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이냐, 與 선대위원장이냐…유승민·이준석, ‘극과 극’ 관측 [이런정치]
홍준표 “비례정당만 만들어도 정의당보다 많을 것”
야권 전략통 “이준석, 선대위원장급 화려한 복귀”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여권의 대표적 비윤석열계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당 창당설을 중심으로 두 사람이 20대 총선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 모델’을 재현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반면, 한편에서는 이들이 내년 국민의힘 총선을 진두지휘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 전 의원은 3일 YTN ‘뉴스라이브’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당을 만드실 가능성도 여러 선택지 중에 있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연히 열려있다”며 “대화를 해보고 같이 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표 본인도 아직 결론을 못 내린 것 같다”며 “본인이 열심히 고민을 해서 결론을 내리는 그런 시점이 오면 그러면 당연히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지난달 25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배제하지 않고 간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만약 하게 된다면 비례 신당 같은 거 할 생각 없다”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펙트럼보다 훨씬 넓게 시작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두 사람은 본격적인 논의 여부에는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현재 단계에서 유승민 의원과 창당에 대해서 어떤 고민도 나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도 이날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하고 이런 문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만나거나 하신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준석 대표가 대선 전에 당 대표 되고 나서부터는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이 대표 같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늘 짐작을 하고 하니까 적당한 시기에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나, 뜻을 서로 확인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비례정당만 만들어도 내년에 정의당보다 의석 수가 많을 것”이라며 “나아가 차기 대선의 캐스팅보트도 쥘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20대 총선 38석을 얻는 돌풍을 만들어 낸 국민의당 모델도 거론된다. 당시 대선주자였던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호남 지역 중진들이 뭉치면서 13석의 비례대표 의원까지 당선시켰다. 최근 국민의힘 혁신위가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등 중진 압박에 나서면서, 공천 탈락 위기에 놓인 중진들이 보수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다만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영남권 중진들을 ‘살찐 고양이’라고 공개 비판했던 사람”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영남권 중진들의 반감도 상당하고, 이 전 대표 역시 살찐 고양이들을 품고 새 출발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두 사람이 국민의힘 총선을 주도할 공동 선대위원장이 될 것이란 정반대 관측이 나온다. 야권의 전략통인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은 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는 공천이 최종 목적이 아닐 것”이라며 “공천을 준다는 의미는 선대위원장이나 이런 급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결정한 것을 언급하며 “총선판에서 징계 취소하고 공천까지 준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준석 활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일리있다.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이 탈당을 하면 정치적인 죽음”이라며 “탈당을 하는 순간 그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치적인 무게감은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호응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앞서 하태경 의원이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선대본부장 임명을 주장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에서 “내부 총질한 사람들을 앞세워야 선거에서 이긴다”며 “이준석 전 대표는 서울 선대본부장, 유승민 전 의원은 경기지사에 출마했었으니 경기 선대본부장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 전 의원은 이날 수도권 출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구에서 나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며 “출마를 한다면 수도권”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마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 여부부터 제가 이 당에 남아있느냐, 떠날 거냐까지도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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