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원희룡, ‘서울 편입론’에 신중론?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다, 편입 문제의 핵심관계자로서 추후 생길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아하는 등 여러 고민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뉴시스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소속 당협위원장 30여명과 만찬을 했다.
전체 참석자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전체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기대와 우려가 반반인 것 같은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오는 6일 김병수 김포시장을 만나 서울 편입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해당 만남은 김포시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 개발의 선택과 집중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김포 지역 주민의 생활, 서울시와 경기도의 여러 행정이 미치는 영향이 많다"며 "보다 면밀한 검토와 주민들의 차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반응과 달리 국민의힘은 여론의 호응을 바탕으로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산 5선 조경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했다. 특위는 현역 의원, 전문가, 원외 당협위원장 등 총 17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국회의원 입법을 통해 지자체장의 허가 등을 건너뛰고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포에 이어 고양, 구리, 부천, 하남, 의왕 등도 편입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수도권 여론을 해당 이슈로 극복한뒤 내년 총선에서 표심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의 경우, 소속 당인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내놓은 거대 이슈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기 애매한 상황에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민의 여론에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포 등 경기도 도시의 경우, 서울로 편입된다면 집값 상승 등 부동산, 교통체증 해소, 서울 인프라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울시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일 조사한 결과, 서울편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1.5%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민(60.6%)과 인천·경기(65.8%) 모두 반대 의견이 높았다.
세수 측면에서도 서울시가 김포의 지방세를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김포의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서울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자치구 간 재정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김포의 5호선 연장도 서울시의 재정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김포의 소속이 서울로 바뀌면 기존 국비지원 60%에서 40%로 낮아진다.
원 장관의 고민도 비슷하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전국 균형발전을 추진해야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간 이견, 경제성 문제 등 여러차원에서 문제를 생각해야한다.
오 시장과 원 장관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현재 맡은 직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하는데,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해 자신이 속해있는 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지만, 이번에도 과거 뉴타운 사례처럼 효과가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여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뉴타운 개발 정책 발표로 수도권에서 승리를 거뒀다.
반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추진 동력은커녕 두 사람이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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