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픈 더 도어’ 송은이 “장항준 감독과 뚝심 있게 만들었죠”
“예능 음반 영화 등 콘텐츠 제작 결국 같은 나무”
영화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의 신작 ‘오픈 더 도어’는 미국 뉴저지 한인 세탁소 살인 사건 이후 7년, 비밀의 문을 열어버린 한 가족의 숨겨진 진실을 그린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다. 과거 미국 교민 사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낯선 땅으로 이민 와 끈끈할 수밖에 없는 가족이 점차 균열되는 과정에서 인물의 내면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았다.
송은이는 ‘오픈 더 도어’에 대해 “장항준 감독이 우리 회사 아티스트로 셀럽으로 함께하고 있는데 팟캐스트 이후 더 많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작품”이라며 “시소가 8년 차에 접어들어 가는데 첫 영화 제작이라 기분이 이상하고 설렌다. 개봉 자체가 요즘에 불투명한데 할 수 있다는 게 기쁜 일”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송은이는 ‘오픈 더 도어’를 만든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흥행 공식 따르고 상업적인 문법 따라가는 영화도 있지만, 우리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뚝심 있게 만듦새 좋게 만든 것에 자부심이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런 시절이 오히려 우리가 더 좋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편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영화가 나오는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 어렵지만 오히려 영화와 이야기의 본질에 집중하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 감독님과 술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부연했다.
단편으로 시작한 ‘오픈 더 도어’는 5개의 챕터로 확장, 이민자 가족의 비극을 71분에 녹여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집 세트는 작품을 위해 직접 지었다.
이에 송은이는 “감독님은 이게 온전히 세트가 필요하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봉준호 감독도 아니고, 내가 잘 몰라 사기를 치는 건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영화를 봤을 때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그걸 하길 잘했다. 여기에 돈을 쓰길 잘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비보에 PD들이 있지만 영화 잔뼈 굵은 분들이 많아 걱정하지 않았다. 제작비가 늘어난 건 오히려 콘텐츠 본질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뭘 몰랐다. 영화가 잘 만들어지기 위해 쓰이는 돈에 대해서(웃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퀄리티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숙과 팟캐스트를 오래 했지만 전 ‘진지충’이다. 재미는 김숙이 담당한다. 제가 이걸 하고 싶었던 건 장항준 감독이 예능 이미지가 다였다면 고민했을 거다. 사적으로 나누는 이야기들 가운데 제가 감독님을 무시할 수 없는, 존중하게 되는 부분은 좋은 영화에 대한 고민이다. 영화가 해야 하는 역할을 상당히 많이 고민한다. 그것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제작 감독님이니까 일단은 이 영화가 잘 완주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기본적인 리스펙이 있다. 예능에서는 가볍다고 하지만, 인간적 신뢰가 있어서 현장에서 어렵지 않았다. 감독님과 작업이 유쾌하고 좋았다. 이렇게 홍보나 하자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해주는 감독님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그는 “예능에서 보는 장항준 감독 모습과 현장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본업에 갔을 때 진지한 모드로 스위치가 켜진다. 다르다고 느낀 건 목소리가 상당히 크다. 거기서는 컷을 우렁차고 단호하게 ‘오케이(OK)’가 분명하다. 주관이 없을 것 같지 않나. ‘오케이’가 상당히 확실하다. 인물들 간의 호흡이나 대사 등에 대한 디렉팅도 디테일하다. 배우들에게 완전히 맡기는 편이라기보다 생각한 그림이 나올 때까지 디테일하게 디렉팅한다. 감독님이 학교 다닐 때도 연기를 잘했다. 현장에서 오랜만에 보니까 ‘항준 오빠가 연기를 잘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작자로서 기준에 대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제가 제작을 생각하는 방향성과 맞으면 좋을 것 같다. 그걸 주관 있게 하고 싶다. 누구든 아이템과 메시지 잘 맞는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장항준 감독처럼 기존의 좋은 감독도 좋고 신인이어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콘텐츠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예능 제작, 영화 제작, 음반 제작도 결국 같은 선이고, 같은 나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각각 형태에 따라 어떻게 키우느냐 따라 열매가 다른 거다. 이름을 지어서 영역화하고 싶지는 않다. 사옥을 지으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사업적 틀과 모양은 갖췄고, 이 안에서 앞으로 탄탄하게 내실을 다져가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영화도 새로 시작했고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콘텐츠 비보 타이틀 안에서 계속할 것”이라며 열정을 드러냈다.
개그맨 신봉선 안영미 김수용, 배우 봉태규 김성범, 작가 김은희, 프로파일러 권일용 등이 소속된 미디어랩시소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자신만의 영입 기준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야망과 성공에 목이 마른 자는 올 수 없죠. 감독님이 힘들어도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는 뚝심처럼, 가늘고 꾸준히 서로가 하고자 하는 걸 응원하면서 오래 걸어갈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그런 결이 맞는다면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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