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앤파이터 "확실한 액션 맛집인데 음식 값이 비싸네"

홍수민 기자 2023. 11. 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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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액션 연출과 그렇지 못한 GPS 시스템, 추후 개선 필요
- 넥슨 신작 모바일 액션 게임 빌딩앤파이터

빌딩앤파이터의 출시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우선 이용자 위치 기반 게임에 좋은 기억이 없다. 포켓몬 고나 몬스터 헌터 나우 등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는 장르인 것은 알고 있지만, 강경 인도어파 게이머 입장에서는 "게임하겠다고 밖에까지 나가야 하나"싶다.

에이스톰이야 늘 액션 하나는 잘 만들었으니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다만 GPS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 집돌이 집순이 게이머들에게는 아무래도 서먹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공성전', '점령전'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이미지 탓에 과금 부담도 염려됐다.

출시된 후 약 일주일 가량 플레이했다. 분명 유니크한 게임은 맞다. 사람들의 보편적인 꿈 '건물주'에 소망이 응집돼 건물에 강력한 힘이 깃들고, 이 건물을 두고 쟁탈전을 벌인다는 콘셉트는 신선했다. 캐릭터 디자인도 세련됐고 액션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많은 장점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 GPS 인식 범위가 매우 야박하고 과금이 상당히 매운 편이다. 개선 여부에 따라 향후 흥행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장르: 액션 MORPG



출시일: 10월 26일



개발사: 에이스톰



플랫폼: 모바일



■ 빌딩에는 모두의 꿈과 희망이 깃들어 있어

- 빌딩에 깃든 코어야말로 희망의 원천이다

빌딩앤파이터는 이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현실 지도를 반영한 영토와 빌딩을 점령하는 게임이다. 지명과 건물명 역시 현실과 동일하며, 게임 시작 시 설정한 본진을 바탕으로 점차 영토와 소유 빌딩을 넓혀나간다.

빌딩앤파이터는 시공의 틈에서 등장한 종말의 4대 기수와 그들의 팩션으로 인해 세상이 멸망 직전으로 치닫고, 빌딩에 깃든 코어의 힘으로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왜 하필 빌딩이냐면 '내 집 마련' 꿈과 희망으로 인해 목걸이의 파편이 깃들어서 그렇다.

에픽 임무에서 메인 스토리를 볼 수 있다. 보이스 풀 더빙은 좋았지만 이야기 전개 자체가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임무를 맡아서 해결하고, 다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전개가 반복됐다.

기본적으로 영토 안의 빌딩만 점령 가능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영토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템을 사용하면 영토 밖 빌딩도 공격할 수 있다. 에픽 임무를 진행하다보면 시작 시 설정한 본진 외에도 서울과 부산 등 멀티 거점을 제공한다. 

 

■ 액션은 확실히 맛집

- 솔직히 액션 하나는 잘 만들었다

에이스톰표 액션은 늘 보장된 맛을 자랑한다. 빌딩앤파이터 역시 출시 전 디렉터 프리뷰 영상에서 "모바일로도 고퀄리티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괜한 호언장담이 아니었다. 액션 하나는 정말 괜찮았다.

전투 시스템은 횡스크롤 액션 베이스로, 이동 패드와 커맨드를 조합해 스킬을 사용한다. 철권 등의 대전 액션 게임과 유사한 방식이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익숙해지니 손맛이 나쁘지 않았다. 회피 스킬을 늦게 배우는 데다 잡기나 궁극기에 무적 판정이 없어 공격을 피하기 어려운 점은 다소 아쉽다.

1초 동안 서로 다른 스킬을 사용할 경우 체인이 쌓인다. 체인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공격력도 상승하고 클리어 후 추가 경험치도 얻는다. 자동 조작 기능을 사용하면 체인이 쌓이지 않으므로, 수동 조작 보너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 오토 플레이 시 체인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수동 조작을 유도하기 위함인지 자동 조작 AI가 좋지 않다. 결국 거의 대부분의 전투를 수동으로 진행해야 한다. 끊임없이 평타와 이동 패드, 스킬을 누르며 조작해야 하는데 모바일 게임이다 보니 손가락 피로감이 심하다. 

반복 파밍이 필요한 게임에 수동 조작이 유리하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 장점인 휴대성도 애매하고, 플레이 소모 시간도 길다. 다른 모바일 게임과 병행하는 유저라면 부담스러울 법 하다.

 

■ GPS 콘텐츠 이게 최선인가요

- 늘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 배치되면 참 좋을텐데

빌딩앤파이터의 GPS 콘텐츠는 빌딩 도장과 시즌 도장, 스캐너, 가판대, 광장 상인, 레이드 보스 등을 꼽을 수 있다. GPS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게임을 켜고 인식 범위 근처로 다가가야 한다.

게임을 켜고 돌아다니기 위해 위치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정도는 예상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좁은 GPS 인식 범위였다. 보통 이런 류의 게임은 넉넉하게 근처에만 다가가도 인식되곤 하는데, 빌딩앤파이터는 포인트에 매우 근접해야 했다. 

대로변이면 모를까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남의 아파트 한복판이라면 순식간에 수상한 사람이 된다. 게다가 좋은 아이템을 판매하는 광장 상인은 걸어가기는 너무 멀고, 차를 타기에는 가까울 정도로 띄엄띄엄 배치됐다. 

- 텅텅 빈 시골의 현실(출처: 유저 커뮤니티)

그나마 수도권이나 대도시면 상황이 나은 편이다. 빌딩이 많지 않은 시골의 경우 애초에 빌딩 수가 현저하게 적으며, 스캐너로 발견하는 미감정 유물 스팟 역시 산등성이 묘지나 철조망에 둘러싸인 남의 사유지에 배치돼 있다. 지방 소멸 현상을 굳이 게임에까지 구현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개발팀도 이를 인지했는지 11월 2일 개발자 편지로 GPS 콘텐츠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부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어, GPS 콘텐츠가 스트레스 요소가 아닌 즐거움을 주길 바란다.

 

■ 매운 과금으로 인한 빌딩격차 박탈감

- 수성 측에 너무 불리한 빌딩 공성 시스템

이 게임의 빌딩 공성은 한 번 실패로 그치지 않고 남은 부하들로 끊임없이 도전이 가능하다. 재도전 시 방어 측은 체력이 깎인 상태라서 수성보다는 공성 측이 훨씬 유리하다. 어지간한 과금력이 뒷받침하지 않는 한 높은 등급의 빌딩을 지키기는 어렵다. 

사실상 전설 등급 이상의 빌딩은 그림의 떡이다. 코어야말로 전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기에 무·소과금 유저와 중과금 이상 유저의 벽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빌딩을 빼앗기고 뺏고를 반복하다 보면 의욕보다 허탈함과 박탈감을 먼저 느끼게 된다.

월정액과 패스만 해도 5만원 가량인데, 이 게임은 그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시즌제라 빌딩 소유권을 겨우 유지해도 시즌이 종료되면 리셋된다. 기자는 마음에 드는 게임에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데, 빌딩앤파이터는 "어차피 질러봤자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강제로 입혀야 할 아바타를 이렇게 내시면 슬픕니다

한편, 아바타 역시 스펙업 요소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장착 슬롯에 옵션이 붙어 있으며, 강화에는 아바타 분해 및 패키지로 얻을 수 있는 아바타 결정이 소모된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그런데 디자인이 아쉽다.

기본 캐릭터와 전직 캐릭터 모두 디자인이 참 세련되고 예쁜데 왜 이런 식으로 론칭 아바타로 냈는지 모르겠다. 올가가 그나마 가장 낫고, 유나는 색감이 슬프며, B는 어설픈 힙합 지망생 같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멋진 코스튬이 출시되길 바란다.

분명 빌딩앤파이터는 현재로선 부족한 점이 많은 게임이다.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장점만큼 단점 역시 뚜렷하다. 개발진 역시 편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더 나아질 모습을 기대한다.

장점

1. 현실 빌딩 공성이라는 신선한 테마



2. 모바일로 구현한 시원하고 짜릿한 액션



3. 세련되고 예쁜 캐릭터 디자인



단점

1. 수동 조작으로 인한 긴 플레이 타임, 엄지 피로도



2. 번거롭고 피곤한 GPS 시스템



3. 빌딩 공성 시스템이 초래한 박탈감과 과금 부담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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