지 않은 편이며 혼자 담배나 술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성격 특성 중 신경증(neuroticism)과 관련된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결혼했을 경우 관계의 질이 별로 좋지 못하고 자신의 행복도가 낮을 뿐 아니라 ‘상대의 행복도’ 또한 낮추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비교적 높은 이혼율을 보이기도 한다(Karney & Bradbury, 1997).
관계는 문제의 실재 여부를 떠나 내가 상대방을 좋거나 나쁜 사람으로 바라보는 정도, 상대의 행동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머리 속 상상이 나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어 실제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한계가 많은 인간이기에 누구나 삶이 힘들 때 이런 행동 양식을 보일 수 있지만 만약 지속적이고 다양한 관계에 걸쳐 안정적으로 이와 같은 ‘패턴’을 보인다면 조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rez, A., & Judge, T. A. (2001). Relationship of core self-evaluations to goal setting, motivation, and performance.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6, 1270-1279.
Gailliot, M. T. et al. (2007). Self-control relies on glucose as a limited energy source: willpower is more than a metaph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2, 325-336.
Jensen-Campbell, L. A., Knack, J. M., & Rex-Lear, M. (2009). Personality and social interactions. In P.J. Corr & G. Matthews (Eds.), The Cambridge handbook of personality psychology (pp. 506–523).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Karney, B. R., & Bradbury, T. N. (1997). Neuroticism, marital interaction, and the trajectory of marital satisfa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2, 1075-1092.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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